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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옥포랜드... (명절 차례 모신 후, 망중한 즐기기)

낚고지비 IP : 6dc21074f866c1c 날짜 : 2013-09-19 21:13 조회 : 2455 본문+댓글추천 : 0

그간 제가 올린 옥포랜드 소식은 주로 조황보다는 옥포랜드의 분위기, 여러 선배님들에 대한 스케치가 많았더군요.
오늘은 그나마 조행기 같은 이야기를 위주로 조금 끄적여 보겠습니다.

많이들 아시다시피, 옥포랜드는 남북방향이 긴 변을 이루는 직사각형 낚시터 입니다.
그래서 아침나절에는 겨울철 하우스로 이용되는 동편이 햇살을 피하며 쾌적한 낚시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되고,
정오가 조금 지나면 오히려 서쪽, 즉 사무실 쪽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됩니다.
그래서 부지런한 분들은 오전, 오후 각각 자리를 바꿔가며 낚시를 하시곤 하지요.
하지만 이 방법에도 조금의 문제가 있는 것이 동편 자리는 낚시자리 바로 아래부터 거의 직벽 형태라 수심이 유지가 되면서 조금 수월한 낚시를 할 수 있지만, 서쪽 포인트들은 최소한 14척,(두칸반대)정도 부터 평탄한 바닥을 이룹니다. 그 전까지는 어느 정도 경사가 있어서 세심한 투척으로 얼추 비슷한 곳에 채비를 드리우지 못하면 들쭉날쭉한 수심으로 인해 약간은 까다로운 낚시를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장점도 있는 것이 조금더 자연스런 환경이므로 집어는 차라리 동쪽보다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얼마전까지는 저도 부지런한 분들의 예를 본받아 동편에서 낚시를 하다, 점심 먹은 뒤 포인트를 서쪽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낚시를 하였으나,
몸이 부실한 관계로 한번 자리를 잡았다가, 다시 낚시자리를 이동하면 한참 동안 피곤에 지쳐 낚시에 집중 하질 못하여, 며칠 전부터는 아예 햇살이 그나마 덜 뜨거운 오전시간에는 파라솔의 그늘에 의지 하기로 하고, 아예 아침부터 서쪽에 자리를 잡아 하루 종일 낚시를 하곤 합니다.
물론 경사면이 있다는 어려움은 있습니다만, 차근차근 주변 전후좌우 골고루 수심을 측정해 두고 머릿속에 입력해 둔다면,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이미지 낚시를 할 수 있으니, 얕은 수심의 불만만 참을 수 있다면 서쪽 포인트에서의 낚시도 또한 즐거운 낚시가 됩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오늘은 추석이라, 본가에서 차례 모시고, 음복 한 뒤에, 잠시 쉬었다가 출조를 한 관계로 근 열시가 지나서야 옥포랜드에 도착 하였습니다. 서쪽 사무실 가까운 제가 그 중 좋아하는 포인트에 자리를 잡고, 두어시간 이상 햇살로부터 나를 지켜 줄 파라솔을 단단히 설치 한 뒤 채비를 꾸려 봅니다. 기력이 충분하다면, 그나마 열한척 정도의 조금 긴 대를 놀리고 싶지만(제게는 열두척까지가 한계 입니다.) 오늘은 첫 대를 열척, 고법사를 꺼내 들어 봅니다. 찌는 시력이 흐릿한 관계로 (50평생중 40년 이상을 졸보기를 끼고 산, 고도 근시입니다.) 극세, 혹은 세튜브 찌를 선호 하니, 오늘도 공작 이합 세튜브 11목찌( 톱길이 약 11cm, 몸통길이 약 7cm, 카본다리)를 세팅 해 봅니다. 워낙에 다른 낚시는 할 줄을 몰라 양콩알 바닥낚시(일명 소꼬즈리 슬로프 조법)를 선호하는 지라, 11목중 우선 5목 찌맞춤을 하고, 두어목 슬로프를 준 상태에서 낚시를 시작 합니다. 앗, 원줄, 목줄 소개가 없었군요. 최근까지 원줄 0.6호, 목줄 0.4호 목줄길이 윗줄 35-40, 아랫줄 40-45cm 단차 5cm전후의 전형적인 바닥낚시를 하였습니다. 요즘 같은 고활성기에 목줄이 좀 길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제가 운동신경이 다른 고수분들 처럼 날카롭지 못하여 반템포 정도 늦은 챔질을 할 때가 많아 부득이 조금 길게 쓰는 편입니다. 낚시를 시작 합니다. 미끼는 다른 집어제 성분 전혀 섞지 않은, 심지어 보릿가루도 전혀 쓰지 않는. 100% 어분, 경원x사의 아쿠x텍 3 100CC 에 물 적당량을 붓고 십여분 숙성 시켜 사용 합니다. 첫 투척, 목내림, 되돌림, 반응이 없습니다. 두번째 투척, 역시 반응이... 세번 네번 다섯번... 드디어 여섯번째 투척에 미약하나마 찌에 미동이 보입니다. 조금씩 집어되는 물고기를 자극하지 않으려 차분히 채비를 걷어내어 일곱번째 투척, 찌의 움직임이 조금 더 활발합니다. 스물스물, 건들건들, 그러다 아래로 조용히 쏘~~옥, 다시 되돌림, 잠시간의 휴식. 아직 빈바늘 목까지 되돌림 되지는 않았으니, 채비를 걷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고 더 기다려 봅니다. 삐질삐질, 찌가 움직이는 것 같기는 한데(지독한 근시라서 미약한 움직임은 분위기로만 느낍니다.) 사알짝 대를 끌어 유혹, 유인을 해 봅니다. 순간 소심하고 조심스럽던 찌가 교과서처럼 한목 '팍' 찍어 줍니다. 하하하, 첫수를 예쁜 붕어로 시작해 봅니다.
'옥포의 고기들은 순진하기도 하여라.' 두어번 투척에 따박따박 한마리씩. 대강 열두어수 손맛을 본 뒤에, 갑작스레 고질병이 도집니다.
'아 이 대의 휨새 손맛도 지겹고, 이 찌의 움직임도 이젠 지루하다.'
채비를 바꿀 시기가 왔습니다. 우선 대를 조금 더 휨새가 좋은 금법이도 열척으로 바꾸고, 찌도 통공작, 무크 11목, 톱길이 약 13cm, 몸통길이 약 9cm, 몸통이 커지고 반면 찌톱은 무크톱,부력이 더 없는 관계로 비슷한 찌놀림을 보일 걸로 예상은 됩니다만, 길어진 몸통만큼 침력으로 작용하는 편납은 조금 더 감기는, 첫 찌보다는 소위 조금 더 고부력의 찌 입니다. 열두어마리 잡아내는 동안 멀리 있던 치어, 어린 붕어들이 같이 집어 되어 중층에 떠서 낙하하는 떡밥을 중간에서 건들고 뜯어 먹어, 부득이 약간 더 빠르게 채비를 안착 시키기 위한 선택 입니다. 더불어 처음 시작한 목줄에서 윗바늘 아랫바늘 공히 줄길이를 5cm 씩 줄이고, 바늘도 약간 더 무거운 놈으로 교체 합니다.
역시 찌부력 맞추기, 활성도로 보아서는 11목중 7목 정도에 맞춤을 하고 싶지만, 조금이라도 더 빨리 채비를 내리기 위해 역시 5목 찌맞춤을 합니다. 목줄이 변한 만큼, 그리고 먼저의 낚시에서 열몇수 낚시를 한 만큼 바닥의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 되어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수심을 측정 합니다. 전후좌우, 골고루......

