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하고 잠시 손맛을 볼 생각에 모 유료터를 찾았습니다.
(내용상 낚시터명은 밝히지 않으려 합니다.)

퇴근과 동시에 도착한 유료터에는 20여명의 조사가
긴 전봇대위에 빨간 안테나를 달고 투명하고 긴 전선을 통해서 물고기들의 통신연락을 기다리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조황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도착(오후 4시 50분정도)과 동시에
저마다 물고기들의 몸에 좋다는 온갖 영양식을 섞어서 만든 종합영양식으로 물고기들을 영접할 만반의 준비에 들어 갔습니다.
특히 오늘 확산성 집어제로 쓴 토코 멕스(?)에는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하니 종합영양식이라는 말이 실감 나네요.

그리고는 평소와 같이 3.2대를 쌍포로 날리고
분주하게 음식상을 차려봅니다.

하지만 막상 음식상을 차려놓고 손님을 기다려도 찿아 오는 손님이 없습니다.

그러나 맞은편의 한곳은 그저 몰려드는 손님으로 정신없이 바쁩니다.

그러기를 3시간 정도는 흐른것 같습니다.
이때 저는 무언가의 재미있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고기들은 어떤 운동을 할까요?
제가 생각하기로는 '역도'  '권투'  '높이뛰기'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더군요.

제 찌는 물고기들이 권투하면서 샌드백을 치는지
찌가 좌우, 전후로만 흔들리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더군요.
거기다가 하는 거라고는 간혹 높이 뛰기를 하는지 찌앞에서 펄쩍 뛰는놈도 있습니다.

하지만 건너편에는 역도 선수만 있는것 같습니다.
찌를 잘도 들어 올리네요.
거기에 있는 심판원도 덩달이 신이 난것 같습니다.
'어이~구', '앗싸'
주심혼자서는 바쁜지, 부심도 한사람 있네요

하지만 나는 '우이~씨'하는 소리만 나옵니다.

이렇게 3시간 정도는 흐는것 같은데,
드디에 제게도 역도 선수가 전지 훈련이라도 온것 같습니다.
찌를 쭉 들어 올리기도 하고,
힘에 겨운듯 들었다가 금새 놓아 버리기도 합니다.
이런놈은 당연히 실격패지요.
그래서 이런놈은 퇴장 시키고 번쩍들어 올려서 성공하는놈들만 골라서 별도의 선수 대기실로 모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10시 조금넘어 철수 할때 보니
선수대기실에는 6명이 있어서 이놈들을 다시 훈련 시켜서
배구팀을 만들까 하다가 물고기는 위에 언급한 3가지 종목외에는 할 줄 모르는 동물인것 같아 그냥 각자의 집으로 돌려 보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잡은고기중에는 대부분 권투를 해서 그런지 머리에 타박상을 입은 것도 있고, 배에 찰과상을 입은 것도 있네요.

아무리 손맛보러 유료터를 찿는다지만 상처난 고기를 보니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많은 조사님들이 고기를 잡으면 가져가시기 보다는 손맛만 보고 방생을 많이 하는 편인데,
바로 방생하기 보다는 잡은 고기는 별도의 치료실을 만들어 거기에 일시적으로 넣어서 회복이 된 뒤에 방류를 하는것이 어떨가 하는 생각을 항상 가져보고 간혹 운영자님께 건의도 해 보았습니다만. 운영자님도 그게 쉽지는 않나  봅니다.

조사님들의 성숙된 낚시문화의식 만큼이나
낚시터 운영자님도 사소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조사님들 또한 어차피 방류할 고기라면 최대한 상처 안나게 조심스럽게 고기를 다루었으면 합니다.

참고로 전 주로 미늘없는 바늘을 쓰니까,
고기를 잡아도 뜰채로 뜬 상태에서 고기에 손을 안 대더라도 바늘을 뺄수 있으니까, 고기에 주는 상처를 최소화 할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가져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