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끝에서 가는 해를 보내는 쓸쓸함 한켠에는
새로 오는 것에 대한 기다림이 있었다.
새해에 대한 부푼 희망 따위는 접어 버렸고 그래서 송구영신 예배시
연례행사로 풍선에 각자의 소망을 적어서 날려 올리는 때에도
수많은 저마다의 소망을 매달은 풍선이 하늘 높이 날아 올랐지만
나는 아무것도 적지 않은 종이쪽지를 풍선에 묶어서 날려 보냈지 않은가?
행복은 새해가, 새로운 달력이 주는 게 아니고
내 마음의 풍경이라고 누가 말하지 않아도 진즉 깨달았음직한
진리지만 그런 마음을 일구지 못하는게 행복을 찾지 못하고
그눔 숨바꼭질 잘하는 행복을 찾느라고 이곳 저곳을
뒤지다가 어느때 잡았다고 생각한게 그냥 행복의 꼬리쯤이어서
놓쳐 버리고 아쉬워 하는 가운데
세월은 쏘아버린 살같이 달아나 버리는 것 그것이
인생이 아닐까?
그러나 얼어붙은 밤하늘에 소망없는 풍선을 뛰워버린 내 가슴에도
풋풋한 희망하나는 있었고
살아있는 이땅의 모든 것을 꿈틀거리고 용틀임 하게하는
신나는 것이 있으니 그건 누구도 막지 못하는 기쁨이다
봄!
그렇다 봄은 내게 확신을 주는 설레임이고 기쁨이다
봄이란 것을 지각한 그날부터 어김없이 찾아오는.......
새해에 기대했던 그 수많은 소망들이 이뤄진 것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4월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땅의 봄은
겨우내 움츠리고 멈췄던 것들이 모두 고개들고 기지게
하게 하는 따뜻한 햇살
다투어 피어나는
봄꽃들 개나리,목련,동백,복숭아꽃 살구꽃
고향 야산을 온통 붉게 물들였던 진달래
돌돌 흐르는 개울가에 키 높이 서 있는 양버들에
뾰족 뾰족 녹갈색 새잎이 움을 틔우는 봄
그 봄이 있기에
기다림이란 행복 하나를 잡을수 있지 않았던가?
욕심의 끝
그 끝이 어딘가?
욕심은 소금물과 같은 것.
마실수록 갈한게 인간의 욕망이 아닌가?
그래서 적당히 허한게 좋은 것인지도 모르지
어쩌다 큰 맘 먹고 새로 사입은 양복하나가 행복으로
벼루고 벼루다 새로들인 앰프 하나로 밤새워 음악 듣는 떨림
아내와 티각거리면서 조금 무리해 산 고급승용차를
휘파람 불며 모는 뿌듯함
그런 것에서 우리는 성취와 소유의 기쁨을 누릴테지만
십년동안 번듯한 옷하나 못 사입어도
십년동안 냉장고 세탁기 새로운 놈으로 하나 못 들여도
행복하다고 고백하는 아내와 그로하여 삶의 조그만 기쁨을 맛 보는
내가 아닌가
오늘 첫날을 맞는 4월에
어두운 색갈,두텁게 껴입은 옷들을 밝고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고
얼었던 마음을 녹여
걸었던 빗장을 열자
서운함에 걸었던 빗장
떼어 먹혀서 걸었던 빗장
멍들어서 걸었던 빗장
욕먹어서 걸었던 빗장
질투로 걸었던 빗장
잘난꼴보기 실어서 걸었던 빗장
준것없이 미워서 걸었던 빗장
넘어지게 발걸어서 걸었던 빗장
이런 저런 까닭으로 걸었던 내 마음의
빗장을 열고 눈부시게 쏟아지는
4월의 햇살을 공으로 들이고
아름다운 이 땅의 봄을 반기자.
(2006년 4월 초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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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봄이란 자체가 길지 않았어 바로 여름으로 접어들어...
꽃이 피울적에 여름에 기분이 들어버리는...가을이 없이 겨울로 접어드는...
몇십년 후에는 여름과 겨울 두계절로 가지 않을까...가끔 생각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님의 말슴처럼 빗장을 열고
우리들의 따스한 마음과 배려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고, 고운달로 바꾸어 가십시다.
감사 합니다
오랫만에 따뜻한 햇살 받으며 출조하려는 마음에 소풍가는 국민학생처럼
마음이 설렙니다
다녀와서 또 뵙겠습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지겠지요.
즐거운 출조...... 좋은추억 많이 만들어 오십시요.
좋은글 잘 감상합니다.
손맛 보셨는지요.
전 산위에서 저수지만 내려다 보는 신세입니다. ㅎㅎ
엄동에도 2주에 한번은 꼭 낚시터를 찾았는데
20여일 출조를 않았더니 바람빠진 풍선처럼 삶의 탄력을 잃었더랬는데
3일을 채 못채우는 시간에 40여수의 잉어 향어를 당겼더니 어깨가 뻐근합니다
붕어와춤을님 안녕하세요
제고향과 가까운지역에 살고 계시는 것 같은데
언제 시간되면 성주에서 한번 만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