화보조행기

· 화보조행기 - 작품조행기와 습작조행기가 화보조행기로 통합되었습니다(19.10.11)
· 동영상 조행기는 동영상 게시판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화보조행기] 나의 낚시 데뷔전

波尾 IP : 064e959874d48af 날짜 : 2002-12-30 11:58 조회 : 4240 본문+댓글추천 : 0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은 하늘을 난다. 그것도 여름방학이면...
시골사는 아이들은 놀이터가 따로 없다. 산이며 들이며, 강과 냇가는 우리들의 천국이며 그곳의 우리는 천사였다.
지금은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  "파미"의 강물에 살던 고기들을 보며 이름을 익힐려고 백과사전을 뒤집고 뒷집 어부 아저씨에게 묻곤 했던 그때부터 난 이미 비린내를 마약처럼 상용하고 있었다.
뻐꾹소리가 길게 맥지는 7월의 강가를 목덜미로 뙤약볕을 받으며 자갈과 모래밭 그리고 바위틈을 뒤지며 마약에 취하곤 했다.

돌고기,은어 ,피라미,종개,왜매치,줄꽁치,숭어,붕어,잉어,메기,뱀장어,퉁사리,꺽지,꺽지기,납자루,갈견이,동자개,쉬리,
마자류,미유기,미꾸라지,미꾸리,밀어,모래무지,송사리,쏘가리,자라,참게,말조개,다슬기,재첩(밤조개),버들붕어,남생이
강준치,민물양태,누치,중고기,민물거북,...그외 이름 모를 물고기들...

그 헤아릴수 없는 다양한 종유의 마약은 나를 저마다 독특한 방향으로 취하게했다.
어릴적 나만큼이나 크게 보이던 강준치는 정말 선망의 대상이었다.
아침 햇살을 받은  아기의 침처럼 달게 느껴지는 물위를 날으는 제비를 잡으려는 강준치의 솟구침은 예술이었다.

종일 강가를 헤메고 다녀 콧잔등이 반질거리는내게 회초리로 종아리를 다스리시던 아버님이
"내일 낚시 데리고 갈테니 지렁이 좀 잡아오련" 하신다.  이런 일이...

아담한 샛강의 소류지 물풀과 키 큰 갈대가 듬성하던곳.
잠자리는 어찌 그리 오수를 즐기듯 한가하게 날던지... 물속엔 물방게,소금쟁이등 뭐가 많이도 살고있던지...
내게 쥐어주던 한칸반도 안되는 자작낚시대를 휘어지는게 모자라 그 조그만 팔을 휘어지게 했던 붕어란 마약은
지금도 상습복용을 하게할 정도의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후
지금도 그 낚시대를 만지면 그때의 아름다운 풍광과 비교할 수 없는 여유로움이 가슴에 번진다.

아버님 건강하셔요.  내년 그때 그날은 닮은 날  어느날
비린내가 아닌 다시한번 아버지의 정을 낚고 싶네요.

추천 3

1등! 설촌 02-12-30 12:52 IP : 60ddd5f9dd00543
거의 대부분의 조사님들이 그러시듯...

낚수란 걸 아버님으로부터 배우게 되고...
계속 다니면서도 그 분을 생각하게 되고...

물사랑님의 군아처럼...
그 후대도 같이 다니게 되고...

또... 후대는 선대를 그리워하며 다니게 되고...
또...또...또...

계속 그럴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물려 줄 환경... 예절...
신경쓰자는 말씀이신 거죠???

동감입니다....
추천 0

2등! 물사랑 02-12-30 14:22 IP : 60ddd5f9dd00543
아버지로부터 낚시를 배운분들 많으시더군요.
파미님, 고기밖사이신줄은 알았지만 직업상인가 했더니
어릴적부터 관심이 많으셨군요.

해동 하거든 아버님 모시고 출조 하셔서
오랜만에 아버지의 정을 낚고 오십시오.
좋은 생각에 부러움을 느낍니다.
아버님께서 언제까지나 건강 하시길 빌겠습니다.
추천 0

3등! Bigdduksae 02-12-30 18:18 IP : 60ddd5f9dd00543
파미님,글 잘 읽었습니다.
제고향에 오십천이란 내(川)가 있는데 초등학교때부터 참 많이도 다녔지요.어린나이에 밤낚시를
가면서 댓살먹은 막내동생(뚝새)까정 데리고 가기도 했죠....
하지만 아버지와 함께한 조행은 없었답니다.님이 무척이나 부럽고 아릿한 느낌은 무엇인지....
님과 아버님의 내내강건 하심을 기원 합니다.
추천 0

탈퇴한회원 03-01-01 10:17 IP : 60ddd5f9dd0054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