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여러 조사님들 조황/조행기를 읽기만 하다가 이렇게 나의 조행기를 처음으로 쓰게 되습니다. 잦은 출조는 못해도, 주말만 가까워 지면 머(?)머른 ()마냥 안절부절, 싱숭생숭 하니 저도 꾼인가 봅니다.
토요일 오후 회사업무를 마칠 무렵. 집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네요...
집사람 : 저녁에 낚시 가꺼요...
단표 : (잠시의 틈도 없이 대뜸) 물론이지...
집사람 : 딥다 춥을기라 카든데...그라마 준비하야 되겠네...
퇴근시간 평소와는 다르게 땡하자마자 “먼저퇴근합니다”카고, 탱톨이=회사동료 보다 먼저 회사를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10여분동안 어디로 가까? “영천, 창녕, ...성주고향에...” 모러겠다. 이렇게 집에 도착하니...
지가요... 장가 하나는 잘 간거 같습니다...(마누라, 자슥 자랑하마 팔불출이라 캐도...)
식당 개 삼년에 라면을 끼린다고... 낚수꾼처 생활 사오년에 콩삶고, 라면 두봉지에, 물한통에, 커피까지..그리고 새벽에 추울끼라꼬 파카에 솜바지까지 배낭에 챙겨놓고, 저녁밥상을 차리고 있네요.
집사람 : 어디로 갈라꼬요?
단표 : 글쌔. 고향으로 가까?
집사람 : 그라소.. 낚시하고 집에 들러 일도 좀 거들고 오쇼.. 그런게 날밤 새지마고 잠도 좀자고....
단표 : 그라까?
집사람이 은근히 일격(?)을 가하네요. 지금이 가을의 막바지라 한창 일손이 부족한 때인지라...솔직이 꾼으로서 홀로 고향을 지키시는 어머님을 생가하마...낚시 가기가 뭐합니다..그래도 우짭니까? 낚시병(?)이 더 깊어지기 전에 치료를 해야지요..
마파람에 개 눈 감추듯 저녁을 먹고.. 집을나서는데..
집사람 : (딸아이 보고) 아빠 한테 인사 해야지.
딸 : 아빠 낚시 가나?
단표 : (딸아이를 안고..)그래....갔다올게...
이렇게 또 일격(?)을 당하고...
오후 6시경에 집을 나와 강창교를 지나, 최종 준비물을 챙기기 위해 낚시가게에 드렀는데, 새우가 없다네요.... 그래서 옥수수1통과 캐미를 사서 오늘의 목적지 성주군의 소류지로 향했습니다. 벌써 어둠은 내렸지만, 소류지로 향하는 길은 즐겁기만 합니다.
월척홈의 저수지정보 상으로 “어은지”라고 되어 있는 소류지인 것 같습니다. 일전에 옥수수로 5~8치의 붕어를 마리수로 낚은 곳이기도 합니다. 못 가장자리도 마름이 참하게 자리하고 있고, 물버들이 터문터문 자라, 대물을 품고 있을 법한 곳입니다. 참고로 저의 고향은 성주땜 아래입니다.
한참을 달려 일전에 여러 월척님들의 화보조행의 장소 “상삼지”를 지나며, 벌써 마음은 낚시대를 펴고 있네요. 몇칸대를 몇 대나 펼까?(ㅋㅋ 낚시포인트에 도착도 안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상상하며,..소류지에 도착 벌써 7시가 다되어 가네요...
제방 옆에 주차하고, 뚝위에 올라 서니 산골짜기에서 시원한 밤바람이 나를 반기네요. 혹시라도 밤을 같이할 조우가 있기를 무언중에 원했는데...산속의 소류지라서인지 낚시하는 이가 아무도 없네요...담배를 한대피우고 전투준비를 하려고, 주머니에 담배를 찾으니 빈갑만이 나오네요...이런 낭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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