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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답변] 밤 낚시 혼자 못가게 된 사연...

가을전설 IP : 82a9af54b37da9f 날짜 : 2009-05-29 18:05 조회 : 3713 본문+댓글추천 : 0

출조 10분 전입니다. 출조는 늘 기대와 설레임을 안겨줍니다.

사실 오늘 출조하지 못할 뻔했습니다. 이유는 함께 갈 조우(직장 동료)가 일이 생겨 혼자 가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다행이 다른 동출인이 생겨 출조가 가능해졌습니다.

저도 26년 전 어릴 때는 혼자 밤낚시도 자주 했었는데... 어떤 일을 겪고 난 후에는 혼자 밤낚시 못 가게 되더군요(소위 "새가슴"이 된 거지요).

26년 전 경산 까치못(이제는 사라진 추억의 저수지입니다)에서 혼자 밤낚시 할 때입니다. 제방 좌현 도로쪽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못에는 아무도 없고 제가 그 못을 전세 낸 상황이었죠. 따문따문 입질이 오는 터라 칸데라 불빛에 반짝이는 야광테이프를 바라보며 집중하다 보니 뒤에 누가 다가 온 줄도 몰랐습니다.

밤 12시 조금 덜 되었을 때입니다. 느닷없이 왼쪽 옆에서 "입질 좀 있습니까"하는 말에 혼비백산.... (그 때 간이 떨어졌나 봅니다. 그 후로 간큰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고개는 돌렸지만 너무 놀라 말문이 막혀서 어둠 속에서 그 사람 얼굴만 멀뚱멀뚱 보고 있었지요. 잠시 동안 어색한 침묵 속에서 서로 마주보다 그 사람 왈 "아이구 말 못하시는 줄 모르고... 미안합니다"하고 가시더군요. 두 번 죽었습니다....

그 후 낚시 집중 못했습니다. 또 누가 뒤에 올까봐 연신 뒤만 보고.... 그 전까지는 들리지 않던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왜 그렇게 크게 들리는지....

그 뒤로 밤낚시 절대 혼자 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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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소요 09-05-29 18:11 IP : 927e18908198761
ㅎㅎ 구신도 아니고 사람에 놀라셨군요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대구미래대학 초입에 있는 저수지가 까치못이었던가요?
추천 1

2등! 참기름떡밥 09-05-29 19:10 IP : ba04f6dd8308620
가을전설님!

제하고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

몇년 전 의성 800평 규모의 소류지에서 홀로 밤을 보낸적이 있었습니다.

늦 가을이라 파라솔 텐트까지 치고 밤낚시를 하다

새벽 5시경 나도 모르게 피곤해서 잠이 들었나 봅니다.

어떤 소리에 잠에서 깨어 눈을 뜨자마자

왼쪽편의 파라솔 텐트를 손으로 제치고 바로 코앞에

갑자기 백발의 왠 할아버지가 "고기 좀 잡았니껴?"라고 물으시는데

기절초풍 일보직전까지 갔답니다.

연세가 드시니 잠이 없으셔서 일찍 일어나서 일 나가시는 중에

구경 오셨다고 하시더군요.

그 일 이후로 그 할아버지는 제가 갈때 마다 밤 또는 새벽에

오셔서 말 동무가 되어 드리고 있답니다.

저는 거의 출조때 마다 홀로꾼(주로 꾼들이 많이 안 오는 곳)이라 여러가지 일을 많이 당해 봤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씩씩하게 잘 다니고 있습니다...
추천 2

3등! 엉터리꾼 09-05-29 19:36 IP : 23f9607edb8325e
낚시에 방해될까봐 조용히 접근했어도 가까이 갔을 때는 헛기침이라도 해야 기절를 방지할 수 있을 듯합니다. ^.^;

저같았으면 놀래킨 그 분께 발차기를 날렸을 수도...... ^.^;
추천 1

빼빼로 09-05-29 19:37 IP : 40dc6ac394cccdf
ㅋㅋㅋ 우리 같은 꾼"끼리도 사람을 놀래키는 일이 많지요...

분명이 옆에 올때는 좀 떨어진 곳에서 부터 헛기침 을 한다거나 노래를 부르면서 오면 괜찮은데...

찌에 집중하고 있는데 각중에 뒤에서 이사장님요~~~허걱~뚜껑확~열립니다...

이사장 안닌데요...사람을 이렇게 놀래기마 우짜능교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덜 놀라는 편이지만 어제 저녁에는 뚜껑이 확~

열리데요...가을에전설님 그일 때문에 밤낚시를 못가신다면 우짭니꺼.^^*

남자는 담력이 있어야 합니다...우리는 귀신 나온다는 저수지만 찾아서 낚시 다닙니다...귀신 없습니다.

심리적으로 약하고 두려움이 있어면 사람에게는 착시 현상이 생깁니다...사물이 귀신같이 보인다고 하죠...

낚시에 묘미는 밤낚시에 있습니다...^^*
추천 2

납자루4짜잡은놈 09-05-29 22:08 IP : 76f1195e7c8bc28
오~ 그 유명한 까치못에서 낚시를... ㅎㅎㅎ

얼마전에 비내리는 날 경산 남산쪽 좀 깊은 곳에 친구와 들어가 낚시하는 도중 파라솔에 떨어지는 비소리 때문에

뭔가가 다가오는 소리도 듣지도 못하고 입질은 없고 슬슬 졸음이 밀려와 정신이 혼미해지려고 하는 때에

제 파라솔 정글막 안으로 뭔가가 들어오더군요...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놈이 너구리 아니면 오소리지 싶은데 정신줄 놓고 흐리멍텅하게 있는

그순간에 마주치니 혼비백산 하겠더군요...

