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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낚시를 알면 짐승이 보인다???>
배수기를 거쳐 바야흐로 장마기로 접어들고 있는 때입니다.
날씨로 보나 저수지 사정으로 보나 낚시하기 그리 좋은 시기는 아닌 것도 같구요.
하지만, 저처럼 조과에 크게 연연치 않고 호젓함을 즐기는 스타일이라면
오히려 요즘 같은 낚시 비수기(?)가 출조욕구를 당기는 때이기도 합니다. 좀 특이한 케이스지요?
그럼, 잠시 제 얘기를 시작해 볼까요?(어째 분위기가 으스스해집니다.^^)
낚시를 처음 배웠을 때부터 지금까지 웬일인지 저는 항상 저수지에 도착했을 때 아무도 없어야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런데, 늘 한적하던 곳도 때에 따라 가끔은 사람들로 붐빌 때가 있습니다.
기대감을 가지고 어렵사리 저수지에 도착했을 때 웬걸, 무리를 지어 낚시오신 분들이 이미 저수지를 죽 점령하고 있다면
제가 꿈꾸던 한적함이나 호젓함 따윈 즐길 수 없게 되겠지요.
굳이 그런 데서 낚싯대를 펴야 하는 날엔 낚싯대를 물에 담궜다는 의미만 있을 뿐,
휴식이나 정서적 안정이라는 낚시의 플러스 효과는 상당부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저는 사람이 많은 곳은 잘 가지 않습니다.
그런 고로, 제가 밤낚시할 때면 그 날 그 산중 저수지에는 저 혼자 앉아 있는 경우가 태반인데요.(위험천만이라고요?) ㅎㅎ
어쩌다 보니 낚시할 때만큼은 철저히 사람을 기피하는 저의 묘한 심리,
남들이 봤을 땐 “무슨 대단한 조황을 노리기에 그러나?” 하실 지도 모르지만(사실은 태반이 꽝이랍니다^^),
저는 ‘낚시’하면 오히려 조과보단 낚시가 주는 보너스, 즉 한적한 자연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서적 안정감을 첫째로 치는
오래된 병(?)이 있습니다. 요즘은 그 병이 상당히 부담스럽기도 한데요.^^
그렇게 부담을 느끼게 만드는 것은 바로 첫째가 귀신에 대한 공포감입니다.
비가오고 바람이 불고 천둥이 쳐도 혼자 밤낚시를 다닌 게 1, 2년도 아닌데 새삼스럽게 뭘 그러나? 하고
스스로 위로도 해 보지만 가끔씩은 그게 아니더라구요. 감당할 수 없는 공포감이 밀려들 때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다음에 특별히 시간을 내서 여러분께 글로써 공개토록 하겠습니다. 장난 아닙니다.ㅠㅠ)
둘째는 짐승들과의 만남(?)입니다.^^
사람을 피하다보니 짐승들을 마주칠 기회가 많아집디다.(걔네들도 저처럼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안타까운 처지라 그런가 보죠??)
각종 뱀부터 시작해서 고라니, 멧돼지, 박쥐 등등에 이르기까지...
그 중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은 뱀이고요. 특히 한꺼번에 수십 마리씩 무리지어 다니는 뱀들을 만나면 한마디로 환장합니다.^^ 낚시고 뭐고.
또한 그 중 가장 난감한 것은 멧돼지들인데요. 얘네들이야말로 주로 팀플레이를 많이 합니다.
밤에 주로 활동하는 얘들은 낚시하는 제 등 뒤에서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기도 하고 앞에 사람이 있거나 말거나 두두두두 거리며
사람 따윈 완전 무시하는 투로 떼지어 다니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저를 향해 돌진 안한 것만 고마울 따름이지요.^^
하지만 사실 엄청나게 신경쓰이고 무척이나 공포스럽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낚시하면서 멧돼지를 보았거나 느낀(?) 적이 여러 번 있는데요.
