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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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흩날리는 꽃바람 속에 봄날은 간다.(식목일 연휴 조행기) 1

입질!기다림. IP : 43ed5600893fdc9 날짜 : 2003-04-08 20:50 조회 : 3176 본문+댓글추천 : 0

(안녕하십니까?
월척사이트 회원으로 가입 후, 며칠 전에 공식적으로 회원소개 코너를 통해 인사를 드렸습니다.
앞으로 물가에서 멋진 월척님들을 만나 뵙고 싶습니다.
그리고 장소 공개 원칙에 따라 조행기 결말 부분에 공개를 하였습니다.
앞으로 많은 지도 편달을 바라며 회원님들의 가정과 개개인의 일상에 있어 좋은 나날의 연속이 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감사합니다.)

작년 식목일에 종일 뺑뺑이를 돌았고, 눈이 아파 안대 착용한 것까지 풀어 젖히고 출조를 감행했었다.
저수지 도착 무렵에 미끼가 없다는 걸 인식하고 성서에서 구미까지 올라가서 미끼를 장만하기 위해 헐떡거리다가 진종일 낚시터 순례만 하고 하루를 보냈었다.
 올해 2003년 식목일도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해서 작년에 동행한 꽝 조사와 또 다른 친구에게 바람을 잔뜩 집어넣어 셋이서 같이 출발을 했다.
 하양읍에서 미끼와 간식을 장만해서 거시기가 떨어지게 딸랑거리며 영천시 화산면 대안동에 도착을 했다.
 마른 갈대와 저수지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담그면 그냥 주욱쭉 밀어 올릴 것 같은 멋진 분위기하며 그림 좋고......
세 시간 정도 참선을 하며 도를 닦고 앉아 있어도 입질은 없고 생담배만 열심히 굽고 있었다.
 반대편에 앉은 꽝 조사는 벌써 세 번째 보따리를 싸고 자리를 옮긴다.
 우측 5~6m 갈대 사이에 앉은 조사는 기척이 없다.
 입질이 오는지 가는지?
 서서히 접근을 하니 봄기운에 취해서 오수에 빠져 있었다.
 그때 핸드폰 소리가 울렸다.
 조끼 주머니에서 꺼내 받으니 맞은편 꽝 조사의 음성이다.
 "조오사! 입질 오나?"
"아니, 올 준비를 한다."
"야, 옆에 선수는 지금 의자에 걸터앉아 자고 있는 것이 분명하제?"
"아니다. 자연에 취해서 명상하는가 보다."
"명상이고 나발이고 빨리 깨워 보따리 싸서 옮기자. 알았지?"
그렇게 시작된 낚시터 순례는 온종일 가게 차리고 걷고를 네 번씩이나 하고 마지막에는 제풀에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조과요?
 총 조과는 셋이 합해 일곱 마리.
 붕애는 모두 고향 앞으로 귀향을 시킨 뒤 월드컵 도로를 경유하여 지산동 D백화점 곁에 있는 칼국수 집에 도착하니 오후 6시 30분 경이었다.
 칼국수 한 그릇씩으로 시장기를 때우고 수성 못의 환상적인 벚꽃과 젊은 연인들의 다정한 데이트를 차창밖으로 감상하며, 밀리는 도로를 빠져 몰골이 야릇한 폼으로 귀가를 했다.
 봄볕에 그을린 뺨은 화끈거리고 샤워를 한 후, 그냥 KO되고 말았다.
 수면이 보약이라고 했던가?
 쉬는 일요일날 아침에 눈이 빨리 떨어지는 이유는 뇌속에 입력된 시간 개념의 태엽이 저항을 받지 않아 톱니가 미끈하게 움직였으리라.
 오전 6시였다.
 일어나는 인기척에 아내도 같이 깨었나 보다.
"왜요? 낚시 가려고 일어났어요?"
"뭐라고? 낚시? 난 어제 완전 질려 버렸는데 뭐."
" 식목일날 친구들하고  새벽에 나가면서  일요일은 우리 둘이 같이 가자고 했잖아요?"
"어, 내가 그랬던가?"
"낚시에 질렸으면, 내 운전 연습하는데 좀 봐줘요. 난 낚시 가면서 운전연습을 하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는데."
