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한 분의 귀띔으로 벼르던 낚시대를 싸게 구입을 해서 기분이 좋던 차에
늘 그렇듯이 집에 가져 와서 길이와 무게를 재고 줄을 매고 찌를 챙겨 출격 준비를 완료합니다.
이 때가 실제 낚시할 때보다 기분이 더 좋지요...

32대의 표시 길이는 5.8미터, 표시 중량은 112그람입니다.
집에서 실측한 길이는 5.71 미터, 중량은 130.5그람(앞 마개는 빼고 뒷 마개는 포함)... 좀 심하지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이지만 씁쓸한 느낌을 버릴 수 없습니다.
길이는 10센티 가까이, 무게는 20그람 가까이(뒷마개 무게 빼도 15그람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사실 상 사기 치는 거지요.
불고기 1인분에 양념 물 무게까지 다 합쳐서 200그람이라고 해 놓고 실제는 150 그람도 안 되듯이...

재미있는 것은 유명한 은*사의 제품들은 표시 길이와 실측치의 오차가 매우 적습니다.
그런데 어떤 제품은 크게 29대라고 표기하고 표시길이를 28대에 해당하는 5.04미터라고 아주 작은 글씨로 적어놓았습니다.
실측 길이는 5.01미터이니 3센티 오차밖에 안 나는데, 실은 29대라고 표기하고 28대를 팔아먹는 거죠.
참 교묘하지 않습니까? 빠져나갈 구멍은 만들어 놓고 사기치는 수법이지요.

뭐 다 그런 거지, 라고 생각하면 그뿐이지요.
기분좋게 낚시대 사면서 일일이 재고 따지고 그럴 거 뭐 있냐는 대충대충식 사고방식 말입니다.
제가 이번에 산 거는 어느 정도 그러리라고 예상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원하던 걸 샀다는 기쁨이 더 크기 때문에 다행히 크게 마음 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낚시대들을 몽땅 실측해 보니 회사마다 제품마다 정말 구구각색인 걸 보면서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 되려면 이런 식으로 사기치면 안 될 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우리의 무관심 무감각이 더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생산자 소비자 모두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