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터조행기

· 사진이 있는 조행기만 메인화면에 노출됩니다.
· 유료터회원조황 게시판과 통합되었습니다(2024/5)

강화도 신선지 조행기..3

머쪄머쪄 IP : f8a4b259d61f4e5 날짜 : 2003-08-12 10:19 조회 : 2218 본문+댓글추천 : 0

"오빠는 낚시가 왜 좋아??"
햇살이 다소 약해질 저녁무렵, 여자친구가 뜬금없이
이런 질문을 해온다..
"자연을 접할 수 있고, 손맛, 찌맛, 현대사회에서 가장
자연과 밀접한 원시적인 레져활동이기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그냥.....재밌잖아."라고만
대답했다... 

나는 왜 낚시를 좋아할까??
쉽게 답이 나오는 질문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쉽게 답하기에는 뭔가가 부족했다...
내가 낚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경험에서만 얻을 수 있는
희열감과 기대감....이 두가지에 모두 포함되어있다고 생각했다..
잠시 혼자 그 질문에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가 이내..
"그래 그냥이다...그냥 좋아..."라고 혼자 생각해버렸다..

신선지에서의 나의 채비는
원줄 모노 1.5호, 목줄 테크론 2호, 바늘 무미늘 5호..
애초부터 신선지 붕어만을 잡으려고 했던 채비이기에
조행기간 내내 혹시나 잉어나 향어가 물까..두려웠다..
저녁이 되어 슬슬 배가 고파올 무렵 낮시간 동안 저조한 조황을 보인
전좌대에서 조금씩 입질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때 갑자기 29칸대 찌가 쑥~하고 빨려들어갔다.
재빨리 챔질을 하면서도 머릿속엔 "젠장 잉어닷..."라는 두여움이
스쳐갔다..
아니나 다를까..
수파 노랭이를 뺐았으려는 듯  놈이 계속 중앙으로 쳐박는다..
앉은 자세에서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서 좌측으로 약간 방향을
틀어 놈이 중앙으로 가지 못하도록 머리를 돌리게 만들었다
역시 놈이 주춤한다..
이때다....윙윙거리던 원줄이 허무하게 끊어져 버렸다...
2만5천원짜리 군xx학 찌......아무리 유료터라지만, 이넓은 저수지에서
그 찌를 다시 찾기란 틀린것 같다..
갑자기 내자신에게 화가난다...잉어 향어가 있는 줄 알면서도
그런 채비를 한 것이 애초에 화근이였다..그때, 내앞 약 10m앞에
찌가 몸통까지 오르락 내리락한다..마치 약올리는듯...
갑자기 그놈얼굴이 보고싶어졌다..
관리실에가서 전후사정얘기하니 아저씨가 고맙게도 보트를 띄워주신다..
낚시대를 개조한 끝이 ㄱ 자로 구부러진 막대기를 가지고,....
이넘 기다려라~~~~
보트가 찌가 서있는 위치부근에 왔는데도 놈이 겁을 내지 않고 그대로 있다...
그래 그래 계속 있거라...
긴 막대를 이용 찌밑 원줄을 감았다..
살살 보트 쪽으로 당겼다..살살 달려나온던 놈이 갑자기 수면위로
솟구친다..헉...잉어가 아니다....향어도 아니다.......
이름하여....1m가 훨씬 넘는 대두어....였다
관리인 아저씨가 한마디 한다...아이구.."대두어네...그냥가..못건져..저건.."
내가 생각해도 어림도 없는 짓 같았다...
결국 찌도 못건지고 다시 원위치...
너무나 아쉬웠지만, 처음보는 대두어의 모습에 만족해야 했다..

다음날 아침까지 총 조과는 붕어만 41마리 내가 30마리 여자친구가 11마리..
2박3일 동안 유료터에서 잡은것 치곤 좋은 조과는 아니였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고, 뜻있는 조행이였다..
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 다시 한번 낚시를 왜 좋아할까에
대해 생각하면서 시간이 되면 월척님들과 함께 신선지로 원정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했다..찌 건지로.....

사실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재미있지 않았고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은 조행이였습니다.
허나 평소엔 그냥 지나쳐 생각했던
"내가 왜 낚시를 좋아하는지"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낚시가 가지는 매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되었습니다.
좀 더 아끼고 가꾸고 지키면 자자손손 물려줄수있는 취미생활이라고......