"뭐라카노? 이 좋은 날 운전연습 시켜달라고?"
"언제 평일은 당신이 시간 안 나잖아요."
아무리 빠져나갈 궁리를 생각해도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 그럼 낚시 가자."
말이 떨어지자마자 정말 영점일초 만에 후딱 일어나더니, 주방에서 커피를 끓여 보온병에 담아 출조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럼 아침 식사는?"
"아이들은 메모 한 장 해 놓고 가면 알아서 차려서 먹을 것이고, 우린 건빵하고 커피만 있으면 되잖아요?"
"아니 건빵은 군대 비상전투 식량이지......"
"지금 이라크에는 전쟁 나서 굶고 야단인데  아침밥 먹고 어쩌고 가릴 필요가 있어요? 이참에 건빵을 먹고  비상시 벌어질 훈련을 미리 대비해야지."
"그래도 우리 집은 전쟁터가 아니잖아."
나보다 먼저 청바지에 파카를 걸치고 모자를 쓰고 준비 완료된 상태에서 출발을 채근하고 있었다.
이건 완전히 어제 엉겁결에 약속한 내 스스로의 함정에 내가 빠진 꼴이었다.
초보운전자가 씩씩하게 운전대를 잡으며 사돈 남의 말씀을 하신다.
"당신은 긴장 풀고 그냥 내가 하는 대로 가만 두면 된다. 옛날에 막내고모 초보 때 화훼 단지에 꽃모종 사러 갈 때 길을 몰라 내가 옆에 앉아 길 안내를 해주고 나중에 집에 들어오니 내 무릎과 어깨가 아프더라."
"알았다."
차 뒤창에는 고딕체로 굵게 '완전 초보'라고 명찰을 달아 놓고 있었다.
속도는 40킬로~50킬로 주행이었다.
운전은 초보가 하면서 옆에 앉은 선생님을 교육시키려고 한다.
마음은 급하다.
해뜨기 전에 낚싯대를 쫘악 깔아야 입질이 쏟아질 것인데 선수는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가고 있었다.
"빨리 가자고 하지는 말아요. 내 걸음대로 갈 테니까."
"뒷사람이 답답해 할 것인데......"
"이른 아침 시간에 차가 밀리는 것도 아니고, 급한 사람 먼저 가도록 2,3차선으로 가잖아?"
정말 입질을 생각하니 폴짝 뛰고 싶었다.
겨우 동부 정류장를 벗어났다.
그런데 선수가 1차선 좌회전선을 비켜두고 2차선 직진선으로 가면서 교차로를 지나자마자 차 대가리를 용감무상하게 3차선으로 바로 집어넣어 버렸다.
뒤차 운전자의 클락숀 소리와 브레이크를 밟는 파열음이 동시에 들렸다.
선생님이 학생보다 더 놀라서
"야! 이 사람아 교차로 지나면서 2차선으로 왔으면, 앞차 엉덩이 보고 그 차선을 따라 가야지. 왜 남의 차선으로 밀어 넣노?"
얼른 뒤차에 손을 들어 미안하다는 표시를 했다.
그런데 쫄아야 할 선수가 하는 이야기 들어보소.
"그 차는 지나갔제? 뒤에 붙은 '완전 초보' 간판 보기는 보았나 보다. 욕 안 하고 그냥 가는 것 보니까."
"운전할 때 항상 조심해야 한다니까."
"옛날에 당신도 초보 때 경산 남매지 못 지나가며 차선 변경 잘못해서 ○자식 소리 들었잖아." 
"어이구!  좋은 소리는 저렇게 오래 기억하고 있다니까."
"뭐, 난 사실을 말하는 거고 처음부터 숙련된 사람 어디 있을라구....."
숙천을 벗어나 길이 넓어지자 과속을 하기 시작한다.
"안 바쁘다. 좀 천천히 가자."
"당신 말 안 해도 낚시 생각하고 있제?"
운전을 하면서도 내 생각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니야. 오늘은 낚시 목적이 아니고 당신 차 연수가 목적이잖아."
하양을 지나 금호읍을 통과 금창교 다리를 지나 무슨 가게에서 좌회전, 드디어
금호 보에 도착했다.
역시 물가에 도착하니 어제 종일 낚싯대를 펴고 걷고 해도 당장 오늘의 낚시의욕은 꿈틀거린다.
다리 밑에 대편성을 하는데, 아내가 한 대를 먼저 펴서 지렁이를 달아 투척을 한다.
"어이구, 수심 많이 나온다."
"얼마나 나오는데?"
"1미터 50 정도."
두 칸 반, 세 칸, 세 칸 반대 세대를 펴서 지렁이를 꿰어 투척을 했다.
다리 교각 근처라서 수심이 꽤 깊이 나온다.

