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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자유게시판] 낚시를 하다 보니 -18-
몽월-춘리-청프-보골-디명을 마련하고 나서 일단 안정을 찾았습니다.
32대 기준 10만원 넘는 대는 안 산다는 오랜 소신이 무너진 건 그리 오래지 않습니다.
외대 일침 낚시하면서 그만그만한 낚시대를 여러 대 갖고 있다가 과감한 정리를 단행했습니다.
예를 들면 다섯대 팔아 몽월 마련하고, 여섯대 팔아서 춘리 마련하고, 나머지는 세 대씩 팔아서
기나긴 팔고사기의 행진을 대충 마무리하고 감량 경영에 일단 성공한 것입니다.
그동안 섭렵한 대들을 열거해 보면...
반도아몰퍼스 보론대망 파워와인드향어 신수향 자수정멀티 붕어 수파 수파2 수파리미트 수골 수플 테골 테붕
하옥 보옥 케옥 제논골드 청심 맥스청심 에이스청심 프로청심 독야 극상 신풍 천상풍 티타늄붕어
백조센스 백조vip 노를 카프 은어 고죽 슈퍼수봉 승작 극수 레전드 새털 순수 럭순 천작 명리 천년학 설연...
지금 생각해 보니 너무나 먼길을 돌아온 듯합니다.
물론 한꺼번에 다 갖고 있던 것이 아니라 15-20대 정도를 가지고 계속 사고팔고를 반복한 것입니다.
사실 청프 보골 디명 정도만 해도 언감생심 감히 넘보지 못하던 낚시대들이었습니다.
천작 명리 은어를 중고로 마련할 때만 해도 10만원 상한선을 깬 것이었으니 대단한 결심을 한 것이었지요.
십만원 넘는 낚시대를 사는 것은 쓸데 없는 사치이고 한갓 레저에 그런 사치는 불필요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럴 일이 아니라 있는 걸 팔면 낚시대 수도 줄이고
새로 돈을 들이지 않아도 원하던 낚시대를 마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바로 실행에 들어가 몇 달 사이에 몽월-춘리-청프-보골-디명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중고 시장에 잠복해 있다가 원하는 대를 사는 데는 이미 도가 터 있었기 때문입니다.
봉사 제닭 잡아먹기인지 모르지만 낚시대 수도 확 줄이고 돈은 오히려 남는 장사였습니다.
문제는...
1. 원하던 것을 손에 넣었으니 그만큼 행복해졌을까?
2. 꿈의 낚시대들이 과연 기대했던 손맛을 안겨 주었을까?
3. 그동안의 기나긴 사고팔고의 행진은 공연한 짓이었을까?
결론...
1. 소유에 초점을 맞추면 행복해지기가 몹시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몽월이든 춘리이든 처음 손에 쥐었을 때의 행복감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것.
2. 몽월: 가벼운 천작의 느낌이랄까 허리힘에 비해 손맛이 조금은 있는 편임. 밸런스가 잘 맞는 느낌.
춘리: 든든한 밤생이 정도. 첨엔 별로 안 사고 싶었으나 입이 마르게 칭찬하는 꾼들한테 약간 속은 느낌.
청프: 경질대도 아니고 손맛대도 아니고 애매하지만 가볍고 경쾌한 느낌.
보골: 생각보다 갠찮은 손맛대. 휨새에 비해 잘 버티는 느낌.
디명: 손맛과 튼튼함을 어는 정도 겸비하고 있는데도 손이 잘 안 가는 것은 웬일일까?
3. 너무 먼길을 돌아왔다는 생각은 들지만 부질없다고까지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각 낚시대마다 나름의 추억이 있어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한다면 말입니다.
오디오 광이 음악보다 음질에 빠지는 것처럼 저도 손맛의 차이를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중급 이상이 되면 손맛이라는 것은 취향의 문제일뿐 그눔이 그눔이라는 생각에 비로소 도달했습니다.
특히 29대 이하에서는 특히 그렇다는 의견에 100% 동의합니다.
언젠가는 다 팔고 서너대만 남겨놓는 날이 있겠지요.
현재 갖고 있는 것은 위의 다섯 대에다 명리 천작 보골 설연 밤생이 레전드 새털플러스 등입니다.
하지만 사고 싶은 대도 없으면서 월척 중고장터를 들여다보는 습관은 아직도 못 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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