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 화보조행기 - 작품조행기와 습작조행기가 화보조행기로 통합되었습니다(19.10.11)
· 동영상 조행기는 동영상 게시판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화보조행기] 딱 한번만....

월척 IP : 77849f6de5c4c08 날짜 : 2003-04-06 03:15 조회 : 7371 본문+댓글추천 : 0

빨간토요일 갓만에 푹자고 일어나니 12:00. k담당에게서 전화가 왔네요. 출발을 해야겠는데 장소를 마땅히 정해 놓은 곳도 없고 해서 몇일전에 인터넷 서핑중 알게된 용성 가척리 소재 가척지로 무작정 방향을 잡고 집을 나서는데 딸아이가 월드컵경기장에 가자고 보챕니다. 내일 가자고 달래 놓고 밖으로 나오니 그야말로 봄입니다.

모처럼 짱짱한 주말이 바로 앞에 펼쳐져 있는데 마음 한구석이 아리는 것은 딸아이 때문입니다. 뭐 그리 대단한 곳에 가 달라는 것도 아닌데 같이 가줬더라면 하는 후회도 데거니와 집에 갇혀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듭니다. 내일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딸아이를 데리고 월드컵경기장 가줘야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가척지를 찾아가려고 1/25000 지도를 펼치니 가척지는 없고 율농지와 대척지만 보이네요. 하는 수 없이 용성면 소재 가척리에 들러 이리저리 헤메다가 가척지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지도상에 표기된 율농지가 가척지임을 알았습니다. 용성에서 그리 먼 거리가 아닌데도 오면서 재(비오재)를 넘어와서 그런지, 너무 한적한 도로 때문이지 굉장히 오지에 온 듯한 착각이 듭니다.

030405-05.jpg
진달래가 산자락을 물들이는 4월이 오긴 왔나 봅니다.

030405-04.jpg
참꽃

030405-08.jpg
경운기로 논을 일구고 돌아가는 농부아저씨(가척지 제방밑)

030405-06.jpg
제방에서 바라본 가척지 전경

030405-07.jpg
제방 맞은편 최상류

030405-02.jpg
상류 수초가 형성된 지역

030405-03.jpg
상류 뒤쪽에서 제방을 보면서... 1만 5천평 정도의 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030405-01.jpg
도착하자말자 제방 맞은편 최상류에서 대를 펴는 k담당. 전 이리저리 자리를 찾아 헤메다가 결국 우측 상류지점에 대를 편성했습니다.

030405-12.jpg
대를 펴면서 k담당이 낚아올린 붕애.

030405-10.jpg
제가 앉은 우측 상류지점 인데요. 아주 그럴사한 포인트에 앉았습니다.

030405-11.jpg
이제 슬슬 어둠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새 좌안 상류에는 파라솔 텐트가 다섯동이나 생겼네요. 저기가 포인튼가?!

15시 경 k담당과 제가 도착했을 때 낮낚을 하시는 분들이 더러 있었는데 별다른 조과가 없었으며, k담당이 지렁이로 낚은 황금색 붕어가 낮 동안 제가 본 유일한 붕어입니다. 올해 첫 밤낚시입니다. 낚시가방 정리를 한다고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작년에 사용하던 채비 그대로 사용하게 됐네요. 그래도 입에건 월척을 노칠까봐서 녹슨 바늘만큼은 새로 구입한 지누 4호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오는길에 낚시점에 들러 구한 굵은 새우를 꿰어서 수초 사이에 정확하게 집어넣으려고 노력도하고 또 제대로 앉착될때까지 몇 번이나 던져봅니다. 지난해 보다 앞치기 기술이 녹슬지 않았나 염려했는데 별 무리 없이 수초사이를 공략하고, 5대 모두 제대로 앉착을 시키고 나서 하늘을 보니 오늘 밤낚시에는 달의 영향은 별루 없을 듯 합니다.

030405-13.jpg


밤이 깊어가면서 작년 보았던 환상적인 찌올림이 자꾸 떠오릅니다. 작년에 보았던 우아한 찌올림을 오늘 이 자리에서 딱 한번만 연출해 달라고 용왕신께 간절히 빌었습니다. 21:00 k담당이 사모님 호출로 인해 자리를 뜨면서 지렁이에 입질이 있다고 했지만 대물꾼 체통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새우를 고집합니다. 딱 한번의 입질만 와 주면 그거로도 충분히 족한게 대물꾼 아니겠습니까? 그 딱 한번의 입질이 만약 지렁이에서 온다면 얼마나 서운할까요. 새우를 갈기 위해 봉돌을 잡았더니 얼음입니다. 케미도 얼어붙은 건지 도대체 미동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23:00 넘자 기온이 뚝뚝 떨어지면서 저의 딱 한번의 바램도 뚝뚝 꺽이어 가고 심지어 저의 체온도 뚝뚝 떨어져 심하게 떨려옵니다. 주위의 꾼들이 더러 철수를 준비하고 있고 맞은편 파라솔 부대도 얼어붙은 찌를 녹여줄만한 호재를 발견하지 못한 듯 하나 둘씩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전 저의 체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철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서 자정 무렵 대를 접었습니다. 철수하면서 다음에는 반드시 파라솔텐트를 준비하던지 아니면 최소한 손 난로라도 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 일 시 : 2003. 4. 5(토)
* 장 소 : 경산 용성 가척지(율농지)
* 날 씨 : 맑음
* 동 행 : k담당
* 앉은자리 : 제방 우측 최상류
* 수 심 : 0.8~1m
* 대편성 : 2.3 ~ 3.3 칸 5대
* 채 비 : 4호 원줄, 3합사 목줄, 4호 지누바늘
* 조 과 : 2수(4치, 6치)←k담당
* 미 끼 : 새우, 지렁이(k담당)

