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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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저수지 첫 월척...

IP : ea896c9b3d04f9b 날짜 : 조회 : 2742 본문+댓글추천 : 0

항상 월척님들께서 올려주시는 조행기로 눈요기만하다가 처음으로 조행기를 올려봅니다. 이 글을 빌어 조행기 올려주시는 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없는 글재주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는 분이 한분이라도 계셨으면하는 바램입니다..^^ 9/9 모처럼만에 3일간 휴가를 내어 추석을 지내기 위해 고향인 경북 의성 탑리에 갔습니다. 항상 낚시에 고파있던지라 오후 세시경에 도착해서 어머님이 차려주시는 모처럼만에 밥다운 밥으로 배룰 채우고는 곧장 근처에 있는 소류지로 향합니다. 가는 동안 어디에 대를 드리워야 괴기다운 괴기를 한마리 잡을수 있을까 고민고민 끝에 탑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탑리1리(일명: 우매)라는 마을뒤에 소류지로 마음을 잡았지요. 소류지에 도착하니 역시 그리 알려지지 않은 소류지라 현지 마을분으로 보이는 어르신 한분만 대를 드리우고 계십니다. 가장자리는 둑방을 제외하고는 전역이 마름으로 덮혀서 수초작업을 하지 않으면 대를 드리우지 못할 정도인데 열흘 전에 앉았던 자리(어느분이 작업을 해놓으신 자리) 에 서둘러 전을 차립니다. 경험상 이 소류지는 긴대가 유리하다는걸 알고 있고 지난번에도 3.6대에서 입질을 받았던 적이 있기에 서둘러 대편성에 들어갑니다. 날씨가 자꾸 흐려지고 있었기에 서둘러 좌로부터 2.5 2.5 2.9 2.9 3.2 3.6 2.1 이렇게 최대한 수초가까이에 대를 붙여서 편성을 하고 밑밥으로 겉보리 푹~쉰거 두봉지 뿌리고 미끼는 참붕어(참피리??)가 워낙에 많은 관계로 굵은 콩으로 달아두고 담배한대 한대 피워무니 두둑두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네요..ㅡㅡ 역시 참아주었으면...했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건너편에 앉아계시던 동네어르신은 '결국 붕어얼굴 구경못하고 가네...' 하시며 서둘러 대를 접습니다. 어르신이 대를 다 접어갈 즈음 투둑투둑 내리던 빗방울이 어느덧 폭우의 조짐을 띠며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바람이 뒤쪽에서 불어오고 있었기때문에 파라솔을 최대한 낮추고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약간 뉘이니 비는 피할수가 있을것 같습니다. '이러다 금방 그치겠지..' 열심히 찌를 응시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천둥번개가 치고 난리가 났습니다. 바람이 앞에서 불기시작하며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순식간에 돌변하는 상황에서 어찌해보지도 못하고 빗속에 갇혀버렸습니다. 워낙 쏟아지니 대를 접을 엄두도 몬내겠고 해서 마구 들이닥치는 폭우를 두손으로 파라솔을 부여잡고 버티기에 들어갑니다. 한시간이 지난것 같은데도 비가 멈출 생각을 안합니다(낚시터에서 이런비를 만나긴 첨인거 같습니다) '흐미 미치겠는거...' 슬슬 농로옆에 세워놓은 차가 걱정되기 시작합니다.(옆이 수로인데 아무래도 물이 넘칠것 같았거든요) 그래도 도무지 움직일 엄두가 나질 않아서 앉아 있는데 동생(저 만큼이나 골수꾼입니다 ㅎㅎ)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입질 좀 오나?" "입질은 고사하고 비가 엄청나게 쏟아진다" "도무지 움직일 엄두가 안난다" "차는 안전한데 세워났나?" "안그래도 차가 걱정이다 이러다가 차 빠지는거 아닌지 모리겠다" "그라마 대는 그냥두고 가방을 비닐로 덮으면 되니까 파라솔 쓰고 가서 차 안전한대로 빼라" "아무래도 그래야겠제?" "그래, 지난번에 나도 차빠자가 애먹었다 아이가" "오야 알았다. 나중에 전화하께"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가방챙기고 삐꾸 챙겨서 낚시의자 들고 45인치 파라솔 쓰고는 차 있는데로 가니 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수로물이 넘쳐서 길이 안보이고 차 밑으로도 엄청난 물이 콸콸 쏟아집니다. '이거 조짓네..' '차 뺄수나 있을래나..' '까지꺼 빠지마 빠지고 할수 없다 함 해보자' 대충 어림잡아 길이 있던 모양을 생각하며 겨우겨우 차를 돌려 빠지는것에 대비해 바닥이 좀 긁히는걸 감수하고 웅웅 차를 몰아 겨우 마을앞 시멘트 포장길에 차를 빼는데 성공합니다. '휴~ 다행이다..' '엥? 