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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치 연기 들이마시고 스트레스 받고@@@

얼음천사 IP : 49eef0e394558da 날짜 : 2012-04-18 10:42 조회 : 4133 본문+댓글추천 : 0

안녕하세요^^화성에 서식하는 얼음천사입니다

지금껏 여러 회원님들이 올리신 조행기를 눈팅만 했었지 이렇게 올리기는 처음입니다.

처음이라 기분좋게 올려야하는데...

장문이 될 것 같은 예감이지만 여기에서라도 넋두리를 해야겠습니다.

이해해주십시요...


어제 오후 집에서 10여분 거리의 관리형저수지를 갔습니다.

가끔 가던 곳이라 사장님과도 잘 알구요.사진 보시면 어딘지 짐작 가시는 분이 계실겁니다.

그 저수지는 이맘때면 관리실 앞 수초대가 잘 나오다보니 늘 북적거리던 자리였는데 요근래는 조용하더군요.

전 떡밥 낚시를 즐겨하는데다 북적거리는 게 싫어서 늘 맹탕에서만 했었는데,어젠 수초대가 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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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 다 끝내고 일몰이 너무 이뻐서 급하게 핸드폰으로 찍었습니다.

생각보다 이쁘게 나와서 카카오톡 배경으로도 올리고 기분좋게 짝밥을 달아 던졌습니다

30여분 하다보니 바람이 꽤 쌀쌀하더군요.

너무 추워서 일단 차에 들어가서 어떻게 할지..당장 난로나 옷가지들을 챙기러 집에 갈까?좀 더 있다갈까?

바람이 언제 잘까?하고 핸드폰 만지작거리는데 굉음과 함께 차가 흔들립니다.

"...뭔가...내 애마를...아직 돌도 안지난 아기를 누가 뽀뽀한건가?..."

뒤돌아보니 지나는 차도 없고...벌써 치고 간건가하고 둘러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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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소각장 쓰레기를 태우셨는데 부탄가스가 터졌나봅니다.

놀란 마음은 둘째치고 사진이 어두워서 모르시겠지만 저 불꽃,소각장 3m도 안되는 거리에 제 장비가 펼쳐져 있는데.

비싼 장비들은 아니지만 저 녀석들 장만하려고 와이프한테 얼마나 애교 아닌 애교를 떨었는데.

혹시라도 불똥이 튀어서 의자,떡밥가방,낚시가방,펼쳐논 낚시대...그 때부터 장비에서 눈을 못 땝니다.

그렇다고 내려서 장비를 걷을수도 없고,차에서만 불똥이 안튀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 때 또 하나가 터집니다.

불똥이 여기저기 튀더니 바로 옆 화장실에 불이 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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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미치겠네...."

안절부절 하는 사이 5개가 더 터지고 슬슬 화가 납니다.

물론 쌓여만 가는 쓰레기를 마냥 둘 수도 없으니 이해는 합니다만 가스는 분리수거를 하셨어야지ㅡㅡ

낚시하시던 분들도 그냥 버리면 어쩌는지...구멍 하나 뚫는 게 그리 어려운가.

화장실에 붙은 불,근처 잡초에 번진 불 끄느라 위험한데서 왔다갔다하시는 사장님을 보니 뭐라고 못합니다.

그걸 보며 스트레스 받느니 장비 생각말고 밤낚시 준비나 해오자!하고 뒤돌아 섰습니다.

집에 와서 늦은 저녁 먹으며,좋아하는 야구팀도 응원하고..그렇게 나와 도착하니 10시...4시간을 그냥...@

"어차피 밤낚시 할거니까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덩어리들 보겠지..."

흐뭇하게 캔맥주 한 모금 하려는데..매캐한 연기가 숨을 못 쉬게 만듭니다.

큰 불은 꺼졌지만 작은 불씨가 살아 자욱한 연기만 뿜어대더군요...

알아서 꺼지겠지했는데...1시간...2시간...(그 때 새삼 느꼈습니다.연기는 잘 생긴 사람 좋아한다고.ㅋㅋㅋ)

연기는 더 매캐해지고...

이러다 숨어있던 부탄가스가 또 터지는게 아닌가 싶어 떡밥그릇 하나 들고 왔다갔다하며 진화를 했습니다.

12시가 훨씬 넘은 시간...

매캐한 연기가 또 납니다.구석에서 불씨가 또 살아납니다.

일어나서 또 몇 번을 왔다갔다하며 껐습니다.

어수선하니 낚시도 할 맘도 없고...짜증도 나던 찰나...

