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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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우중의 특공대 -새물찬스편- (지난 조행기)

물사랑 IP : 6442e4ee65cd551 날짜 : 2003-01-10 18:10 조회 : 5059 본문+댓글추천 : 0

봄부터 아니 그전 겨울부터 기다리던 새물찬스날이 왔다.
첫비가 이렇게 시원하게 쏟아진게 몇년만이던가?
첫비라고 해봐야 비가 적은 의성까지 쫓아가보면 고추밭 고랑에 물도 안고이기 일쑤인데..
들이붓는 빗속에 군위를 지나면서 강을 내려다보니
탐스런 황톳물이 잘도 불어나고 있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래 오늘은 우리하게 함 터잤뿌리자.
그동안 하늘 쳐다보며 얼매나 기다맀뜨노...'

쌍계초등학교 돌아서 쌍계지로 차를 들이 밀었다.
평소 출조때 수시로 들러서 확인해둔 올해의 새물찬스용 히든카드 였다.
멋진 하나의 물도랑과 물도랑 끝의 그림같은 포인트는 새물찬스때 맘 먹고
함 쪼아보라꼬 '부처님이 점지 해주신' 뭐 그런거였다.

진창길이 아닌데도 워낙 심하게 들이 부으니 차가 미끄러진다.
4륜 넣고 살살살살 조심조심 밟으니 차고 나간다.

둑방에 올라서서 보니 상류 물도랑으로 붉으레한 흙탕물이 신나게 들어오고 있다.
저수지 3분의 2가 붉은색으로 덮혔다.
평소 지나는 길에 들러서 확인해둔 자리로 갔다.

좌안 상류 물도랑옆의 돌출부가 그림같은 새물찬스 명당이다.
가방을 메고 숲길로 걸어 들어가는데 우의를 입었는데도 목줄기로
빗물이 줄줄 흘르든다.

길가의 못인데도 꾼들의 출입이 별로 없었는지 나뭇가지를 꺾으면서 겨우 진입을 했다.
뱀이 많은곳이라 머리위의 나뭇가지를 일일이 확인을 해야 했다.
큰비가 내리면 뱀이 나뭇가지에 몸을 감고 있다던데...

포인트에 도착해보니 물색이 쥑인다.
해도 넘어가기전에 바로 대구리가 빨아줄 분위기이다.
둑에서 보던 물버들이 멀리서 보기보다 제법 크다.
낫을 꺼내어 잔가지를 대충 쳐내고 보니 그래도 6대 펴기에 걸린다.
다시 톱을 꺼내어 불어나는 물속에 들어가서 손목굵기의 가지들을
일일이 잘라 내었다.

빗물과 땀으로 다 젖은 몸을 파라솔 밑에 숨기고서 담배를 한모금 마시니
가슴속에서 행복감이 살살 피어 오르더니 급기야는
빈속에 소주를 들이킨것처럼 온몸으로 전류처럼 흐른다.
이 멋진 찬스에 출조를 몬하는 많은 대물꾼들의 타는 마음을 생각하니
선택받은 자로서의 기쁨이 두배가 된다.
'흐미~~~ 조은거~~~~~~~~~'

전화가 온다.
친구중에 유일하게 나를 돌아버렸다고 하지 않는 고마운 친구이다.
왜냐하면 지가 더 심하게 돌아버렸으니까....
"상황이 어떻노? 물도랑에 물은 잘 내려오나?"
"그림이다 그림. 쥑인다."
"그라마 퍼뜩 대 피라. 나도 곧 마치고 유등연지라도 함 가볼란다. 이따가 전나 하꾸마."

1.9-3.0칸까지 짧은대로 6대를 펴고 물이 차오른 풀밭에 의자를 놓고 앉았다.
파라솔을 4군데나 나무에 땡겨 묶으니 쌔리부는 바람에도 끄떡 없다.
장화신은 발과 의자가 물에 잠겼지만 무너미에 이미 물이 넘고 있으니
수위가 별로 불어날 일은 없다.

물색이 쥑이는데 해지길 기다릴 이유가 엄따.
가방옆에 놓아둔 새우통을 가져 오려고 일어서서 걸어나오는데
"엄마야!!!  이기 뭐꼬????"
간 떨어지는줄 알았다.

