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지신 ..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낚시하는이는 그 한가롭고 여유있는모습에반해 그들만이 아는 병폐가 한두가지가아니니 직접 겪지않고는 알수없는 노릇이다 물가에나앉아 세상살이에 묻은 때를 씻어내고 때로는 도피처로 때로는 낚시그자체의 황홀경에 이끌려 만사를 져버리고 행하니 그중독성이 병폐중 첫째라하겠다 초행의 설램이 어느덧 익숙해질쯤이되도 여전히 목마른 갈증처럼 조행길을 나서는것은 그횟수와 시간에 구애받지않으니 결코 줄어들거나 시들지 아니한다 더불어 물가에나앉는시간이 많아지니 대상물의 생태와 이치를 깨달아 사용하는 장비에 집착하고 이또한 많은비용을 들여야하니 병폐중 둘째라해도 부족하지않다 어느덧 장비와 생태에 익숙해지니 스스로를 고수의 반열에들었다자부하며 다른사람의 기술과 장비에 참견하니 이또한 버려야할 세번째병폐다 장비를 완비하고 물속생태를익혀 가지않고도 어느곳의 조황을 예상하니 분명 고수라 착각하고 장비만도 알게모르게 쌓여 쓰는물품보다 쓰지않은물품이많으니 이또한 오래접한이의 행태가 분명한데 조행길에 버리지않아야할 양심들을 버리니 네번째병폐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아니하고 장비도 만족하며 조과에 연연하지않으니 드디어 진정 조행자체를 즐기는 고수라할수있지만 조행길 정점에 오른 찌불을 못보고 채지못하였음을 두고두고 아쉬워하니 행함이 거듭되도 늘 마음이 단련되지못함역시 낚시만이 갖는 특성이니 이또한 병폐라할수있겠다 많은장비를 버리고 조촐한 장비만 남겨두었는데 그중 늘 손에 잡는 낚싯대가 열두대 줄이닿는 길이까지만 포획구역으로 여기고 25대부터 39대까지 꼭 필요한 대만남기니 손에 닿을때마다 그감촉이 각별하니 쓸수록 애정이 깊어간다 더이상의 장비욕심을 버리리라 다짐하며 열두대에 각기 이름을 붙혀 호명한다 12지신을 따 각기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로 이름하고 저 육실할놈의 호랭이가 밥값을 못한다느니 .재주만 많았지 당췌 용한걸 못보여주는 원숭이라느니 구박도하고 내가 양띠니 소하고는 상극이라 솟대는 영 힘을 못쓴다느니 혼자 중얼중얼하니 이또한 재미라 .. 아직 고수는 고사하고 장비병마저 완치못하고 흔들리니 세월만 무료하게보낸 초보가 따로없다 언제쯤이나 12지신만으로 만족하고 뒤늦게 발견해놓친찌불을 아쉬워하지않으며 물가조행만으로도 마음을 씻어낼수있는 고수의 반열에오를수있을지 요원하다 주말 하루중 그나마 반토막을 조행으로 예약해두고 여전히 마음이 고르지못하니 이를 어찌할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