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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의 유료터 조행

낚시go IP : 9acbed08a677e54 날짜 : 2003-08-17 18:06 조회 : 2045 본문+댓글추천 : 0

14일 저녁 조우가 낚시를 한다기에 위문가서 새벽까지 같이 뚜꺼비 잡아주고
15일은 지인이 이서낚시터에 손님을 한분 모시고 오신다고
동행을 하자고 하실길래 통상적으로 6시에 울리는 알람소리를 듣고
이서낚시터로 향했다.

실로 오랜만에 찿은 이서낚시터는 연과 어울어진 넓은 저수지가 유료터같지 않고 시원스러워서 좋다.
몇 년전에는 자주 찿았는데 근래에는 많은 낚시터가 생긴관계로
몇 년만에 다시 와보니 전보다 연이 많이 퍼져있었고,
화려한 연꽃은 입추의 기운이 힘에 겨운 듯 꽃잎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근래 디카에 흠뻑 빠진 지인은
마지막 남은 몇몇 연꽃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히 못 주위를 맴돌고 계신다.

간단히 사장님께 인사 여쭙고, 자리 추천을 부탁드렸더니
저수지 입구 도로쪽4~5번째쯤 3.2칸대로 연앞을 공략하면 붕어가 잘 나온다고 하신다.
그래서 사장님이 말씀 하신 자리에 3.2칸대로 쌍포를 포진하고,
양념으로 2.9칸대 하나를 연사이의 구멍에 퐁당하고 빠뜨려 놓았다.
그리고는 3.2대 두 대로 집중 공략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낚시대를 설치할 때 까지만 해도
입추 지난 갈바람이라 역시 시원해서 좋다라고 느꼈던 것이
이건 그냥 갈바람이 아니라 완전히 태풍이다.
밑밥달아서 낚시대를 던지려니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리 만치 바람이 세다.

더구나 내가 앉은 자리는 맞바람을 맞이 하고 있다.
설상 가상, 앞에 연만 없다면 맘껏 휘둘러라도 보련만,
앞에는 연까지 무성해서 앞치기로 낚시줄의 반 지점에서 멈추어야 하니
어설픈 낚시꾼에겐 난감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자릴 옮기자니 귀찮고 서글프고 마땅히 맘에 드는 자리도 없다.
거기다 수면은 말이 저수지지 완전히 파도가 친다.
할 수 있는거라곤 일단 무조건 채비를 날려 보지만,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제 멋대로 채비는 날아가고 만다.

그런 가운데 바람의 눈치를 살펴가며 간혹 채비를 원하는 포인트에 투척을 시킨다.
물고기와 힘 겨루기로 보내야 할 시간이 바람과 싸우다 보니
입질 한번 못 보고 오전 시간이 다 가버렸다.
이렇게 전반전은 제대로 공격한번 못 해보고 나의 완패로 끝나고,

후반전의 반전을 기약하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에서 닭백숙으로 체력을 보강하고,
물고기 몰래 신경 흥분제인 약물을 한병 복용하고 다시 후반전에 임했다.

하지만 후반전의 최대 적도 바람이고,
게다가 과다 약물 복용인지 아니면 점심때 먹은 닭이 ‘콕시듐’에 걸려 전염이 된건지,
자리에 와서 앉으니 그저 꼬박꼬박 졸음이 온다.

그런다 잠결에 ‘다가닥’하는 낚시대 소리가 나서 깜짝놀라 눈을 뜨보니,
벌써 낚시대는 저만치 나가 있고 낚시대의 1/3은 연사이에 쳐박혀 있다.
얼른 옆의 대로 빠진 낚시대의 손잡이를 몇회 감아서 살살 끌어내서,
아슬아슬하리 만치 겨우 손으로 잡고 당겨내니 고기힘인지 연에 걸린건지,
뭔가 한번 당기는 느낌이 오더니 금새 앞으로 끌려나온다.

낚시대를 끄집어 내고 보니 원줄과 목줄의 매듭부분이 떨어져 나가 버렸다.

