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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만원짜리 입질

IP : ebe724771987bcf 날짜 : 조회 : 4916 본문+댓글추천 : 0

사람이고 짐승이고 어린것은 쾌활하다 뛰고 달리는 아이들이나 어미소 곁에서 펄쩍거리는 송아지나 그 어린것의 특성은 매 한가지다 그 쾌활함이 넘치는 활력이기도 하지만 때로 미숙한 의욕으로 일을 그르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숙성하면 점쟎아 지지만 또 어린것의 쾌활함이 사라지고 매사 조심스러워지는게 좋기도 나쁘기도 하다 젊은 의욕이 앞서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하며 욕심을 내길레 내심 걱정했지만 기대를 꺽고 싶지않아 돈을 대줬다가 물려 겨우 받아낸게 엊그제이다 젊은 아이 답지않게 신중하고 현명해서 밖으로 내민 말엔 조건없이 다 받아줘 왔지만 한편으론 사람을 의심치 않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조금은 걱정도 됐었다 불경기에 농번기 까지 겹치니 손님이 덜한 시기다 봉급쟁이 역할 그만하게 해주고 싶어서 수입을 나눠주고 욕심껏 해보라 했더니 의욕이 과했을까 평소 신중하던 녀석이 실수를 하고 말았다 본인 확인도 없이 시부모 명의로 며느리 되는 이에게 휴대폰을 개통해줬는데 여러해를 다닌 단골이고보니 너무 믿어버린 모양이다 그 며느리 되는 이가 이혼하고 나자 시아버지가 명의도용으로 고발을 해온것이다 220만원의 휴대폰요금을 두고 한참 공방을 벌여야 했다 위자료 한푼없이 이혼해 당장 해결도 못하겠다는 며느리 아이들 떼어내고 혼자 직장생활하며 친구네 집에 얹혀사는 그 며느리 되는이가 하루 하루 약속을 어길때에는 미운맘이 들다가도 여동생 보는것같아 안타깝기도 했다 결국 그녀를 고소해야만 220만원의 휴대폰 요금을 떠안지 않게 되는데 고소장을 쓰다 구겨 쓰레기통에 넣어 버렸다 방법이야 만들면 받아낼 방편도 없지 않지만 배경 없는 사람을 더 몰아 무엇하랴 싶기도 하고 내내 해결될때까지 눈치를 보는 동생녀석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렇챦아도 농번기에 과중한 업무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 아닐텐데 그만두자 싶었다 딸아이 견학가고 집에 부부만 있는지라 요즘 아내가 할일이 없다 오후 아내를 불러 앉혀놓고 집근처 낚싯터로 갔다 220만원으로 쌓인 두통도 버리고 명의도용한 며느리라는 이 . 그리고 일하는 동생 둘다에게 면죄부를 주러 간 길이다 낚싯대 네대 펼치고 미끼는 또 틀채로 건져올린 새우 몇마리다 요며칠 시간만 나면 앉은자리 언덕에 가려 어두운 편인 우측 찌높이 수심에서 곧잘 입질이 온다 네대를 펼쳤지만 입질을 받는곳은 유독 그 한자리다 해 떨어지고 두시간여 입질이 이어져 일곱.여덟치 네마리를 건지고 두마리는 낚아내다 떨궜다 입질오는 우측 언덕아래 찌높이 수심포인트쪽에서만 붕어 쩝쩝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걸로 봐서 제방 둑을 타고 온 붕어들이 어두운 그 자리로 들어 오는듯 하다 아주 굵진 않지만 제법 재미난다 그 재미에 220만원 내어줄 두통이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좀더 시간이 지나자 끊어져 버린 입질 지금쯤 아내도 동생도 가게문을 닫고 각자 집으로 갔을 것이다 아직 저녁 식사전 혼자 있는 아내는 저녁상을 차리지 않았을 거다 먼저 먹길 권하려고 전화를 하니 낚싯터로 오겠다 한다 아내가 저녁을 준비해 낚싯터에 오는동안에도 입질은 없었다 한마리만 . 전번에 보고도 만져보지 못했던 그 통통한 놈으로 한번만 와다오 마음 허전한곳 메우고도 남을 진한 입질과 손맛이 간절하다 한시간여 .. 저멀리 아내의 차가 들어온다 자리를 깔고 음식을 차리고 나니 노지바람이 찻던 모양이다 낚시차에서 두터운 옷을 꺼내 어깨위에 덧입혀주고 도란 도란 얘기를 나눈다 담배가 떨어져 5미터쯤 떨어져 있는 낚시차에 가는데 어어... 여보 저거 .. 끌려가는 캐미. 입질이다 그렇게 기다려도 없던 입질이 자릴를 뜬 낚싯꾼을 보고 입질하는것처럼 그사이에 왔다 저놈은 분명 못만져본 그놈일거야 하며 몸을 돌리는 사이 벌써 대를 들어버린 아내 .. 대 휨새를 보아 꽤 큰 싸이즈다 냉큼 달려가 대를 낚아 채려다 어쩔줄 몰라하며 두손으로 대를 붙든 아내를 쳐다만 본다 바늘끝에 매달린 붕어와 아내의 사투 ..더 놀랜쪽은 붕어가 아니고 아내인듯 하다 결국 붕어는 발앞에서 떨구고 말았다 어둠속에서도 상기된 그녀의 발그레한 볼이 보이는듯 하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아내에게 말했다 내 200만원짜리 입질 돌리도 그거 200만원 짜리란 말이다 영문 모르는 아낸 무슨놈의 붕어가 200만원씩이나 하냐며 픽 웃고만다 방금 전까지도 어둡던 밤하늘에 달빛이 환하다 다음주는 무슨일 있어도 등산가자는 아내에게 한주만 더 낚시가게 해달라고 사정해봐야겠다 허락해준대도 그 다음주 역시 낚싯터로 가있겠지만 ..
2백만원짜리 입질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1등! IP : 18b6e80c35af0e1
여기가 바로 그 갓낚시 자리군요

