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예천 구담 소류지]

이런 된장~~~ 물안개 피어 오를 때 까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잘 지키고 있으랬더니 그새 또 꾸벅꾸벅 졸고 있냐? 왕새우랑 메주콩, 부탄가스 값이 아까와서라도 밤새 쪼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래 가지고 대물꾼은 무신 얼어 죽을 대물꾼이여. 잘났다 정말..... 자, 보자고..... 새벽 두 시 쯤 되니까 물안개 살살 피어오르지? 그 허연 구름 같은 물안개 사이로 찌불이 덩실덩실 춤을 추지 않던? 거 봐, 내 뭐랬어? 마을 아자씨들 말씀 곧이 들을 게 못 된다고 했지? 고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려야 해. 아무렴 인삼밭 옆 조그마한 못에 농약을 치기야 하겠어? 낚시꾼 못 오게 하려고 붕어 없다고 한게지. 개척낚시! 요거이 진정 우리의 갈길이여...... 그나저나, 이 문디 같은 대물꾼아! 그 월매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왔던 거룩한 입질인데 챔질도 못하냐? 참말로 문디가 따로 없네 그랴. 꺼떡꺼떡 하다가 딱 멈추려고 할 때 확 잡아채라고 내 누누히 일렀지. 이 미련 곰탱아! 밤새 붕어 한 마리 구경 못하고 고뿔은 훈장처럼 달고 오냐? 참말로 골고루 한다 골고루 해. 그리고도 다음 주에 또 가려고 해? 의성에서 왕새우 구해 예천에서 낚시하는 이 못말리는 대물꾼아! 내 진짜 돌아삐리겠다. 에이취....쿨럭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