연회색 장화색깔이 새까맣게 변해 있었다.
한바가지는 될듯한 거머리가 새까맣게 장화에 붙어설랑 기어 오르고 있다.
장화를 벗고 발을 보니 벌써 양말까지 도착해서 입질을 시작한 놈들도 있다.
소름이 쫙 끼친다.

진저리를 치면서 거머리를 다 떼어내고 아무리 측량을 해봐도 논둑처럼 좁은 자리에서
물에 발을 담그지 않고선 대를 펼 공간이 엄따.
'아이고, 부처님요!
이랄수도 있능교?
내가 오늘을 얼매나 기다맀는데 유일한 황금포인트에 거머리를 놓아서
어린 중생의 앞길을 막는단 말인교??????'

탄식할 시간이 없다.
사정없이 쌔리붓는 비바람에 이제 해는 노루꼬리만큼 남았을뿐이다.
눈물을 머금고 대를 접어설랑 안정의 소류지로 달렸다.
(이름은 모르고 가는길 안내할 여유 없어서 생략함다.)

둑방에 올라서보니 작은 못에 물도랑에선 폭포같이 밀려드는 물하며 무너미엔
터질듯이 넘치는 물을 보니 여긴 파이다.
벌써 찬물이 몇차례 못을 씻어 냈으니 찬스는 지났다.
'수질이 덜좋더라도 차라리 산제지로 갈걸....'
늦었으므로 할수없이 대충 대를 폈다.

캐미 달면서 대를 펴고 새우 달아넣자마자 찌가 춤을 춘다.
역시나 잔챙이 파티이다.

새물찬스도 날아가고~
대구리 파티도 날아가고~
행복감도 날아가 버렸다~~~~~
추천 2

1등! 설촌 03-01-10 19:00 IP : 60ddd5f9dd00543
음~~~~

거머리 무시라~~~
그럴 때는 어째야 하져?
걍 토끼능기 상책인지...
아님...어캐 해서라도... 거머릴 퇴치 해야하는지...

ㅁㅅㄹ님이 토끼신거(^^..) 보면...
내두 토껴야 겠네여...

근데 설촌넘이 못도 모르는데...
얼루 토끼져???
뚝새님께 전화해서 회룡지로??? ㅋㅋㅋ!!!
추천 0

2등! 비린내 03-01-10 21:40 IP : 60ddd5f9dd00543
비~암요
제발 비~암 애기하지마셔유~
제가 살모사란 놈 한데 발등 물려셔리 뒤지다 살았심더.
추천 0

3등! 탈퇴한회원 03-01-10 22:55 IP : 60ddd5f9dd00543
모처럼 멋진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올해는 꼭 새물찬스를 봐야 되는데..
물사랑 님이 도와주십시요. 꼭 물사랑님과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어째 물사랑님의 글이 또 나를 흔드는 군요.
2월 중순에 수로낚시가 될 쯤에 꼭 글 올리고 달려가겠습니다.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추천 0

꿈은대물 03-01-11 09:34 IP : 60ddd5f9dd00543
물사랑님!!
거머리에 도망을 가셨군요
정말 징그러운 놈이죠
급수낮은 꿈은대물이었으면 피다빨려 가면서
또 버티다가 철수를 했을겁니다 바보처럼...
좋은 조행기 잘읽었습니다
올해는 새물찬스때 바지장화신고 도전한번 해보시죠 ㅎㅎㅎ
추천 0

Bigdduksae 03-01-11 09:42 IP : 60ddd5f9dd00543
ㅎㅎ..물사랑님.
저요 거머리와 기냥 함께 낚수 했던적이 있습니다.
군위 소류지에서 샌들 신고 한참 밤낚시 하는데 발의 느낌이 좀 이상해서 후래쉬를 비춰보니
시상에나 엄지만한 넘들이 얼마나 신나게 빨아 댔던지 온 발등에 넘들이 식사하면서 흘린 벌건
피들이 흥건~!
거머리는 정말 실여~
총총....
추천 0

물사랑 03-01-11 12:25 IP : 60ddd5f9dd00543
벌을 안타는 사람은 벌에 쏘여도 별로 붓지도 않고 금새 낫지요.
그러나 거머리에 물리면 최소 보름은 가렵습니다.
찐하게 빨리면 흉터도 이쁘게 남습니다.