두번째 낚싯대, 두번째 찌로 역시 어분 양콩알 바닥 슬로프 낚시를 시작 합니다. 이번에는 첫 낚시에 집어를 한 덕에 채비 투척 두번 만에 입질을 받기 시작 합니다.
......
......
따박따박, 한마리 두마리, 역시나 옥포의 순진한 붕어, 잉어들은 착하게도 입질을 이어 줍니다. 또 한 열마리...

피곤이 몰려 옵니다. 낚싯대 척수를 줄여야 할 시점 입니다. 한척 정도만 줄이고 싶지만, 고갈 되어가는 체력에 아예 두척을 과감하게 줄여 여덟척 낚싯대를 꺼내들고, 예의 앞의 과정을 반복 합니다.
......
따박따박......



명절이라, 차례 후 성묘를 가신 분들, 일찍 일과를 마치고 벌써 귀가를 서둘러 고속도로를 타신 분들, 아니면, 오랫만에 일가친척 친지, 친우, 등 만나서 회포를 푸시는 분들이 너무나 많으신 지 오후가 되어도 낚시터는 고즈녁 하기만 합니다. 저까지 포함하여 채 열분이 되지 않으신 조사님들께서 차분하게 망중한을 즐기 십니다. 다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손맛들을 보십니다

오늘도 다섯대의 낚싯대와 네개의 찌를 바꿔가며, 제법 재미있는 낚시를 하고 조금은 이른 시간에, (오후 대여섯시경) 자리를 정리 합니다.

옥포랜드는 항상 즐겁고 반가운 놀이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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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춘근프로 13-09-23 13:28 IP : 164e971f2c9f0d8
정보 감사합니다
배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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