*2부 계속됩니다.
추천 1

1등! Bigdduksae 03-04-08 21:18 IP : 60ddd5f9dd00543
짝짝짝!
환영 합니다.
입질님,재미있게 읽었습니다.글맵시가 보통이 아니시네요.
그런데 1부,2부 이거 울 형제 주특기인데.....어여 2부 올려 주시죠^^
추천 0

2등! 월척 03-04-08 22:45 IP : 60ddd5f9dd00543
입질기다림님 오랫만입니다.
여태 어디가셨다가.......
월척가족이 되신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추천 0

3등! 다워리 03-04-09 12:44 IP : 60ddd5f9dd00543
아~ 글 잘 쓰시는분 ..한동안 안 보이시더니...
반갑습니다..재밋는 글 잘 보았읍니다..

나도 빨리 월을 한수해서 멋지게 조행기를 함 써야 되는데...당췌...
이참에 사부를 확 바꿔!!??

잌! 혼자 갈라....
추천 0

입질!기다림. 03-04-09 13:27 IP : 60ddd5f9dd00543
뚝새님! 형제분의 조행기를 접하면서 느끼는 건 형제간에 연령차이가 좀 나는 걸로 파악이 되는데,
어찌 그리 우애가 좋습니까?
그리고 대단한 낚시의 열정에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0

입질!기다림. 03-04-09 13:29 IP : 60ddd5f9dd00543
사람 살아가는 인생사가 지나고 보면 별게 아닌데,
현실은 왜 그리도 고추 먹고 맴맴 입니까?
그게 살아 변화한다는 증거도 될 수 있겠지만......
지난 겨울은 곰처럼 동굴 속에서 길게 동면에 빠졌나 봅니다.
꽃 소식, 봄소식에 빨리 적응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월척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시조회등등 수고를 많이 하셨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추천 0

입질!기다림. 03-04-09 13:37 IP : 60ddd5f9dd00543
다워리님!
반갑습니다.
건강하시고, 빨리 월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0

뚝새 03-04-09 14:42 IP : 60ddd5f9dd00543
입질!기다림님!
오랫만에 조행기를 남기셨군요.
위에 꼬릿글 단 건 맹탕지 좋아하는 빅뚝 행님이고요, 지가 뚝새구만요.^^
전 이제 클났습니다.
입질!기다림님이 조행기계에 모습을 드러내셨으니 저는 이제 그만 꼬리를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요.
에혀~~~~

앞으로도 조행기 많이 올려주시고요 자유게시판에도 많은 흔적을 남겨주시지요.
추천 0

한때 딴따라.. 03-04-09 20:49 IP : 60ddd5f9dd00543
드디어 조행기에도 군웅할거시대가 도래한것 같습니다.
이젠 골라 보는 재미(?)도 있을거 같군요...ㅎㅎ
간만에 입질, 기다림님의 글을 뵈니 반갑습니다.
넘 오래 뜸 들이지 마시고 2부 빨리 올려주이소..^^
추천 0

떡붕어 03-04-09 21:26 IP : 60ddd5f9dd00543
입질!기다림님!


얼마만에보는 아디인가~
반갑습니다
자주뵙기를 바랍니다
추천 0

수양버들 03-04-10 17:10 IP : 60ddd5f9dd00543
아이고
입질님! 반갑심더 금호보에서의 야그는 언제 나옵니껴
내 마 당신 사랑합니데이
수고하이ㅗ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