근데 이거 머시여..비가 그치잖어..ㅡㅡ" '이런 닝기리 쪼매만 더 참아볼껄..' 하는수 없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집에가서 저녁이나 먹고 오자 싶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께서 이 비에 낚시한다고 나무라십니다. "엄마 우야능교 그래도 이거 하고 싶어 미치겠는걸..." 다시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맛있는 저녁으로 한그릇 뚝딱하고는 서둘러 긴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투입합니다. 가는길에 밤이면 참붕어가 들어가니 새우로 바꾸자 싶어서 새우를 챙겨서 서둘러 자리에 도착하니 이거 수심이 엄청나게 불어서 앉았던 자리가 물이 차올라 앉을수가 없습니다. 받침대도 반쯤은 물에 잠겨있고 상황이 영 아닙니다. 그러나, but, 포기할 내가 아니죠 대는 그냥 그대로 두고 약 오십센티 둑위에 앉아서 새우로 교체해놓은 대를 노려보기 시작합니다. '근데 이거 비가 너무 한꺼번에 많이와서 수온이 내려가면 괴기들이 안움직이는거 아이가??' '분명 물도 보이지는 않지만 뻘물이 됐을꺼고...' '그래도 오름수위니 혹시 괴기들이 물가로 나올지도 몰라..' 벼라별 생각이 다 듭니다. 그때 다시 동생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나왔나?" "응 나가서 집에가서 밥 묵고 왔다." "입질은?" "없다" "뻘물이 져서 될랑가 모리겠다." "글체? 아마 오늘은 입질받기 힘들끼다." "나도 글치 싶다. 그래도 새우 끼워놨으니 함 쪼아보지머" "저녁은 문나?" 얘기를 하면서도 눈을 당연히 찌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속에 푸욱 잠겨있던 찌 하나(3.2대)가 서서서 오르기 시작합니다. 스물스물스물 한도끝도 없이 오르는 찌를 바라보며 전화기를 든채로 한쪽발(장화속이 습해서 맨발로 앉아 있었습니다)은 이미 물속에 내려서며 대를 움켜잡습니다. "올라온다. 끊어라!" 동시에 강하게 챔질에 들어갑니다. 쉬시시식~~ 엄청난 피아노줄 소리와함께 첨버덩~ 후킹에 성공입니다. 얼른 전화기 집어넣고 양손으로 강제집행에 들어가는데 이미 이놈이 옆에 2.9 두대를 지나서 수초에 감아버립니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당황한 나머지 그대로 더쎄게 대를 당기는데.. '따닥' ㅡㅡ; 대 중간이 두동강이 나고 맙니다. 너무 놀랜 나머지 먼일인가. 약 5초간 어찌할바를 모르고 멍해집니다. 그새를 몬참고 동생이 다시 전화를 합니다. 흐미 미치겟는거.. '지금 대뿌러져뿟다. 끊어라" 정신을 챙기고 2.9 두대를 걷어내고 찌를 찾으니 3미터쯤앞에 누운 찌불이 보입니다. '아직 도망을 못갔군' 구름이 껴서 어두운 속에서 불을 켤 생각은 하지 않고(불켜면 괴기 놀랠까바) 더듬더듬 부러진대를 찾으니 옆에 아직 그대로 있습니다. 부러진 뒷부분은 옆으로 치우고 앞부분을 잡고 줄을 잡아 당기니 아직 꿈틀거림이 느껴집니다. 이제부턴 살살 놈을 달래며 당겨야합니다. 살금살금 당기니 눈앞에 히끄무레한 놈이 보입니다. 다 당겼는데 앞에 수초에 걸립니다. 생각할것도 없이 다리 걷어부치고 들어가서는 사알짝 놈을 들어올려 물가에 터억허니 내려 놓습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바늘 뺄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척 보기에도 엄청난 빵을 가진 월척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래 드디어 해냈구나' '드디어 나도 저수지 월척조사에 등극하는구나' 만감이 교차합니다. 지난봄부터 오로지 월척조사의 꿈을 이루기위해 그 얼마나 많은 날들을 물가에서 보냈던가.. 지난봄 안동댐에서 희나리 41.5, 토종붕어 35를 잡아 한해 농사 다 지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동생이 저수지 월척을 잡아야 진짜 월척조사지..하며 핀잔을 주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바늘 뺄 생각은 안하고 동생한테 전화부터 합니다. "드디어 일내뿟다" "월척했나?" "응 대충 뼘으로 재보니 월은 될꺼 같다" "근데 빵이 엄청나다. 