왼편으로 10여m떨어져 낚시하던 조사분.수초 뿌리까지 뽑을 기세로 챔질합니다.

아름다운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아이 18!이게 뭐야@"

원줄이 터졌더군요.찌는 그 자리 그대로 ...

일어나 바로 뒤에 세워둔 차 트렁크를 열더니 뭔가를 꺼냅니다.

"풍덩!"

벽돌보다 큰..바위 던지는 줄 알았습니다.찌 건지겠다고..

그 분 7대 펴 놓으셨던데 그 찌를 꼭 그 때 건져야 했는지,

어두워서 뭘로 건지려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최첨단? 장비를 풍덩하고 던지셔야 했는지..

옆에서 연기마시며 한 마리 잡겠다고 앉아있는 나는 안보이는지.

너무한다 싶더군요...나머지 6대로 해도 될터인데..

누군 낚시대 3개밖에 없어 3대 펴 놨남?혼자 궁시렁거리는데.

혼자 욕도 잘합니다.저 들으라고 한건지. 또 던집니다...못 건집니다...

포기했는지 조용합니다.

그나마 들어오던 잔챙이 입질도 뚝 끊어져버렸습니다.

참!이 지면을 빌어 인사드립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하얀 싼타페 차주분.덕분에 어젯밤에 낚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봤습니다.

바램이 있다면 번쩍번쩍 광 낸 차만큼 낚시매너도,낚시 실력도 광 좀 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간 이 글 꼭 보시길 바라며,

못 보신다면 주워 듣기라도 하시길 바라며,

담엔 까만 그니발이 근처엔 오지마세요.

어젠 저보다 나이가 조~금 연배이신것 같아서 맥주로 달랬습니다만

만약 또 만나서 그런다면 어찌 변할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 또 매캐한 연기가 눈과 코를 찌릅니다.

생명력 강한 것들...

막대기 하나 들고 쓰레기 뒤적거리며 물을 퍼 나릅니다.

지나던 사람들이 봤으면 소방관인줄 알았을겁니다.

잘 안쓰는 후레쉬 꺼내 어색하게 모자에 꽂고 작은 불씨 하나하나 다 찾아 껐습니다.

그제야 시원한 밤공기가 코로 들어오네요.

헌데 어지럽더군요...연기 너무 마셔서인지.속도 울렁거리고@

모르겠다 맥주나 마시자..

남은 맥주 한 모금에 밤하늘 쳐다보고.이어폰엔 좋아하는 노래도 흘러나오고.

2곡이 끝나갈 무렵 왼쪽에서 또 바위?던집니다.못 건집니다.

그 후로 30분마다 트렁크,조수석 쾅쾅 열고 닫네요..

새벽 4시

이슬맞고 청승맞게 앉아있는 제 모습이 한심스럽습니다.

주차장 앞에서 낚시하는 분 방해될까봐 멀리 세워둔 차에 가자니 짜증이 납니다.

혼자 매너 있는 척,배려하는 척 했던 제가 더 짜증납니다.

4시30분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하나하나 접는데 하얀 산타페 님.. 차에 들어갑니다.주무시러가나봅니다.

잘 주무시구려ㅡㅡ꿈엔 한 번에 찌를 건지시길...

다 쓴 부탄가스 꺼내서 니퍼로 화풀이 합니다.

그 저수지 재활용칸에 비참한 부탄가스보시면...저라고 생각하세요...


10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화가 나네요...

물론 여기 월님들은 안그러시는 거 압니다.

너무 화가나서 주절거려봤습니다...

노지 나가자니 이 동네가 외국인두 많고해서 겁나고.유료터 가자니 매너없는 넘들땜에 짜증나고.

화성 생활 4년째인데...강원도로 가고 싶네요...

거긴 조용하게 할 수 있는데...

첨 여기 왔을땐 낚시할 곳이 많아 행복한 비명을 질렀는데,

이젠 싫어지네요.한 군데만 있어도 조용했으면 좋겠네요..

낚시를 접어야하나요?이거 아니면 할 게 없는데...

아직두 머리가 띵 하네요...옷 갈아입었는데...냄새가 살 속에 파고 들었나봅니다..ㅎ

제가 낚시할 때 이어폰을 꽂는 이유는 노래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주위 분들 떠드는 소리 듣기 싫어서입니다.

왜...

혼자 낚시하면 조용하다못해 쥐죽은 듯 있다가 일행 하나 나타나면 사자가 되는지..