그럴 때마다 쥐죽은 듯 뒤도 안 돌아보고 가만히 있기만 하였습니다. 몸도 마음도 얼어붙은 채로
위기의 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그 시간,
직접 체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잘 모를 겁니다. 얼마나 무섭고 긴장되고 길다 못해 심지어 지루하기까지 한지.
어떨 때는 몇 시간 동안 그 공포에 시달린 적도 있습니다. 사람 피마르는 그 순간, 진짜 안 당해 보고는 모르지요.^^
어떻게 보면 고문이 따로 없습니다.^^
어쩌면 제가 아직 멀쩡히 살아 있는 건 운이 좋았던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제가 멧돼지들의 소리를 듣고 갑자기 후레쉬를 비추거나 돌을 던지거나 아님, 도망을 가거나 했으면
공격당했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거기다 멧돼지 퇴치법 또는 멧돼지 방어법으로 세간에 알려진 거라곤 기껏 멧돼지를 자극하지 않는다거나
멧돼지가 달려들 때 우산을 펼친다든지 하는 것이 전부였던 만큼,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아찔하고 진땀나는 순간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 저를 놀라게 하는 동물로는 고놈의 고라니가 있습니다.^^
요놈은 우째된 일인지 한번씩 비명을 꽤~액~ 하고 지르는데 완전 사람 놀라 자빠지게 만듭니다.
특히 임산부나 노약자 데리고 고라니 있는 저수지는 다니지 마십시오. 잘못하면 애 떨어지거나 심장마비 걸립니다.^^
고라니란 놈은 특별히 사람을 해치는 놈은 아니지만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고 놀래키는 데는 선숩니다.
바스락 바스락, 살금살금, 제 딴엔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그 소리가 낚시꾼을 심히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하지요.
언젠가 수풀로 완전히 가려진 어떤 낚시자리에서의 일입니다. 제가 앉은 곳에서 불과 3m 거리까지도 접근을 하더군요.
저도 이게 뭔가 싶어 엄청나게 쫄아 있었답니다. 근데 그 이상야릇한 놈은 희안하게도 제풀에 제가 놀라 꽤~액~
하고 소릴 지르며 넘어지고 자빠지면서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가지 뭡니까. 사람 환장허것데요, 진짜.
잠시 마음을 진정시킨 뒤 가만 생각해 보니, 사람을 이렇게 놀래키고 도망갈 수가 있나 싶어
지구 끝까지라도 따라가서 확 두들겨 패서 잡아 버리고 싶을 만큼 밉더라구요.^^(제 딴엔 물먹으러 내려왔겠지만서두)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 때 당시엔 진짜 엄청 쫄았답니다.)
그 외에도 우리들의 밤낚시(또는 낚시)를 방해하는 훼방꾼(동물)으로는 박쥐, 혹은 각종 새들이나 두더쥐, 혹은 들쥐,
황소개구리를 포함한 각종 개구리들, 그 이외에 벌, 개미, 때론 잠자리까지 (ㅠㅠ 이렇게나 많이 있을 줄이야),
아 참, 또 거기다 파리, 또는 날파리, 악명 높은 모기까지...... (흐미. 징한 것들.) 이 외에 또 뭐가 있을까나...?
어쨌거나 저쨌거나 결론적으로, 제가 지금까지 경험해 온 무수한 짐승들 내지 동물들은 덩치가 크던 작던
사람이 먼저 위협을 가하거나 자극하지 않으면 사람을 먼저 해치는 일은 거의 없더라는 거지요.
