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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강화도 신선지 조행기..2

머쪄머쪄 IP : 3dceb32bd1b7770 날짜 : 2003-08-08 21:59 조회 : 2417 본문+댓글추천 : 0

먼저 1편에서 리플을 달아주신 대박님, 입질님, 낚시꾼과 선녀님,
환경님, 어복없는 ..님..감사드립니다.

제가 간 강화도 신선지에 대해 잠시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신선지의 수면적은 약 9000평 정도의 규모입니다.
좌대료는 24시간 15,000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식당, 방갈로 등이 있습니다.
좌대의 약 50-60%가 시원한 산그늘에 가려져 있는 곳으로 가족들과의
나들이 장소로도 적격인 곳입니다.
강화도 시내에서 차로 약 15-20분정도의 거리에 있으며,
신선지로 가는 도중에도 주위에 여러 중소형 저수지(유료터) 도 많이 있습니다.
주 어종은 중국붕어, 토종붕어, 잉어, 향어등입니다.
주간 낚시는 피라미등 잡어의 성화가 이만저만이 아닌 곳으로, 주로
밤낚시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1편에 이어서..
두 낚시인은 서로 심한 욕설을 하고, 도둑넘 어쩌고 저쩌구..
듣기에도 거북한 소리들로 신선지의 아침을 깨우고 있었다.
가족들과 같이 온 여러 조사님들도 그 소리에 하나 둘씩 깨어나서
그 싸움을 곁에서 지켜보기 시작했고, 그 중에는 어린 학생들도
섞여있었다.
두 낚시인들이 싸우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어느 책에서 본 한자성어가 생각났습니다.
水魚混水(수어혼수).....
몇마리의 물고기가 물을 흐트린다...
그러나 결과는 의외로 쉽게 끝나버렸다.
A조사가 잡은 고기들은 저수지로 풀려났던 것이고,
B조사는 거의 대부분의 조사들이 잠자리에 들무렵 부터
소위말하는 소나기성 입질로 두대가 바쁠정도로 잡아올렸던 거이였다.
그럼 A조사가 잡은 고기가 저수지로 풀려난 이유는??
그게 웃깁니다.
A조사가 잠자리로 간사이, A조사의 친구분이 샘이나던지 A조사의 망태기를
뒤집어 고기들을 모두 방류한 것이였습니다.
나중에 그 친구분이 사건이 커질것을 우려해 고백을 해서 밝혀졌습니다.
모두가 실소를 금치 못한 사건이였습니다.

그렇게 오전 시간이 지나가면서 많은 차들이 빠져나가고
다시 새로운 차들이 들어오고를 반복했습니다.
낮시간엔 잡어로 인해 낚시가 제대로 되지않는다는걸 알기에
여자친구랑 강화시내로 들어가 점심과 간단한 요기거리를
사가지고 다시 들어왔습니다.

한데, 다시 돌아온 자리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분명 제 좌대인데 낚시대가 다른것이 놓여있고,
그 좌대에서 3칸 정도 건너에 제 낚시대가 걸려있었던 것이였습니다.
참고로 제 자린 바로 뒤에 차를 대고 세걸음만 가면 되는
신선지에서 최고로 진입이 용이한 자리였습니다.
낚시대는 다른 좌대로 깨끗이 옮겨져 있었고,
낚시대 옆엔 조그만한 검정 비닐봉투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어떨결에 자릴 뺏앗겨 버려 화도 나고, 어의가 없어
제자릴 뺏은 범인을 찾아보았지만, 주인이 없었습니다.
주인이 오면 따질 요량으로 기다리고 있자 검정비닐봉투가 눈에 띄였습니다.
할 수 없이 검정비닐봉투를 열어보았습니다.
그속엔 잘 삶은 옥수수 3개가 놓여져있었습니다.
순간, 제자릴 뺏은 분이 미안해서 놓고 가신게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왜 하필 내자릴 탐낸것일까??
특급포인트도 아니고...왜일까...생각하던 중에 누군가 뒤에서 부릅니다.
" 아저씨...죄송한데. 혹시 XX좌대앉으신 분이시죠??"
"네..맞는데요? 아저씨가 옮겨놓으셨어요?"
"네 죄송합니다....사실은...."
정황은 이러했다..
그분은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시는 분이셨는데, 낚시는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고한다
대신 그분의 아버님이 낚시광이시란다..
매년 여름이면 강화신선지로 낚시를 하러 오는데, 매년 그 좌대에서만,
낚시를 하시길 원하신단다...
왜냐면..그분은 장애자이시기 때문이란다...
하반신이 마비되어 휠체어로 움직이시는..
몇년전인가 집앞 아파트 계단에서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가 되셨단다...
그래서 신선지에 오면 항상 진입이 용이한 그 좌대밖에 앉으실 수 밖에 없단다...