연재소설같은 님의 글솜씨에 월척의, 낚시의 또 다른 재미가...

200만원 짜리 덩어리 상면하는 날이 저도 기다려지는군요

포인트 잘 보구 갑니다.
추천 0

2등! IP : 1082582e5c9dfb8
글에서 연륜이 보이는듯하네요.

쉽지 않은 결정도..

2000만원짜리 입질과 덩어리 상면하실께에요.

은둔자님같은 분들만 있은 전쟁도 싸움도 없을듯 하네요

늘 안출하세요~~~
추천 0

3등! IP : b398f1f0251642a
붕어도 나올만한 곳에 들이대듯이
시원스럽게 손실을 털어버리는 여유가 남달라 보입니다.
마음이야 편치 않으시겠지만,
대인의 면면을 보여 주시는 은둔자님의 마음에 박수드립니다.
가장자리에 포진시킨 낚시대 편성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업도 취미도 늘 대박내시기 바랍니다.
추천 0

IP : 1eedf46094829b3
ㅎㅎㅎ 원래 장사를 하다보면 별에 별일이 다 있지유~

션~~~~~~~~~~합니다 틀어 버려야지유~

200만 아이들 껌값인디유~푸하하하하하~

지금 님에 마음에 동요되어 갑니다~

건강 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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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f219750aa384a58
여러 사연들이 많네요

털어버리려는 은둔자님의 고심도 느껴지고..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추천 0

IP : 51f39fb187eeddd
고뇌와 갈등은 인간이기에....

200만원짜리 붕어 보여주세요

늘 생각케하는 은둔자님의 고귀한 일상의 글들

소중하게 읽고 있습니다...
추천 0

IP : f375118ae658823
결국 200만원짜리 입질은

아내분께서 .... ^^

세상사 돈이야머 그러려니하구요

헤쳐나가는 은둔자님의 지혜가 부럽습니다

올해 여름휴가는 은둔자님 계신곳으로 갈예정 ^^
추천 0

IP : 6b1cb797065cab3
빨리 털어 버려야 마음고생도 덜하고
그 마음 고생 떄문에 쌩병이 오기도 합니다

항시, 기본원칙 준수... 다시금 일꺠우게 만든 좋은 경험담 이시네요..

가끔 자게방에 들어 오지만
글 재미나게 읽고 있습니다

전화위복, 새옹지마라 하지요..

좋은일이 생기실거라 믿습니다
추천 0

IP : 4657ad4f3bfa9f4
캬~ 포인트 쥑인당~

움메~ 금방이라도 월순이가 찌를 쭉~올리것 같구먼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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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ffe8ac5752675c4
사모님께서 200만원짜리 손맛을 보셨네요^^
힘든 결정하셨네요
늘 안출하세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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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cd227cf7ee05254
무엇인가 결정을 하는 일은 좋은 일이나 좋지 않은 일이나 모두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쌓인 마음이 풀어지셨다면 그 값어치가 어찌 돈으로 계산이 되겠습니까?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으시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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