지난번에 안동댐에서 잡은 35보다 빵은 훨 더 좋다" "감성돔같다(참고로 담뱃갑높이보다 일센티 정도 더 높습니다)." "우와.." "끊어라 아직 바늘도 안뺏다, 나중에 전화하께.." 자랑부터하고는 바늘을 빼려고 보니 입속에 워낙 깊게 박혀서 그냥 잡아당기면 고기 다 상할것 같습니다. 우선 목줄을 끊고 손가락을 입안으로 깊숙히 넣으며 바늘을 빼내고는 살림망에 담아서 물속에 퐁당하고 나니 이제 좀 진정이 됩니다..휴~ 혼자 흐뭇해서는 실실 웃으며 다시 대를 정비하고 찌를 바라보고 있는데 명절이라 내려온 친구놈이 한잔하자며 나오라고 전화가 옵니다. 알았다 쪼매 더 있다가 전화하께.. 한시간을 그렇게 더 앉아 있었는데도 입질이 없길래 대는 그대로 두고 살림망만 챙겨서 우선 집으로 향합니다. 자를 꺼내 재어보니 정확하게 31센티.. 흐흐 역시 월척이야... 그렇게 친구놈하고 한잔하고 밤1시쯤 알딸딸해서 다시 저수지에 들어가니 가장 가장자리에 드리웠던 2.5대가 총알을 달아두었는데도 뒷꽂이가 앞으로 기울어져있고 대는 앞받침대 끝에 겨우 달려 있습니다. 또다시 물속에 들어가며 대를 세웠지만, 이미 가장자리 땟장깊숙히 박혀 찌도 못건지고 끊어트리고 맙니다. 괜시리 대물이었을꺼란 생각이 들었지만 하는수 없지요 머 ㅎㅎ 의자에 앉은채로 취기로 인해 잠들어버리고는 아침을 맞이하며 끝내 입질은 더 보질 못했습니다. 다음날 동생이 내려올때까지 살려뒀다가 동생 보여줄려고 했는데 외출했다 오니 어머님이 벌써 푸욱 고아서 냄비속에 있었습니다..ㅡㅡ 사진이라도 한장 박아둘려고 했더만... 디카가 없어서 님들에게 보여드리지 못하는게 아쉽네요.. 긴 조행기 읽느라 수고하셨구요. 다들 안전하고 행복한 조행길 되세요...^^

1등! IP : 60ddd5f9dd00543
조행기 잘읽었읍니다 ^^
머리속으로 고진감래란 말이 생각나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ㅎㅎ
앞으로 님의 더큰 월척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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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60ddd5f9dd00543
ㅋㅋㅋㅋ 있는고생 없는고생 사서 하셨군요.
그래도 목적을 달성하셨으니 힘든것보다도 마음이 편안하지요.
월을 축하드리면서, 조행기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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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60ddd5f9dd00543
재미 있게 잘 읽어 보았습니다 첫 조행기 치고는 잘 쓰시네요 조행기 쓰는 것도 그리 쉬운게 아니지요? 타자라도 빨리치면 모를까 앞으로는 수초에 처박거든 줄을 살짝 늦춰 주세요 그럼 고기가 뒤로 후진 합니다 이때 다시 들어 보세요 그래도 안나오면 수초 제거기를 활용해 보세요 그것 마저도 없을 경우 무리하게 탠션을 가하지 마시고 기타 도구를 찾아 보세요 밤 낚시에 걸었을 경우 탠션을 유지한채로 옆으로 세워 놓았다가 날이 밝거든 수초를 살살 제거 하면 된답니다 워리 축하 합니다 기념 될만한게 안남아 아쉽네요 또 재미있는 조행이 있을경우 올려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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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황금비늘님...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워리 포획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저수지 월조사에 등극하심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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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멋진입질님, 고추장님 조행기 잘 보셨다니 괜시리 기분 좋구요..댓글까지 남겨주시니 감사드려요.
부들345님 조언 감사드리구요..
낚시꾼과선녀님 항상 님의 조행기 감사하는 맘으로 잘 보고 있습니다.
댓글까지 남겨주시니 영광이네요...^^
다음번에는 님들이 대물조행기 기다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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