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에는 안동댐과 임하댐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림같은 저수지가 많이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자주 찾는 계곡형 저수지에서 5월 4일 엄청난 산란 광경을 목격했습니다(Tip 1 : 안동의 계곡지는 요즘이 산란기입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저녁에 잠깐 낚시를 하려 했는데, 눈 앞에서 벌어지는 장관에 도취되어 새벽 5시까지 자리를 뜰 수 없었습니다.

처음 그 저수지에 도착해서는 중하류권 수심 2.5m 권에 대를 드리웠는데, 동행한 3명 중 저 혼자 발갱이 두수하고 나머지 동료들에게는 입질조차 없었지요. 그런데, 초저녁 상류쪽에서 간헐적인 철퍽임이 들리더니 밤이 깊어지면서 점차 상류 전역을 뒤덮는 요란한 소리로 변하더군요.

호기심에 일행 중 한명이 저수지를 한바퀴 돌고 와서는 본격적인 잉어산란이 시작되었다고 그곳으로 가보자고 하더군요. 붕어산란은 잉어산란처럼 요란하지 않고, 잉어가 산란하면 붕어는 산란전일 것 같아 내심 대박을 기대하면서요.

상류에 도착해 보니 댐이 아닌 저수지에서 그와 같은 산란광경은 처음 목격했습니다. 말풀이 잘 발달한 수심 50-70cm권 상류 전역에서 엄청난 덩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뒤집고 있더군요. 달이 차고 있는 중이라 말풀의 윤곽과 고기들의 움직임이 육안으로 어렴풋이 보였습니다.

조과는 산란이 한창인 말풀 지대를 공략한 일행은 꽝이었고, 말풀지역이 끝나는 부근에서 포인트를 잡은 저와 다른 일행 한명은 붕어 손맛을 제법 보았습니다. 7-8치의 붕어는 산란 전이었는지 알이 줄줄 흐르고 있더군요. 물론, 살림망도 담그지 않고 잡은 즉시 방생했습니다.

아마도 잉어 산란이 끝나면 붕어 산란이 이어지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그날 저희 일행 외에는 그 저수지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혹, 훌치기 꾼이 그 광경을 목격했다면.... 생각만 해도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그래서, 내일(8일) 중무장해서 출조를 계획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산란이 있은지 4일이 지난 시점에 수심 70cm의 말풀지대를 공략하면 조과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고민하는 이유는 말풀은 잘 발달되어 있지만 얕은 수심에 점차 달이 차고 있기 때문입니다. 산란이 끝난 녀석들이 밝은 달밤에 얕은 말풀지대가 아닌 수심 깊은 곳에서 산후조리를 하지나 않을지요? 우리 월님들 의견은 어떠신지요?

잉어들 산고의 고통을 지켜보고 집에 귀가해서 집사람에게 이야기 했더니.....
당신 애들 출산할 때는 옆에 있지 않더니, 물고기 산란자리를 지키고 왔냐고..... 잘 한다! 고 칭찬(?) 들었습니다....
당분간 오래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