정말 재미없는 조행기 읽어주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천 0

1등! 낚시꾼과선녀 03-08-12 10:44 IP : 60ddd5f9dd00543
대두어와의 상면...
그 놈 걸어냈으면 대단했을낀데...
머쩌머쩌님...
2박3일간의 신선지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남은 여름 알차게 보내세요...^^*
추천 0

2등! 대박 03-08-12 12:25 IP : 60ddd5f9dd00543
대두어...ㅎㅎ 사진으로만 봤는데..ㅎㅎ

머쪄머쪄님~ 이런말을 어디서 들은거 같은데요..
그사람 어디가 좋아서 그렇게 죽고 못사냐고 물어올때..
착하다.. 또는 성실하다는 따위의 이유를 대지 못하는..
그야말로.. 나도 왜 그 사람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며 정확히 이유를 대지 못하는게 진정으로 좋아하는 거라구요..

찌맛? 손맛?
물론 이유가 되겠지만.. 저 역시 정답은 [나도 잘 모르겠다] 입니다
조행기 잘 봤습니다..
휴가 잘 보내고 오셨다니 제가 휴가 갔다온거 같네요..ㅎㅎ
추천 0

3등! 찐한손맛 03-08-12 13:42 IP : 60ddd5f9dd00543
머쪄머쪄님~ 안녕하세요
나는 왜 낚시를 좋아하는가??????
참 쉬운 질문인것 같은데..... 나는 왜 낚시를 좋아 하는가 막상 대답을 할려고 하니 아무 생각도 나질 않고 머리가 텅빈 느낌 만이 드네요.

나는 왜 낚시를 좋아하는가?????? - 나의 기준으로

1. 진짜초보 시절 : 낚시를 좋아 하지 않았다
- 아마 85년 정도인걸로 기억이 난다. 대구 뭍에서 50원짜리 조립 낚시를 장만하고서 대나무 낚시대로 처음 낚시를 간 기억이 난다
그때는 간드라의 불빛이 좋았고 카바이트의 냄새가 좋았다. 고기는 싫어 한걸로 기억이 난다. 특히 낚시는............ 근데 왜 지금은 ???????

2. 쪼매 초보인 시절 : 얼떨결에 낚시 장비가 생겼다
- 얼떨결에 고모부에게 릴대랑 그때 당시 가장 좋다는 릴뭉치(SS5000번) 얻어서 자랑 할려고 낚시를 다닌걸로 안다

3. 초보이면서 초보 안닌척 하던 시절 : 고기가 나를 아는척 하는것 같다
- 이상하리 만큼 그때는 낚시만 가면 고기가 아는척 한다. 붕애랑 피래미들이, 그때는 그냥 낚시를 한다. 혼자서.......

4. 초보 아니라고 큰소리 치던 시절 : 알고보니 정말 왕 초보였던 시절
- 대구 아양교 밑 보에서 낚시하던 때이다. 어느정도 장비도 갖춰졌고 고기도 잘 잡힌다는 소식을 접하고 낚시를 시작 했다. 그때 나이 지긋하신 어른 두분과 같이 낚시를 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부력이란걸 알았고 찌톱이란걸 알았으며 찌톱이 저렇게 가는게 있었다는걸 알았으며 왜 닙퍼가 필요한지 알았다. 100원짜리 찌에 봉돌은 아무거나 달고 던지기만 하면 잡히는 고기는 없다는것을 깨 달았다.

5. 초보를 서서히 벗어날 무렵 : 초보를 벗어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초보
- 노지만 다니다가 손맛도 못보고 해서 처음으로 찾아간 곳이 지금은 없어졌지만 구미 사곡에 있었던 새마을 낚시터. 구경을 하고 있잖이 한분의 조사님이 나와 똑같은 생각으로 구경하다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우리 반반씩 요금내고 한번 던져 볼까요 한다. 그것이 유료터에서의 첫 경험이다
대를 담구고 바로 입질을 받았다 근데 줄이 터져 버린다.
이런 찌를 달고 돌아다니다가 다른 조사님들이 건져 주신다.
나는 속으로 저 고기는............. 아.......... 근데 고기도 같이 주신다
아마 그때까지 내가 낚시를 시작하고선 제일 큰놈인걸로 기억한다
아!!!!! 나도 이렇게 큰고기를 잡을수 있다, 나는 얼른 고기 한마리 들고 철수 한다. 주인이 고기 뺏을까봐. 30분도 안했는데.........

