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어렸을 때는 서울로 유학간다고 했었지요.^^
경북 안동이 고향인 친구가 서울로 유학을 와서 고 1때 같은 반에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방학에 집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 준적이 있습니다.
종손집안이었고 친구의 증조할아버지가 생존해 계시는 집안이었습니다.
이 친구가 서울로 유학을 갔다가 방학에 귀향을 하니 증조할아버지가 무척 반가워 하시면서 물으시더랍니다.
그래..서울은 어떻드냐?
친구는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시장에 물건들도 많고 북적거린다고 말씀을 드렸답니다.
증조할아버지는 그래? 거가 안동장만 하드나? 라고 물으셨답니다.
이에 친구는 어대예? 택도 없심더..라고..
증조 할아버지는 그래애?? 암만 안동장 만한데가 없지..이러시더라는...
사람은 자신이 알고있는 범위 안에서 세상을 이해합니다.
알게 되면 다르게 보이는 것이고 다르게 보이면 그만큼 발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것이 인류가 발전하고 진보해 나가는 원동력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사람들은 모두 제 각각의 눈높이와 지식 그리고 그에 따르는 이해력의 편차가 존재 합니다.
따라서 누군가는 더 많이 알고 있고 누군가는 더 많이 모르고 있는 상태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바로 정보의 비대칭이며 이는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특별히 개인이 가지는 태생적 특성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봅니다.
인류가 동굴에서 나와 평원을 달리며 사냥을 하고 비옥한 땅에 정착해서 농사를 짓기 시작하기 이전 부터 최초로 동굴에서
나가는 호기심과 먹을 거리가 풍부한 평원을 달리는 용기를 실천에 옮긴 이들이 있었습니다.
한 편에서는 안전한 동굴 밖으로 왜 나가냐고 말리고 목숨걸고 평원을 달리는 것을 무모하다고 비난하는 무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바로 이처럼 호기심을 행동으로 연결하는 용기를 지닌 사람들이 힘차게 굴린 역사의 바퀴에 의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열린 새로운 역사적 지평 위에서 안전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찬란한 문명의 탑을 건설해 나간 것입니다.
인류에게는 이 두 사람이 모두 필요합니다.
앞으로 달려나가려는 에너지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 에너지로 인해 확보된 공간 위에 문명의 발전을 이뤄낼 힘도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아예 지워버리려고 하는 행동에서 부터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동굴에서 처음 나오던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도 변화를 거부하며 더 나가 과거로 회귀하려고 까지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한 여전히 우리가 멈춰있는 현재의 동굴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은 그 것을 방해하는 사람을 원망하고 적대시 합니다.
왜 이러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 때문입니다.
국가라는 단위체가 생성되고 그에 수반되는 권력체계가 형성이 되면서 인류는 지배층과 피지배층으로 구분이 됩니다.
동굴 밖으로 나가자는 사람들이 지배층이 될 수도 있고 동굴 안에 머물자는 사람들이 지배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지배층은 자신들의 지배권력이 영속되기를 갈구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들이 사용하는 방식이 (디바이드앤룰) 입니다.
지속적으로 피지배층을 분리시키고 그들 사이에 갈등을 조장하고 그 갈등으로 인하여 혼란을 야기시켜서 자신들이 (왜) 지배를
받아야 하며 그 결과로 보편적 인권의 향유가 불가능한 상태로 착취 당하는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불가능하게 합니다.
성별로 가르고 세대로 가르고 지역으로 가르고 경제적 수준으로 가르고.가르고..가르고..가릅니다.
저 먼 옛날에 동굴 밖으로 나가자는 사람들과 그냥 동굴 안에 있자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던 갈등과는 그 성격과 양태 자체가
전혀 다른 갈등이 사방에 가득합니다.
동굴을 나가자는 사람도..동굴 안에 있자는 사람도 모두 공동체의 안전과 생존이라는 대명제를 공유하는 갈등이지만..
오늘 우리에게 들이닥치는 갈등은 정교하게 수립되어진 계획에 의해 차곡차곡 진행된 갈등으로써 지배층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 이외에는 아무런 효용이 없는 갈등입니다.
이 점을 아프게 각성해야 합니다.
손자를 서울로 유학을 보내는 용기에 더해서 안동장 보다 더 큰 시장이 세상에 존재 할 수 있다는 열린 태도가 필요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수 많은 갈등들 이전에 왜 우리가 이처럼 고통받으며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이 있어야 합니다.
과연 현재의 정치가 옳은가?
우리는 언제까지나 피지배 당하며 무지막지한 착취에 시달려야 하는가?
지배층의 인권과 피지배층의 인권은 다른 권리인가?
우리가 선택한 지배자는 진정으로 우리의 이익에 충실할 것인가?
이런 상태로 계속해서 동굴 안에 머무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사회에 묻고 국가에게 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과감하게 동굴 밖으로 나가는 용기를 실천해야 합니다.
지배자들이 피지배층을 끊임없이 분리하고 갈등하도록 조장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더 이상 피지배층들 끼리 다투지 말아야 합니다.
동굴 밖으로 나가자는 사람이든 동굴 안에 머물자는 사람이든 간에 우리 공동체의 안전과 발전을 추구한다는 목표에는 똑 같이
충실하다고 인정한다면 더 이상 다투지 말아야 합니다.
정신이 아픈 소수가 아니라면...
인류의 문명은 진보가 목숨 걸고 굴린 역사의 바퀴로 열어놓은 지평 위에 보수의 헌신적인 노력의 땀방울로 세워진 것입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납니다.
그 새를 자신들의 저녁 만찬을 위해 사냥하려는 자들이 우리의 진정한 적입니다.
모두가 행복하게 낚시하러 다니는 날이 올 때를 기다리며...
정독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