죄송하다고 이해해 달라면서 옥수수를 놓고 가신거란다...
그냥 "네...그렇게 하세요"라고 밖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여자친구가 웃는다...
"쨔식~착한데....."라면서...

강화도 신선지 조행기 2편...이였습니다.
3편요??? 있습니다...ㅡㅡ;;
기다려주세요....ㅎㅎ

PS-"잘하셨습니다..", "역시 머쪄머쪄님이십니다..."등등의 리플은
      사양하겠습니다...사실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옮긴 좌대는 반나절이상 햇볕이 드는 그야말로 신선지 최대의
      썬텐 좌대였기때문입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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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환경 03-08-08 22:59 IP : 60ddd5f9dd00543

A/B 사건이 엽기 였습니다.
좌대이동 사건은 씁쓸합니다.
함부로 의견을 표현 하기에는...
3편을 기대 합니다. 근데 점심거리로 무엇을 샀을 까...?
묘한 감정에 맛있게 드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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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머쪄머쪄 03-08-08 23:24 IP : 60ddd5f9dd00543
환경님 리플감사드립니다.
ㅎㅎㅎ 저도 a/b사건은 엽기라 생각됩니다...
점심은 강화시내에서 냉면먹구요..
간단한 요깃거리로 과자랑 음료수,,,,등등..^^
나중에 제 좌대를 빼앗으신 (?)분들께서
삼겹살 파티에 초대해주셔서 배불리 먹었습니다 ^^;;
날씨가 많이 덥네요..
자연보호때 환경님의 말씀..실천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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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떡붕어 03-08-09 11:04 IP : 60ddd5f9dd00543
머쪄머쪄님 이 조행기를 읽으면서
연인상으로 받았으야할 파라솔이 왜 이렇게 생각날까요 ㅎㅎㅎㅎ

여,친 이랑 함께 낚시를 즐기시는게 부럽습니다
3편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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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과선녀 03-08-09 12:26 IP : 60ddd5f9dd00543
그러게요...
A/B사건...끝내주네요.
머쩌님 사양해도 자리양보 잘 하셨습니다.
그리하고나니 여친께서 쪼~오옥! 이런거 한 방 안날리던가요?
ㅋㅋㅋ..그건 그런거 안해도 기본이라구요?
3탄 날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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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한회원 03-08-09 21:41 IP : 60ddd5f9dd00543
머쪄머쪄님 너무 잘하셨읍니다
조금은 아쉽지만 같은 취미를 가지신 분에게 배려하느마음
너무 아름다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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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한회원 03-08-12 06:38 IP : 60ddd5f9dd00543
아름다운 마음이 배어있는 글.
자~알 읽었습니다.
3편이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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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03-08-12 09:06 IP : 60ddd5f9dd00543
잘하셨습니다..
역시 머쪄머쪄님이십니다... ㅎㅎㅎ
뭐가 그리 바빴는지 이제야 2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잘 지내시죠?
누가 감히 그 상황에서 내 좌대라고 비켜달라고 하겠습니까?
사실 그러고싶지 않았다는 말씀조차 겸손으로 보이구요..
3편 빨리 올려 주십시요~
나도 이번 휴가때 유료터에서 푹~ 썩을 까 싶거든요..~ ㅎㅎㅎ
머쪄머쪄님 조행기때문에...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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