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9대를 편성하고 결국 텐트까지 올려 보았다.

텐트가 너무 작아서 아쉬웠다. 역시 텐트도 새롭게 구입해야겠다.

넓은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튼 넓으니 아주 편안하기는 했다.

 

시간이 지나고 10시, 철수를 생각했던 시간이 되었다. 고생해서 설치했는데 막상 떠나려니 몹시 아쉽다.

그때 쯤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구경을 오겠다는 이야기.

친구가 오고 수다를 떨며 낚시도 하고 라면도 끓여먹고 또 다시 느긋하게 시간이 지난다.

친구가 떠나고 시간을 보니 어느새 새벽 2시.

 

철수하기는 너무 피곤하고 일단은 잠시 쉬도록 한다. 텐트 안에 난로를 켜두고 의자에서 잠시 눈을 붙인다.

간간히 들려오는 잉어들의 사란소리에 겨우 선잠을 자고 일어난다.

새벽 4시가 조금 넘어 곧 동이 튼다. 이 시간을 놓이기는 너무 아쉽다.

미끼를 새롭게 끼워주고 자리에 앉아 5시 경

예신도 없이 곧바로 본신으로 이어지는 거침없이 힘찬 찌올림.

블루길의 입질처럼 천박하지도 않고, 잉어나 매기처럼 물고 들어가지도 않는 아주 바람직한 찌올림

'촥! 쐬엑! 위이이잉!'

묵직하다 ! 좌로 우로 몸이 절로 움직이고 짧지만 강렬한 붕어와의 신경전

순간 떠오른 것은 아! 뜰채!

제발제발 곧이어 수면위로 떠올라 모습을 비추는 녀석은 잉어가 아니다 분명히 붕어! 좋았어!

이제 바로 코앞 지난 번에 저수지에서도 코앞에서 바늘털기를 당한 기억

마지막까지 방심해서는 안된다. 완전히 힘이 풀릴 때까지 들어올리지 않는다.

좋아 좋아, 끝까지 천천히 안전하게 줄을 잡고 조심스레 끌어올린 후 곧바로 몸 뒤 좌대 위로 녀석을 던져올린다.

아, 좋았어, 와 해냈다 이번엔 진짜 해냈다.

낚시를 시작한지 7년인가, 첫 월척이다. 감격 이제까지 했던 낚시는 낚시가 아니었어 이게, 낚시다.

사이즈는 34.5 정도 허리급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