그뒤로 2시간동안 뒤만 쳐다보고 후레쉬 비추고... ㅡ_-

낚시가서 정신줄 놓지마세요... 잘못하면 물에 뛰어 듭니다 ㅎㅎㅎ
추천 1

환경지킴이악동 09-05-29 22:37 IP : 9571c27678420ac
산소 사이에 자리잡고
할아버지 할머니랑 사이좋게 낚시한 기억도 있습니다
다 마음먹기 달렸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산토끼 잡으려고 다닌 곳이
공동묘지 였습니다
묘지 중간 중간 구멍도 뚫려 있고...
처음에는 겁이 많이 났지만
자주 가니 그것도 없어 지던데요
그 이후론 왠만한곳 밤에 가더라도 무서움이라고는....

행복하고 건강한 출조 되십시요
추천 2

단풍여행 09-05-29 23:07 IP : 432e8f26e07045d
mp3이어폰 귀에 꼽고 음악 들어면서 찌에 집중하고 있는데

파라텐 안쪽으루 손이 불쑥 들어온적 있어요.

얼마나 시껍햇는지 ㅋㅋ 그분 왈 : 물어도 대답없길래 머하시나 싶어서 봣따나요. ㅋㅋ
추천 1

붕어와춤을 09-05-29 23:23 IP : e3d9bc69ec1bd7e
ㅋㅋ 역시 밤낚시가 할 예기가 많아요

이밤 낚시못가고 무료한데 재미나게 읽어봅니다.
추천 1

폭기조 09-05-29 23:46 IP : 40d577e3dc63986
월님들 경험담 잘 들었습니다

ㅎㅎ 저도 겁 만은데
추천 1

일체유심조 09-05-29 23:53 IP : a58bacef1d3b26e
파라솔 텐트에 고라니 머리 갑자기 들어와서
씨껍 잔치 하는줄 알았습니다..

새벽 물안개 올라올때 흐리멍텅하게 잠 쫒아가며 쪼우고 있는데..

불쑥...

나는 놀라 자빠지고 고라니는 쌩 발광을 하며 소리지르고...
아마..지나 내나 1년 수명 줄었지 싶네요..
추천 4

후크바늘 09-05-30 00:26 IP : ac5a345cd3e1e28
멧돼지가 뒤에서 쿨쿨꽁꽁 거리면서 5~6마리가 지나가는걸 10M 정도 앞에서보았습니다

무서울지 알았는데 정말 귀엽고 신기 하더군요~!!

저는그렇게 큰줄은 꿈에도 몰랐었습니다~~하지만 지금은 낚시할때 소리가 들리면

움찔움찔하네여~!!ㅋㅋㅋ 그전엔 그런거 없었는데~!!ㅋㅋㅋㅋㅋ
추천 1

아딸리네 09-05-30 09:25 IP : 6fdafaf9439e2d1
초저녘에 오소리를 만났습니다.그 동네 주인인 게지요.

저도 힐끔 힐끔 쳐다 봤습니다, 요녀석이 어떻게 나오나 하구요,홱돌아보면 놀라 달아날것 같아서요,

3미터옆에서 나랑같이 찌를 한참 쳐다보는 겁니다, 얼마나 귀엽던지,쪼끄만게ㅋ

옥수수켄냄새도 한번 맡아보고,가방 속까지 보더라구요, 또 고개를 서서히 돌리니 지도 나를 쳐다 봅니다,

슬로모션으로 다시 찌를 봅니다, 혼자 눌다가 가더라구요, 아마 낚시꾼에게 좋은 기억이 있었나 봅니다,

블루길 한마리 얻어 먹었다던지 ㅎㅎㅎ

다던지
추천 2

가을전설 09-06-01 18:16 IP : 82a9af54b37da9f
지난 주말 출조 관계로 뒤늦게 댓글 확인했습니다. 댓글 주신 회원님들께 추천 한방씩 선물드립니다.

추억의 까치못.... 제가 낚시 입문한 못이기도 해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참기름떡밥님, 빼빼로님, 납자루님, 악동님, 여행님, 유심조님, 후크바늘님, 아딸리네님의 사연도 잘 읽었습니다.

혼자서는 밤 낚시 못가면서, 밤 낚시 맛들인 이래 낮 낚시는 하지 않습니다. 땡볕에 피부 거을리고, 바람에 스트레스 받고, 눈부셔서 피곤하고, 입질도 상대적으로 적고, 등등의 이유로... 낚시는 역시 밤낚시지요... 밤 낚시를 가장 잘 묘사한 것이 알퐁소 도데의 "별"에서 스테파니 아가씨에게 밤의 세계를 설명한 대목이라 생각을 합니다... 지난 주말에는 벌써 반딧불이 춤을 추더군요.

낚시도 좋지만, 늘 안전에 유의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추천 1

redfox11 09-06-02 10:59 IP : 54554895839a130
서산 어느 소류지 달님도 없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 상항
나 홀로 찌를 쳐다보며
슬그머니 떡밥을 교체하려고 그룻안 떡밥을 만지려고 하는데 뭔가 물컹하고 따듯하여 보니
들~쥐 아니겠습니까.
급기야 온 몸에 소름이 흐르고 들쥐는 기겁해 물에 빠지며 달아나는데 얼마나 혼났는지....
그 때 들쥐대신 제가 물에 뛰쳐 안들어간게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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