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가위

지난 8월30일 여름이 막바지로 치닫던날 가는 여름 아쉬워서인지 유난히 늦여름비가 많이 내립니다. 이날은 출조날이라 몇일전부터 출조계획을 세워놓고 같이 출조하기로 한 지인에게 연락하니 지인이 사정이 생겨 동출할수 없다는 연락을 해옵니다. 비온후라 날씨는 아직 굳지만 체고높은 붕어와의 만남을 바라며 할수없이 혼자 출조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출조지는 공주에 있는 바탕골지로 배스가 서식하는 저수지라 하룻밤 입질은 몇번 보기힘들지만 일단 걸면 체고높은 대물급 붕어들을 만날수 있는곳입니다. 이것저것 챙겨 저수지에 도착하니 비온후 흙탕물이 가라앉아 안정이 되어가는 물색을 보였으며 주차하기 좋은 저수지 중류권에 자리잡고 편안한 밤낚시를 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오늘이 새물찬스인가 평소 입질보기 힘들던 이 저수지에서 몇번의 잦은 입질이 들어오네요. 7치에서 9치까지 낱마리 입질을 보이며 초저녂엔 턱걸이 월척까지 올라와 스산한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밤은 깊어가고 자정이 지나갈 무렵 이작은 소류지에 갑자기 혼자있다는 생각에 그동한 케미의 입질만 바라보며 아무느낌없던 나의 시선들이 주위를 둘러보게 되더군요. 날씨는 예전같지 않아 쌀쌀해지는것 같았읍니다. 방한을 제대로 하지 않아 가을바람에 추위가 온몸을 엄습해 오는것 같네요. 입질은 뜸해지고 추위는 더욱 심해지며 그리고 아무도 없는 저수지를 나홀로 지키고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까지 더해지는것 같습니다. 할수없이 새벽 한시쯤 차로 들어가 추위를 피해 보려고 시트눕히고 잠시 누워있는듯 했는데 깜빡졸았는것 같네요. 얼마나 잤을까....추위에 잠을 설치며 눈을 떠 차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보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달이 밝아 밖은 훤했으며 수면위에 케미들은 자기자리를 지키고 있는것이 보였습니다. 고요함속에 추위를 느끼며 다시 자리에 누워 달빛새어 들어오은 차창밖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세상에.......놀라 심장터지는줄 알았습니다. 차위에서 누가 올라가 누워 머리를 풀어 헤치고 차안에 있는 나를 내려다보는 시커먼 그림자... 마치 티비에 나오는 처녀귀신같은 모습을 하고 뚫어져라 저를 바라보고있는것 아니겠습니까. 얼마나 놀랐는지.... 몸은 천근만근이나 된듯 바닥에 착달라 붙어 꼼짝도 할수없었고 극심한 공포에 떨며 옆에있던 렌턴를 켤려고 안간힘을 써도 손가락은 힘이빠져 움직이지 않더군요.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야 되는데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생각하며 그순간을 벗어나려 했지만 움직임없이 계속 저를 지켜보는 검은 그림자... 어느순간 정신이 들었는지 서서히 움직이는 몸을 느끼며 눈을 떠 바라본 창밖은 고요한 달빛만 흐르더군요. 비몽사몽 꿈인데 마치 현실같은 체험을 한 하룻밤이었습니다. 이현상이 가위눌림인가요? 그시간 이후로 날밝을때까지 공포를 느끼며 보낸 지옥같은 하룻밤이었습니다. 저수지에 떠있는 케미들을 보면 마치 물속에서 물귀신이 올라올것 같았고 뒷산 깊고 어두운 그림자속에서 뭔가 튀어나올듯한 느낌 담배라도 있으면 줄담배라도 피우겠더라고요. 낚시다니면서 처음 느껴본 공포였습니다. 알고보니 이 저수지에서 가위눌림 당한 사람은 저뿐이 아니더군요. 귀신 목격한분이 한분더 계시고 저같이 가위당한분이 한분더 계시더군요....헐~~~ 항상 만수위의 바탕골지 무넘이 입니다. 마름으로 뒤덮힌 바탕골지 전경입니다. 상류 새물유입구 수심 2미터권인 둑방권입니다. 중류권모습 동네분이 짬낚시하러 오시는듯 합니다. 낚싯대만 펼쳐져 있고 주인은 안계시더군요. 중류권에서 상류를 바라보고 바닥이 뒤집힌후 안정을 찾아가는 물색입니다. 낚싯대 셋팅후 주위를 둘러본 풍경들 아침안개 자욱한 모습 밤새 가위눌림 당하며 잡은 총조과입니다. 올해 9호월척 새벽 6시경 얼굴을 보여준 10호월척입니다. 좀만 더 자랐으면 4짜짜인데....안타깝네요. 우람한 그님의 체형과 모습 감상해 보세요. 잘가거라 다음엔 사짜로 만나자.... 너도 잘 가거라.... 이상 홀로 낚시가서 처음느낀 가위조행기였습니다. 허술한 스토리 읽어주시느라 감사드립니다. 마눌님이 밥먹으러 오라고 계속 부르는데 가봐야 할것 같습니다. 우리 회원님들 저녂식사 맛있게 드십시오. 혹시 홀로출조 가시면 귀신(?)조심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