저수지마다 준설않고 묵히니 갈수록 거머리가 많아집니다.
거머리 망태기 필히 준비들 하시고
항상 조심들 하셔서 빛 안나는 헌혈을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추천 0

박중사 03-01-12 01:45 IP : 60ddd5f9dd00543
거머리 퇴치법 갈켜 드리께요.
1.거머리를 몇마리 잡아서 낚수 바늘에 달아서
대물 미끼로 쓴다.
2.거머리가 한마리도 안 보이게 됨.
왜 ! : 개X도 약에 쓸라카모 안 보이니까.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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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워리 03-01-12 10:33 IP : 60ddd5f9dd00543
거머리는 메기낚시 미끼로 최곤데...
안동에 있는 손선생(메기낚시 전문가?) 이 보면 아깝겠다..
잡아다 낚시점에 팔면 되는데..
물사랑님의 멋진 새물찬스 낚시를 기대 했는데 .. 끝이 아쉽네요.
지도 아직 새물찬스를 맞아 보질 못해서요.. 올핸 님들 모두 새물기회로 대박 한번 터뜨리시길.....
지는 올해 장군지(효령 장군동)를 벼르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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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한회원 03-01-13 00:21 IP : 60ddd5f9dd00543
아~그놈의 새물 참 맟추기 어엽대여
아 그리고 뱀 무섭거들랑 부들을 불러 주소
흔해 빠진 뱀 말구여
내가 다 처리해 드릴 태니
쇠주 못 하신 걸로 아는데........
추천 0

환상붕 03-01-13 10:01 IP : 60ddd5f9dd00543
물사랑님도 그럴때가 있었네요?
거머리 그거 징그럽지만 그렇게 나쁜놈은 아니죠 특히 붕어 입장에서 보면.....
그거 퇴치하려면 집에서 부인이나 따님이신던 스타킹 을 활용하시면 됩니다
장마철 연밭 미나리꽝 소류지 등에서 대물 보려면 헌스타킹 두 켤레쯤 양말 대용으로신고
있으면 거머리 전혀 문제안되요
비얌도그래요
간혹 낚시가방 열어둔채 밤 낚시하다 보믄 지다란놈 하나씩 들어 있는경우가 있는데
멋 모르고 집에와서 낚시대 말린다고 펼처서 정리하다 방안에서 보면 질겁이지요
그것도 식구들 눈에 띄면 다음 부터 낚시가는거는 바로 쫑되죠
누구는 담배가루 백반 그라는데 저는 박하잎을 싸서 다녀요 가끔 향수를 뿌려둘때있어요
비얌이 인위적이고 특성적냄새는 무지싫어 하드라구여
제가 이것은 비얌 여러마리 잡아서 실험한거니 안심하셔두됩니다
물사랑님!올해의 새물찬스 대박 조행기를 기대합니다
추천 0

ㅋㅋㅋ 03-01-13 10:44 IP : 60ddd5f9dd00543
내 글버전 돌리주우우우우우!!!!!!!!!!!!!!!!!!!
추천 0

겨울나기 03-01-20 17:44 IP : 60ddd5f9dd00543
잘 읽어보았습니다.
겨울이 너무나 길어 빨리 봄이 안오나 기다려 지네요.
새물 찬스의 기대로 가슴이 두근 거립니다.
제 느낌이 너무 잘 쓰신 글이라 깔끔합니다.
저 같이 초보인 사람이 보기엔 좀 글도 틀리고 받침도 맞지않고 해야
생동감이 느껴질 것 같은데
제가 꾸준히 가끔 옥포낚시도 들리고 글도 보는데 몇년 전의 글보다
너무 뛰어나신 것 같습니다. 초보자들은 읽어보고 도망갈것 같습니다. - 거짓말
신입생들도 한번씩 보고 나도 할수 있겠구나 하게 좀 글도 틀려주시고요. 십대처럼 ....
제 근무처의 낚시 동호회에서는 물사랑님 한번 초청해서 여러가지 얘기 듣는 것이 올 계미년의 꿈입니다.
제가 넘 분수도 모르고 주제넘게 죄송한 리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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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사랑 03-01-21 02:15 IP : 60ddd5f9dd00543
겨울나기님 좋게 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낚시에 너무 미쳐서 쫓아 다니다 보니 집에선
하루는 맞고
하루는 벌 서고
.......ㅠㅠ

이렇게 살고 있는데 낚시싸이트에선 그것이 오히려 자랑이 되고
칭찬거리가 되니 '이보다 좋을순 없다.' 입니다.
동호회님들을 함 뵐수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저로서도 영광 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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