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조행기를 쓰는 것 같습니다. 조행기를 쓸 마음 없었기에 그냥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안국지의 아침 풍경을 혼자 보기 아까워서 조행기를 쓰게 되었네요. 지금부터 춤추는 찌불의 낚시여행기 시작합니다.
정년퇴직한 지가 2년이 지났는데 무엇이 그리 바쁜지 낚시를 제대로 다녀본 게 언제인가 싶습니다. 실제로 현역 시절보다 일이 더 바빠서 낚시를 못 다니고 있는 실정인데 그래서인지 짬을 내어 오랜만에 멀리 낚시를 떠난다는 사실에 마음이 설렘니다.

낚시터로 향하기 위해서는 낚시 창고에서 낚시 짐을 싣고 떠나야 합니다..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낚시 창고에 도착했습니다.,

요즘 이런 임대형 창고들이 많습니다. 저도 집에 낚시 짐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비용을 내고 이런 곳을 이용하고 있는데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짐을 많이 줄였는데도 약간의 캠핑 짐과 촬영 장비가 있어서 창고 안이 짐으로 가득 찼습니다. 얼른 짐을 싣고 당진 안국지로 떠납니다.

2시간 걸려서 안국지에 도착했습니다. 관리소 앞 넓은 주차장에는 평일이라 그런지 차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샤워실과 수세식 화장실이 한 켠에 있습니다. 샤워실은 여름에도 온수가 나오는데 저는 늘 아침에 철수할 때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출발을 합니다. 수돗물이 암반 사이에서 나오는 석수라 여름에 샤워를 하면 냉수마찰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식당과 커피숍을 겸하고 있는 은봉산장입니다. 주변 산 이름이 은봉산이라 은봉산장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낚시터 사모님 음식 솜씨가 대단해서 점심 때는 당진 시내에서 손님이 올 정도로 음싯 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리고는 커피 한잔 마시며 창밖의 안국지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여느 카페 보다 더 분위기가 좋게 느껴지겠죠.

덥지만 않다면 이렇게 야외 의자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는 장소로도 괜찮습니다.

식당 좌측에는 정자도 있습니다.

가지고 온 음식을 여기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식당 뒤에는 농촌형 민박 시설도 있습니다. 야외테이블이 있고 바비큐 장비를 가져오지 않았다면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대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민박에서 하룻밤 묵는 것도 가족을 위해 좋을 것입니다.

안국지는 만 평 규모의 계곡지입니다. 마치 깊은 산속 옹달샘처럼 아늑한 소류지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관리소 앞 포인트는 마릿수가 잘 나오는 곳으로 늘 출조객이 있는 자리입니다. 도착하신 지 얼마 되지 않은 조사님이 낚시 준비를 하고 계시네요.

 
안국지는 사시사철 계절마다 각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곳입니다. 그렇기에 쉼이 필요할 때 저는 무조건 안국지로 달려오곤 합니다.

 
무엇보다 안국지는 물에 비친 반영이 아름다운 곳인데 특히 아침 풍경이 예술인 곳입니다. 낮인데도 이런 멋진 풍경을 보여주네요.



안국지에 출조하면 저는 늘 이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 이유는 일출과 석양이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고 무엇보다 낚시자리 바로 옆에서 계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소리를 하루종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다. 어느 음악보다 자연의 소리가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기에 조과에 연연하지 않고 이 자리를 고집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행히 다른 분이 없으셔서 짐을 내려 놓습니다.

전날 이곳에 많은 비가 내려서 물이 콸콸 시원하게 내려오고 있습니다. 여름이라면 몸을 풍덩 담구고 시원하게 피서를 즐기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 같습니다.

텐트를 치고 나만의 본부석도 설치했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2박 3일 자연의 품속에 안겨 오롯이 휴식의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바로 뒤에는 전기를 쓸 수 있는 배전함이 있는데 가을에는 전기장판을 가져와서 사용을 합니다.

 
제 자리에서 본 우완 모습입니다. 곳부리 포인트가 가장 인기있는 포인트인데 아직 조사님이 안 계시네요.
 
 
제 좌안 모습입니다. 제 옆에 한 분이 자리를 하셨습니다.

 
모처럼 한가로운 분위기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안국지에 오면 그저 텐트 치고 멋진 풍경 바라보며 낚싯대를 물가에 널어 놓는 행위 자체만으로 마음이 여유로워집니다. 캠낚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32칸부터 44칸까지 총 6대를 편성했습니다. 미끼는 옥수수와 밤에는 현장에서 채집한 새우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제 자리 바로 위에 나뭇가지가 있어서 44칸 이상 긴 대를 쓰기에는 제약이 따릅니다.

