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시에서 확진자의 동선을 알리는 문자가 떳다.
알림 내용에는
컥! 여긴, 지금 내가 거주하는 곳의 이 층, 그리고 일 층이아닌가. 나는 사 층.
슬리퍼를 찍찍끌고 계단으로 내려가 빼꼼히 보니
휴진 안내문이 붙었고 1층 역시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순간, 하이바를 최고의 알피엠으로 돌리며 며칠동안 엘리베이터를 오르내린 기억들을 소환해 본다.
그러나
늘 흡입하는 에틸알콜의 축적량이 기억 저장고를 축소시킨 탓인지 불과 며칠전의 일들도 끄집어 내지를 못한다.
어이할꼬.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스스로 핑게를 대며
며칠 방바닥에 엑스레이를 찍던 중,
나의 현재 이런 상황을 알고있는 정치적인 성향이 극좌에 가까운 친구에게서 간단한 이삿짐 욺기는데 도와 주었으면 한다.
혹여, 내 하고 가는 저승길은 외롭지 않아 염려 말란다.
부려 먹을려고 작정을 했군.
온갖 장르의 책의 양이 제법 많았다.
아이구 이거 전부 읽을거여? 라고하니
''아니 대부분 읽은 것이여. 한다.''
알면 개입한다고 했던가. 평소 진보적인 성향을 짚어볼 수있는 대목이였다.
얼마전 술자리에서 처럼 또 장난끼가 발동하여
''츠암,막걸리 한 말을 메고는 저 고개를 넘지 못해도 마시고는 잘도 넘어 간다는데, 읽고도 하이바속에 모두 담기지 않던 모양이지.''
'' 아 됐네요.''라고 한다.
얼마전 일?
수구에 근접한 형님뻘 되는 지인과 셋이서 술잔을 기울이던 중 조국 전장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형님이 좀 밀린다.
논리에서도 톤에서도 비유에서도.
고뤠, 고렇단 말이쥐.
이 때는 좀 단순한 전략이 필요하다.
''표창장 말이여''
''표창장이 으째서.''
''걍 원본만 제출하면 석렬이고 동열이고 모다 아굴묵념 아니긋어.''
''아이씨 사정이 있긋지.''
''고렇게 중한 긋을, 에이 치이''
''분실 했을 수도 우리가 모르는...''
''됐고요. 봐라하고 떡허니 원본만 제출! 그리고 구업을 너무 쌓았어.''
''오늘 같이 술 못 마시긋네.''
''먼저 일어서는 이가 카운터 가는 거 동방의 예인 거 알제.'' 큭
예방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는 '전염병'
역사에서 알 수 있듯, 제국도 멸망 시켰었고 문명도 퇴락을 시켰었다.
지금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딸내미도 며칠전부터 재택근무를 하고있다고 한다.
걱정이다.
오늘이 정점이길 소원해 본다.
언제 부터인가 우측으로 기울어지려는 나를 느끼면서 시간의 여유에 입의 간질거리움이 자판으로 손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