둘이서두.셋이서두 충분히 조용히 즐길 수 있는데...저흰 그랬는데...

손맛터에서두 일행들 밥 먹자고,입질 어떻냐고,,, 문자로 주고 받았는데...

막내 낚시 배우고 싶다해서 데려갔다가 재채기 한 번 했다고 무지 혼냈는데.

막내는 아직두 그 날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아들들 4살,2살때 낚시터,저수지 바람쐬러갔다가 조금 뛰었다고,

엄마 큰소리로 불렀다고 차에 끌고 가서 줘 팼는데...

지금은 4학년,2학년이지만 낚시터만 가면 알아서 조용히 있는데..

제가 낚시를 잘못 배웠나봅니다.

아버지 예전 취미가 붕어 낚시일 때 제게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그 땐 낚시에 관심이 없어서 귀담아 듣진 않았지만 한마디는 기억합니다.

"낚시하는 사람은 양반이다.취미로 낚시는 참 좋은 것이다."

아버지...아닌 사람도 많던데요?좋은 것만은 아닌데요? ㅡㅡ

중학교 때 어느 주말 아버지가 부르셨습니다.

"공부 잘 하는 것도 좋지만 인간이 되라.공부 잘하고 인간 안되면 필요없다.차라리 공부 못하고 인간 되는게 훨씬 낫다"

그 때 그 말씀 듣고 공부 포기하고ㅋㅋ인간이 되려 했는데...

저보다 못 한 인간이 많네요...

못다한 맥주 한 잔 더 해야겠네요...오전에 무슨 술이냐구요?

저...백수랍니다... ㅡㅡ낼이면 마흔인데...덴장...ㅎㅎㅎ

월님들 모두 좋은 날 되시구요...담엔 어떤 글로 인사 드릴런지 모르겠지만 그 땐 기분좋은 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전 운전 하시고.건강하세요^^
추천 1

1등! 혁이머슴 12-04-18 11:01 IP : 5edca66fd61d943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고생하셨습니다~~~
추천 0

2등! 안타라스 12-04-18 11:31 IP : 09fb632dbbd4d2a
저도 화성에 있는데,,ㅌㅌ
화성권 쓰레기 많죠,,, 잡조사님도 많고,, 그냥 그러려니하세요,,
낚시는 레져입니다..
업으로 하시는 것도 아니고 조금은 유유자적,,, 어차피 물어줄놈은 물어주는 것이고,,
그런게 싫으면 깊은산속 옹달샘을 찾아 가시는게 정신건강에 이로울수있겠네요..
물론 저도 문자로 주고받고 술도 안하며 오줌도 그자리에서 해결할정 도로 낚시질 합니다..
라이트도 소지하지않고,, ㅋ
추천 0

3등! 려운 12-04-18 11:33 IP : d8604638cbb070c
화성 버들지네여.. 안그래도 저도 예전부터 몹시 거슬렷던 문제인데...안걸릴라고 밤이나 새벽에 태우시지만 주변에 낚시하는사람잇으면 좀 하지좀 마시지.. 이건 여기 문제가 아니라 모든 낚시터들이 불법소각하시더군요.
그래도 버들지는 나름 분리수거함도잇는거같은데 그거 한번에 다모아서 태우나보네여?
어쩔땐 신고하고싶을때도 잇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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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여명 12-04-18 11:55 IP : b5ac9319769344a
글을 읽는 내내 얼음천사님의 답답함이 저에게도 전해 옵니다.

소각하는 문제는 접어 두고, 낚시터에서 그렇게 예의없이 행동하시는 분들...참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인격을 떨어트리는 일인걸 모르는걸까요?

같이 낚시라는 취미를 갖은 동업자인데, 조그마한 배려도 못하는 분들인가?

너무 속상해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 예의없는 사람보다는 예의있는 사람이 훨씬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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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프로 12-04-18 12:15 IP : 8eaabebf659346d
부탄은 빵꾸내서 버려야하는데 큰일날뻔하셧습니다 낙시도제데로 못 하시고 고생만으셧네요
잘보고가요 어복충만하세요
추천 0

붕어싸망코 12-04-18 17:18 IP : 8d0f7860d4ed386
6박7일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ㅡㅡㅎ
추천 0

퐁퐁 12-04-19 09:30 IP : 7b62c54094dd1fd
멋집니다.!
추천 0

바라보기 12-04-19 12:49 IP : da1a32f22c31814
개념없는 사람이 즐비하네요..
맘 푸세요..그런 사람들 보단 좋은 사람이 더 많은 세상이랍니다...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