그런데, 여기서 제가 왜 ‘거의’라는 표현을 썼냐구요? 글쎄요.^^
간혹 가다 재수가 없는 경우나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이를 테면, 겨우겨우 참고 참았던 오줌을 오줌보가 터지기 직전이 돼서야 마지못해 해결을 보려고
구석진 데로 간신히 걸어가서는 막 싸기 시작했을 때,
하필이면 오줌줄기가 시커멓고 덩치큰 멧돼지의 콧구멍으로 빨려 들어가??? 영락없이 당했다(?)든지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뭐, 우리만 가만있으면(좀 참기 힘들어서 그렇지, 나 몰라라 하고 참고 기다리고만 있으면)
지들이 알아서 사라져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란 말씀.^^
여기까지 긴 글을 읽어 주셨는데, 별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서 좀 죄송스럽기도 하네요.^^
하지만, 저처럼 계곡지 또는 준계곡지로 혼자서 밤낚시 다니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제 심정 십중팔구 이해하시겠지요? 이럴 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계시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멋진(?) 경험이나 비법이 있으시면 이 기회에 한 말씀 공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분들께서 좀더 안전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예? 그러려면, 앞으로는 절대로 혼자 다니지 말라구요? (고고~는 쪼까 곤란한디요~~^^원캉 오래된 습관이라서리.. ^&^)
그럼, 여러분 모두 언제나 안전한 낚시, 즐거운 낚시하시길 진심으로 바라겠구요.
쓰잘데기 없는 긴 글 하나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 끝으로, 혹시 낚시하시다가 멧돼지를 만나시거든 그냥 돌부처처럼 가만히 계시기만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지들이 알아서 떠나가 줍니다.
혹시 가만히 있는데도 다가와서 물려고 하는 놈이 있거든, 그때는 할 수 없이 맞짱을 뜨십시오.
도망가다 죽는 것보단 싸우다 죽은 것이 백번 낫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 멧돼지를 잡게 되면(?) 맛난 고기로 동네잔치 한번 하는 거구요.
아니면, 법적인 절차를 거쳐 해결을 보셔야 하는데(멧돼지를 폭행죄로 고소를 한다든지),
법보다는 주먹이 우선인 관계로 시간을 끌다 보면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함을 잊지 마십시오.
지금까진 운이 좋았던 무지개붕어 올림.^^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6-09-23 21:14:13 대물낚시Q&A에서 이동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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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쯤에 도착해서 상류쪽에 걸어드가는데 이상한 썩은 냄새가 나길래 보니까 엄청큰 멧돼지가 죽어있더라고요 ㅋㅋ
친구녀석이랑 같이 가고있었는데 ㅋㅋ 친구녀석 첨에 기겁을하더니 길이 으슥해지니까 엄청 쫄더라구요ㅋㅋ
가다가 친구녀석 풀에 다리걸려서 놀랫는데 그녀석때문에 저도 놀라고 ㅋㅋ 낚시하는동안에도...
살짝 긴장이 되더라구요 ㅋㅋ 근방에 집에서 개짓는소리도 심상치않고...한번씩 뒤에서 바스락 바스락소리에...
짐승싸우는소리?!ㅋㅋ 나고 그 소리가 가까이 오면서 몹시긴장했었어요 ㅋㅋ
정말 섬뜩합니다 생각하면 ㅋㅋ 낚시하면서 친구랑 조금 떨어져서 낚시하고있엇는데 친구가 낚시에 입문한지 얼마안된지라
제옆에 자주왔엇답니다 ㅋㅋ 겁난다고 ㅋㅋ 그래서 같이 라면끓여먹고 ㅋ
민물에 조개같은거 엄청많턴데 그게 무슨 조개죠?! 먹을수있는건가요?! 엄청많이 주웟엇는데 ㅋㅋ아침에 발견해서 ㅋㅋ
들고오려니 웬지 조금 찝찝하고 그래서 놔두고 왔어요 ㅎ
무지개 붕어님 ㅋㅋ 글 잘봤습니다 ㅋㅋ 공감!!ㅎ
안무섭다 안무섭다하면서도... 한번씩 뒤돌아보게되고 ㅋㅋ
발밑 훑어보고;;ㅋㅋ 좋은글 잘읽어보았습니다 ^^
낚시하시는분들 뱀. 멧돼지. 물 .조심하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