 
오랜만에 출조라 그저 얼굴에 옅은 미소가 절로 퍼집니다.

 
가족과 함께 오신 분이신지 어린 아이를 안고 저수지를 한바퀴 산책하는 아이 엄마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살림망이 담겨있는 것을 보니 조과가 있나 봅니다.

 
캐스팅 하는 모습 반영이 멋져서 한 컷 찍어봤습니다.

 
별다른 입질 없이 시간은 지나고 저녁을 먹을 시간입니다. 저는 캠낚을 하기 위해 왔기에 준비해온 음식을 먹으려고 합니다.

아내가 낚시터에서 먹으라고 한우를 준비해줬습니다. 반주도 한잔해야 하기에 도수가 좀 약한 선양 오크를 준비했습니다. 처음 출시되었을 때 품절대란이 났었던 소주인데 오크통에서 숙성을 시켜서 술맛이 마치 사케 같은 향이 납니다. GS25 편의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고구마와 마늘도 굽습니다.

 
노릇노릇 맛있게 익었네요.

 
계룡산 철화분청 세트로 세팅을 했습니다. 계룡산 도예촌 이소도예 임성호명장의 작품입니다. 도자기 마니아인 저는 낚시터에서 일회용 제품을 거의 쓰질 않습니다. 환경보호라는 거창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도자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낚시터 같은 자연에서 도자기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옛날 선비들은 연못의 정자 같은 곳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풍류를 즐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잔 속에 그러진 규알의 무늬를 바라보고 술 한잔하면 그 맛이 더욱 일품입니다. 분위기에 젖는다고나 할까요.

 
텐트 사이로 비치는 밤풍경이 고즈넉하면서도 운치가 있습니다.

 
밤의 정취만으로도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죠.
 

 
다음날 아침에 먹을 부대찌개에 라면 반 개를 끊여서 먹었습니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밤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낭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늦은 저녁을 먹고 찌불 밝히고 밤낚시를 시작합니다. 찌불의 향연이 펼쳐질 시간입니다.

 
새우를 먹고 올라온 녀석입니다. 그래도 붕어를 만날 수 있었기에 그저 덤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입질이 없고 피곤도 해서 자정을 넘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안국지의 아침이 밝아옵니다.

 
오늘도 멋진 일출을 마주합니다.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낚시인만이 느낄 수 있는 작은 사치입니다.
 
        
        
        
        
     


 
낚싯대에 이슬이 맺혔습니다. 안국지의 멋진 풍경을 담기 위헤 나서봅니다.

 
파스텔톤의 색조가 제 텐트와 잘 어울리는 거 같습니다.

 
일찍 철수하신 분도 있고 아직 기침을 안 하신 분도 있는 거 같습니다.

 
아직 꿈나라에 계신 건가요?

 
안국지의 아침은 늘 그랬듯이 수채화 같은 정경을 선물해줍니다. 이런 풍경 때문에 제가 안국지를 가장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져 셔터를 누르기만 해도 화보가 됩니다. 잔잔한 호수 같은 안국지의 풍경을 잠시 감상해보시죠.









안국지의 황홀한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고는 본부석으로 다시 왔습니다. 조촐한 아침 식사를 하려고 합니다. 햇반을 데우고

 
계란프라이도 두 개 합니다.

어김없이 계룡산 철화분청 식기가 등장하고요.

 
텐트 밖으로 보이는 아침 정경은 반찬입니다.

 
낚시터에서는 항상 아침으로 김치찌개 내지는 부대찌개로 하는 게 저의 루틴입니다. 소박한 아침식사를 하고서는 짐을 싣고 철수를 합니다.
비록 많은 붕어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쉼을 목적으로 한 출조였기에 충분히 만족스런 출조가 되었습니다. 거기에 덤으로 붕어 얼굴을 볼 수 있었기에 부족함이 전혀 느껴지질 않습니다. 
2박 3일 그저 자연의 숨결을 느끼면서 그동안의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있기에 새롭게 힘찬 일상을 시작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가을색이 물드는 그때 다시 찾을 것을 기약하며 소소한 행복을 가슴에
가득 안고서는 안국지를 떠납니다.
마지막으로 낮에 살림망을 담궈 놓았던 분의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는데 그 사진으로 이번 낚시여정을 마무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