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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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부자(父子) 조행기 ('95년 5월. 합천 도방지)

물사랑 IP : 1a380f209acef37 날짜 : 2003-02-04 03:17 조회 : 3800 본문+댓글추천 : 0

어제 군아를 데리고 새우낚시를 갔다.
출발부터 들떠 있더니 현장에 도착하니 깜깜하고 입질이 뜸해서 자고 싶다길래
갖고 다니던 자리를 깔고 담요를 덮고 재웠다.

한참 자다가 깨어서 춥다길래 차에 데려다 눞히고
"아빠는 내려가서 낚시 할건데 혹시 잠이 깨거든 무서워 하지말고 아빠를 부르면
아빠가 금방 올라올께."
했더니 군아는 금방 잠이 드는구나.

자동차와 낚시자리는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높은 언덕이 있어서 제법 떨어진 셈이 되었다.
아빠는 군아가 워낙 침착하고 아빠가 자세히 설명을 해주면
상황을 금방 이해를 하는 점을 믿고 너를 혼자 차안에 눕혀두고
내려가서 낚시를 했지만 이건 정말 무리한 행동 이었다.

도방지는 마을을 지나 높은 언덕길 위에 있어서 불빛이라곤 하나도 없고
더군다나 차가 있는 자리는 숲속과 마찬가지이니
어린 너를 혼자 재워 놓은것은 정말 잘못된 판단 이었다.

10시쯤부터 바닥새우에 8-9치 붕어가 마릿수로 올라 오는데
마사바닥의 급경사라서 줄 우는 소리가 날 정도로 힘이 그만이다.

한참 낚시에 빠져 있는데 갑자기 뒷쪽 언덕위에서 자지러지는 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그래. 군아야, 아빠 간다. 아빠 가니까 괜찮아."
네가 들을수 있도록 소리를 지르면서 언덕길을 날듯이 뛰어 올라가니
깜깜한 어둠 속에서 잠에서 깬 군아가 차문을 열고 밖에 나와 서서 울고 있었다.

얼른 너를 안았다.
얼마나 놀랐을까? 생각하니 자신의 무모한 행동을 후회하며 너를 진정 시키려고
꼭 안았는데 의외로 너는 금방 진정 하더구나.

너를 안고 내려와서 한시간쯤 더 앉아서 몇마리를 더 낚고서 조는 너를 또다시
차안에 재울수 없어서 철수 했다.

군아는 낮낚시는 따라가면 좋아 하는데 아직 밤낚시는 무리인것 같다.
군아야! 얼른 얼른 자라거라.
그래서 아빠랑 나란히 앉아서 월척을 낚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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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ㅎㅎㅎ 03-02-04 08:00 IP : 60ddd5f9dd00543
죄명:아동공포증 주입죄
형벌:꽝치조 몰꽝항에 의하여 핑생 낚시만 위하여 살것을 주문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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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Bigdduksae 03-02-04 09:26 IP : 60ddd5f9dd00543
에고 참 내....
아이가 자다 반드시 한번은 깨고,깨면 그 상황에서 무서울건 당연한데...
대물에 눈이 어두븐 아버지라....
군아야! 아빠랑 말고 이 형님이랑 놀자~^^;
저도 아직 우리 문성이랑은 낮낚시가 전부인데 올해는 슬슬 데리고 댕길 생각입니다.
뚝새란눔 댓살 먹었을때 기차타고 제법 멀리까지 밤낚시(피래미,뚜구리등등 잡고기 낚시)가서
텐트안에서 자고 있는데 옆의 불량배 같은 형들인지 아저씨들인지 술먹고 병까지 깨며 싸우는
통에 얼마나 무서벘던지....
지금은 아련한 추억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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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월척 03-02-04 22:11 IP : 60ddd5f9dd00543
고작 서너살 먹을 아이를 데리고 낮낚도 아닌 밤낚을 강행한 아부지 물사랑님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는 얘기를 하나 해 드릴려도 합니다

어런 분도 실제 있다고 합니다.

안동댐으로 출조를 하면서 갓난아이를 데리고 가는 아부지가 있었다고 하네요 승용차 조수석 아동용 보호좌석을 설치도 않고 그냥 가슴에 메단체로 운전을 했다는 아부지가 있다고 합니다

또 이런분도 있었다고 합니다
너덧살 먹을 아이를 데리고 바다 한가운데 통통배를 띄워놓고선 그 아이와 같이 밤낚시를 했다는 분 인데요. 이분은 새벽까지 낚시에 미쳐서 자욱한 안개사이로 몇십만톤급 배가 코앞에 다다른 것도 몰랐고 또 뱃사람이 "여기가 어딥니까"라고 묻는 말에 여유있게 "어디어딥니다" 답하고, 곤히 자고 있는 아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나서야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미친 짓임을 알고 가슴을 스려내렸다고 합니다.

물사랑님 맞지요??ㅎㅎㅎ

아이를 가슴에 메달고 낚시터로 질주한 분과 아이를 배에 태워 원양어선이 지나가는 곳에서 밤낚을 하신 분 그리고 컴컴한 암흑속에 아이를 재워두고 피아노줄 소리를 즐기던 분이 동일인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왜냐면 이런 분들 많으면 큰일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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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사랑 03-02-04 22:18 IP : 60ddd5f9dd00543
에이 설마!!!
그런 대책없는 아비가 있었을라고?
월척님께서 잘못 아셨겠지요.
암, 잘못 아셨을거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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