이렇게 이서낚시터에서의 낚시는 단한번 입질이 물고기들의 심한 눈치작전에 말려들고
그날의 일전을 마치게 되었다.
그날(15일) 이서낚시터는 전체적으로 바람의 영향탓인지,
꽝 아니면 낱마리 수준으로 저조한 조황을 보였다.

어제(16일) 아침부터 조우로부터 또 낚시 가자는 전화다.
아무래도 내가 워낙 고기를 못잡으니까 덩달아 못잡는 사람들이
마음의 위안을 받을 목적으로 나를 데려가는 것 같다.
‘그래’ 일단 대답부터 하고 본다.
그런데 오후에 볼일 좀 보고 저녁을 먹고 나니 어느덧 9시다.

어제는 갈 바람이 낚시를 망쳐 놓더니,
오늘밤은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왠지 서글프다.

더구나 캄캄한 야밤에 비도 오는데 일반 노지에 가서
이 야밤에 밑거림에 시달릴 것을 생각하니 썩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그렇다고 안가고 집에 들어가자니 낚시 간다고 나왔는데,
그냥들어 가면 낚시꾼 체면이 말이 아니테고,

에라 모르겠다.

약속한 조우한테 전화를 해서 여차여차 해서 저차저차 하다고 둘러 대고
비오는 것도 해결하고, 밑걸림도 해결하고,
그래서 다시 유료터로 가기로 하고, 경산 남천의 대명낚시터로 향했다.

낚시터에는 주말을 맞은 조사님들로 인해서 자리도 별로 없다.
이것 저것 볼 것 없이 빈자리를 찿아 앉고는,
늘 쓰던 3.2쌍포 작전을 버리고 약간의 변칙 전술인 2.9, 3.2작전을 쓰기로 했다.

그런데 조그만 저수지가 온통 녹색의 캐미불빛으로 뒤 덮혀서
고기가 빠져 나갈 비밀 통로 마저 원천 봉쇠 되다시피 했는데도
고기는 거의 잡혀 나오지 않는다.
수온이 내려 가서 지하벙크에 전부 매복을 해 있단 말인가.

토욜이라서 고기도 많이 풀어다고 하는데,
원병과 지원병과의 협상이 안되어서 전투에 나서질 못하는걸까?

한번 졸고 한번 밑밥 던지고, 또 한번 졸고 또 한번 밑밥 던지고,
어느듯 새벽이 가고 아침이 왔건만,
전세는 반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어느듯 철수를 서두르는 조사님들의 입에선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다가 나도 철수를 할려고 마지막 전의를 불태울 심산으로,
밑밥을 갈아서 투척후 찌가 서는 것을 보고 허리를 펴는 순간,
력돔인듯한 놈이 쏜쌀같이 낚시대를 차고 나가더니
저수지 중앙에 있는 칸막이 쇠 파이프가 있는곳으로 가서,
다시 방향을 바꾸어서 저수지 중간을 향해서 도망을 가더니
어느 지점에 이르더니 측면을 향해서 낚시대가 멈추어 있다.

다른 낚시대로 걸어내면 다른 조사님들께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양해를 구하고
차에서 루어대를 가져와서는 최대한 착수음을 줄일려고 제일 작은 스피너를 던져 보지만,
바늘이 적어서 낚시대에 걸리지 않고 낚시대를 미끄러지며 타고 넘어온다.

그렇다고 큰 스푼을 쓰면 아무래도 다른 조사님들께 방해가 될 것 같고 해서
이번에는 웜 바늘을 써 보지만 이 웜 바늘은 낚시줄 매는 부분과 바늘 부분이 같이 있다보니,
바늘이 하늘을 보고 있어서 또 걸리지 않는다.

그와중에 다른 조사님 한분이 가물치 루어대를 가지고 나오셔서 세팅을 하는 중,
낚시터 사장님 긴 낚시대로 낚시대의 초릿대 부분을 걸어서 끄집어 내니,
입질이 없어서 조용하던 낚시터에 또다른 볼거리 제공으로 한바탕 웃음이 지나간다.
디카로 찍어 왔으면 또 다른 낚시터 풍경을 볼 뻔 했는데 아깝다.

