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3시 잠 자고 있는 군아를 흔들어도 곤히 잠들어 있어서
깨지를 않는다.
자는 녀석을 안고서 귀에다
"군아야! 붕어 땡기러 가자." 하니
"응! 네, 가요."
하며 얼른 일어난다.

가는동안 차안에서 지렁이 미끼가 어떻고 떡밥이 어떻고
헛채기가 어떻고....
감성돔이 어떻고, 돌돔이 어떻고, 농어가 어떻고...
한참을 재잘 대더니 남대구ic 올려서 화원 ic 지나면서 잠 들어 버린다.

부곡 지나 오산 진주조개 양식장 도착하니 5시쯤 되었다.
진주조개를 양식하는 낚동강변의 늪지형 웅덩이인데
강물이 범람 하면 강고기가 유입되어 강고기도 서식하나
붕어 씨알이 굵고 월척도 흔한 곳이다.

건너편 밭둑끝자리로 걸어 들어가는데 콩밭을 지나며
이슬에 발목이 젖는다.
업어주려 해도 한사코 걸어서 들어간다길래
낚시가방을 어깨에 메고 보조가방을 들고 나머지 손으로 군아손을 잡고 걸었다.

칸반대에 지렁이 달아 넣으니 연신 입질이 오는데 7-9치급으로
붕어 씨알도 굵고 힘도 그만인데
챔질해서 대를 넘겨주면 군아가 끌어 내는데
너무도 좋아 하는구나.

"손바닥에 붕어가 움직이는게 느껴지니?"
"예, 손바닥에서 붕어가 막 헤엄을 치는것 같아요."
대를 잡은 손에 손맛이 전해져 온다는 얘기이다.

아빠가 배스 한마리 낚아내고 두번째 챔질하여 군아에게 넘겨 주었는데
실랑이 도중 힘 좋은 배스를 제어하지 못하여 수초를 감아서 놓쳤는데
군아는 배스의 강한 손맛이 인상적이었던지 그뒤로 배스 얘기를 많이 했다.

점심때쯤 라면을 삶아서 준비해간 물에 씻어서 주니까
거의 한개 반은 먹었다.
루어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한무리가 오더니 연신 배스를 낚아내었다.
대낚시를 하는 꾼들도 새우를 달아서 대를 들고 다니면서
씨알 좋은 배스를 낚아내고 있었다.

오산 양식장은 붕어 씨알 마릿수 다 좋은데 수질이 덜 좋아서
별로 내키는 곳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