6. 초보를 벗어나고 고기를 잡으로 다니던 시절
- 오로지 고기만 잡으러 다닌다. 낚시의 정도는 없다. 고기 안잡히면 속상하고, 고기 못잡으면 스트레스 더 받아 돌아온다. 그날은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샌다. 욕조에 찌를 담가 보기도 하고, 세탁기에 담가 보기도 하고......
눈은 뱁새눈이 아니고 붕어눈으로 변해 버린채 출근한다

7. 고기를 잡기 보다는 낚시를 가던 시절
- 날씨에 민감하고 달의 움직임을 알고 우주를 알기 시작한다.(하하하)

8. 지금현재
- 처음 낚시를 시작하면서 간드라의 신기한 불빛에 매료되어 낚시를 하나하나 배워나가며 지금 여기까지 왔지만 아직까지도 내가 모르는 그런 심오한 매력들이 철철 넘쳐나는것이 낚시인것 같다.
낚시라는것이 고기와 땔래야 땔수 없는 상관관계에 있지만 고기와 낚시를 반하는 사이 진정한 낚시꾼으로서의 조사를 거듭나지 않을까 싶다
아직 나는 그런 반열에 들어가지는 않는것 같다.

머쪄머쪄님~의 조행기 및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머쪄머쪄님~이야 말로 진정한 꾼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것 같고 월척을 사랑하는 조사님들 모두가 우리가 말하는 진정한 꾼들의 모습인것 같다
나는 언제쯤이나 꾼의 반열에 들어갈 수 있을까.......

나는 왜 낚시를 좋아하는가??????
그렇다 결론 내려 진것 같다. 나는 왜 낚시를 좋아하는가의 정답은
-
-
-
-
-
아직 나도 잘 모르겠다 ----------- 죄송합니다.
추천 0

대박 03-08-12 14:03 IP : 60ddd5f9dd00543
결국 [잘 모르겠다]라는 결론이시라면 정말로 낚시를 좋아하고 사랑하시는거 맞습니다. ㅎㅎ
추천 0

환경 03-08-12 14:05 IP : 60ddd5f9dd00543

머쪄머쪄님.~!!
재미있는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아무나 훙내 낼수없는 조행기 그 자체입니다.
무언가를 생각케 하는 님의 조행기 넘 부럽습니다.
낚시가 왜 좋을까........................?


추천 0

시나브로 03-08-12 16:04 IP : 60ddd5f9dd00543
머쪄님!1 저어복업는넘에서 아뒤이걸로바깟어요, ㅛㅛㅛㅛㅛ
오빤왜낙시가조아?? 흐흐증말로 부러운 장면이군요-----------
머--특별한내용은업네요--3편까지기대햇더니만은,,,,,그래도 머쪄님의
팬들이 만긴만네요,ㅛㅛ, 근대--한마디를 굳이 씹자면---넘젊은나이에
낙수에빠져든게아닌가싶네요??(농담이구요, ) 빨리가정을이루시지요?
ㅎㅎㅎ., 전 제성격하군 맞는거같더라구요--낙시가---------------
10여년전에 장비를다버리고말앗는데---몇년전부터 유료터로가더니만
(처음유료터에갈땐 집에서가까운데엿어요), 아--이조건이맞앗던가봐요,
가갑고,편하고, 손맛보구하는게---지금은 한곳에만다닌지3년이 됏답니다. 그곳에가면 만은분들도알게대고, 편안하게 놀다가오곤한답니다.
암튼, 즐낙하시고 만은 정보부탁드립니다
추천 0

머쪄머쪄 03-08-13 08:46 IP : 60ddd5f9dd00543
낚시꾼...님
늦었지만, 월척구미지회 창립(?)을 감축드리옵니다.
언제한번 뵈오면 대물낚시좀 알려주세요 ^^;;

대박님..
언제나 정성스런 리플에 감사드리고있습니다.
미남삼총사의 진검승부...올해안에 끝이 날까요??ㅎㅎ
갠적으로는 대박님을 응원하겠습니다...ㅎㅎ

찐한손맛님..
장문의 리플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제 6단계에 접어든것 같네요 ^^;;
정말로 쉽지만 어려운 답인것 같습니다...
언제나 안출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물가에서 뵈오면 인사 올리겠습니다.

환경님..
리플감사드리오며, 언제나 환경님의 글을 볼때면
자연보호모임때의 말씀이 생각나 흐믓합니다..
항상 안출하시고 밤기온이 제법 찹니다.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시나브로님..아뒤 바꾸셨네요^^;;
맞습니다..젊은나이에 낚시에 빠져버려서리..ㅋㅋ
특히 유료터낚시에 빠져서리...
언젠가 대물낚시를 다시 해보고 싶은데...시간이 나질 않아서..쩝
언제나 안출하시고요..많은 유료터정보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