끄집어 낸 낚시대에는 중간의 쇠 파이프에 낚시줄이 걸려 줄이 터지면서 고기는 도망가고 없다.
참고로 본인은 일반 노지낚시대 뒤꽂이는 브레이크를 다 달아놓았으나,
유료터에서는 한두대로만 낚시를 하는 까닭에,
거기에도 뒤꽂이에 브레이크를 달면, 체면이 말이 아닐 것 같아서 그냥 썼는데
이번에 두 번의 낚시터에서 똑 같은 일을 당하고 나니 체면이 완전히 구겨져 버렸다.

아침에 워낙 조황이 저조하다보니 미안한 낚시터 사장님,
기포기도 돌려보기도 하고, 물을 공급하시다가, 다시 수면위로 물길을 올려도 보시지만,
한번 떠난 붕어의 마음을 되될리기가 쉽지 않은 듯 하다.

따라서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의 대명낚시터도 전체적인 조황이 매우 저조했다.
모든 조사님들 꽝 아니면 낱마리 수준이다.

이렇게 이틀간의 조행은 여러 가지 해프닝만 남긴채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모든 조사님들 즐낚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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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머쪄머쪄 03-08-17 19:46 IP : 60ddd5f9dd00543
낚시go님 안녕하세요
모처럼만의 유료터 외출에서 재미를 못보셨다니
제가 다 씁쓸하네요.
바람, 기온, 수온 모든 조건이 붕어에겐 안좋았었나봅니다.
하지만, 힘들고 꽝도치기에 더욱 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출조에선 찌맛, 손맛 가득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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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대박 03-08-18 09:43 IP : 60ddd5f9dd00543
낚시go님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뵙는거 같습니다..(아닌가?? ㅎㅎㅎ)
저는 여지껏 딱 한번 뺏겨봤는데 이틀 연짱으로 대를 빼앗기시다니...
대단한 고수이십니다.. 하ㅏ하ㅏ 농담이구요..
이틀간의 조행기 잘 봤습니다.
혹, 다른곳 들르시면 낚시터 정보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손맛 본지가 언젠지... 휴...
추천 0

3등! 자유인 03-08-18 10:59 IP : 60ddd5f9dd00543
아하 님 그날 디카 가지고 연잎찍으로 다니시던분이군요 ㅋㅋ
그날 바람땜에 대던지는데 저두 엄청 고생했읍니다 그리고 조황도
대체적으로 안좋았구요 저두 이서매니아인데 그날은 좀 힘들었읍니다
혹시 월철에 오시는 분아닌가 여쭤볼려구 했는데 역시 군요 님 담에 뵈면
슨차라두 한잔 드리고싶군요 어복만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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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go 03-08-18 17:53 IP : 60ddd5f9dd00543
머쩌머쩌님 안녕하세요.
님의 유료터 이야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영주에 맛있는 고기집이 있다고 知人으로 부터 벌써 초대는 받아 놓고
아직 못갔습니다. 실례가 아니라면 영주 가면 한번 연락 드리겠습니다.

대박님
언제 충분한 ID 이름값 한번 톡톡히 하셔야지요.
저도 올해는 가사일로 ID 이름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자유인님
그날 디카로 사진 찍는 분은 같이 간 잘아는 분이고요.
입구에서 길쪽에 3번째 있던 사람입니다.
저도 몇년전에는 이서매니아였고 유료터를 처음 접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날 知人이 찍은 사진은 '월척 추천정보'에서 '낚시웹 검색' 첫번째 있는
'낚시동네' 사이트에서 아무거나 클릭하시면 맨 위쪽에 '좋은글/사진'에서
'좋은사진'에 보시면 fishcom님의 '심청연가'란 제목으로
예쁘게 사진을 찍으셔서 올려놓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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