추천 18

1등! 탈퇴한회원 03-04-06 07:51 IP : 60ddd5f9dd00543
월척님!
추운데 난로도 없이 고생하셨네요..(난로 찬조는 했는데, 막상 우리 월척님은..ㅎㅎ)

가척지 작년까진 괞찮았는데 얼마전 가보니까
상류 좌측 수로쪽에서 유입되는 물색이 너무 탁합디다.

제가 잘은 모르지만 , 사진에서 보이는 빨간색 상의 입으신분 자리에서
우측으로 물속에 있는 나무 옆으로 바짝 붙이면 바로 입질이던데..
추천 0

2등! 탈퇴한회원 03-04-06 15:28 IP : 60ddd5f9dd00543
입질도 빠르지만 밑걸림도 조심해야~~

저수지 상류에 축사나 공장 없는곳은 없나요?
추천 0

3등! 월척 03-04-07 09:46 IP : 60ddd5f9dd00543
아휴 제가 수질 얘기를 하지 않았군요...
저수지 전체 수질은 양호한 편입니다.
현재 좌측 상류 수로쪽에서 유입되는 생할하수는 볼 수 없었지만..
딴따라님 지적하신거와 같이 좌측 최상류 일대에 물색이 청색에 가까웠습니다.
청태가 굉장히 많이 끼어 있는 상태로 봐서 수로쪽에서 유입되는 물이 맑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상류에 인가가 몇체 있고, 가축을 보이지 않지만 축사처럼 생긴 건물도 보이네요.

저수지 전체 수질은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유독 상류 일부분(좌측)은 물빛이 달랐습니다.
경산에서도 뚝 떨어진 용성 골짜기에 갔는데도 결국 맑은 물을 보기가 힘이 드는 건
이쪽(경산) 지방에서 유별나게 축사 및 공장의 오폐수 관리에 관대하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추천 0

징거미 03-04-07 10:54 IP : 60ddd5f9dd00543
가만보믄 참 월척님도 무모하신점이 많어~~~~~
5월까지는 방한 장비 필순데......
난로 읍쓰면 제꺼라두 빌려 드릴께요~~~^^...
추운데 좋은 영상 올려 주신다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글고 울마누라...열띠미 꼬드기고 있씸더...ㅎㅎㅎㅎ)
추천 0

피싱캠 03-04-07 11:42 IP : 60ddd5f9dd00543
아이쿠 !! 월척님 내사 마 송구스러버서
시조회때 월척 님이 스폰 한 난로로 합천댐에서 따뜻하게
밤낚시 했는데 월척님은 난로가 없어 떨면서 했다니 미안키도 하고 그렇네요

고마운 마음에 조만간 합천댐 동영상 편집해서 올릴께요
월척님 사진도 낚시 못지 않게 중수를 넘어서 고수로 무르익는거 같습니다
언제 물가 에서 만나 진검 승부로 우선 낚시 부터 함 겨루어 봅시다 *^^*
추천 0

대박 03-04-07 14:33 IP : 60ddd5f9dd00543
밤엔 많이 춥죠?
전 얼어죽는줄 알았습니다.
비몽사몽.. 얼마나 추위에 떨었는지 간간히 들어오는 콩입질 모두 못받고 허탕이었네요..
고생하셨구요..
담엔 제가 화보 많이 올리께요~
추천 0

월척 03-04-07 15:29 IP : 60ddd5f9dd00543
괜히 엄살을 떨었네요.
사실은 낚시 장비가 늘어나는걸 두려워 하는 편입니다.
'선천성게으름증후군'으로 인해 난로가 있어도 잘 가지고 다니지 않을게 뻔합니다.
붕어가 안나오니 쓸데없이 추위 핑게만.......

vj님 합천댐 동영상 기대할께요 그리구 저랑 정면승부를 피하시는게 신상에 좋을 듯합니다.
저 같은 어리버리한 꾼한테 ko패 당했다는 소문이 나면 vj님 명성에 치명상을 줄까 염려된네요..
징거미님 열심히 꼬두겨 주세요 ㅋㅋ
대박님 화보 기대할게요. 화보는 조금 올리다 보면 금새 실력이 는답니다.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