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없는 세상. / 붕어우리
그대 없는 세상을 떠올려 보는 것은
맨 살갗 위에 서리꽃을 피우는 시든 풀대의 일처럼 아픈 일이나
오늘밤 주저 없이 그 세상을 떠올리는 것은
빛나는 결정들로 만들어질 찬란한 하얀 아침을 미리 기약하기 위함입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일 또한 내겐
실오라기하나 걸치지 못한 마음에 시린 이빨 자국 새기는 일이었기에
그 상징들을 하나하나 일깨워 서리꽃 피어나는 빈들에 홀로 섰습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일도,
그대와 이별해야 하는 일도,
그리하여 남겨질 그리움도 모두가
맨 살갗 위에 서리꽃을 피워내는 아픔이기에
그대 없는 세상의 극한 냉기가 통증으로 바뀔 때
제일 먼저 내 가슴속에 서리꽃이 피어나
내 피를 식히고 살과 뼈를 뚫고 나온 날카로운 결정들이
빈들을 덮어 나갈 것을 믿습니다.
그 아침 축복의 하얀 칼날에 온몸을 베이며 풀잎과 내가 함께 누울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하여 떠오른 햇살에 그대 없는 세상에서 나 또한 맹렬히 사라져 갈 것을 믿기에
나는 별이 빛나는 겨울밤 빈들에 홀로 서서 사랑하는 그대와
그대 없이 맞이하게 될 그 하얀 아침을 미리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
시작노트 : 그대 없는 세상에선 나 혼자 남겨진 체 살수 없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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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낚시인생에 대어도 맞는 이야기
우리의 사랑하는 가족들에 얹어도 맞는 이야기
생각이 많아지네요.
언제 우리가 만났던가
언제 우리가 헤어졌던가
만남도 헤어짐도 아픔이었지
가던 길 돌아서면
들리는 듯 들리는 듯
너의 목소리
말없이 돌아보면
방울방울 눈물이 흐르는
너와 나는 작은 연인들
내 가슴엔 사랑의 열정이 식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