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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를 아십니까 ? - 10

IP : 9cb7c6ebe3559dd 날짜 : 조회 : 5991 본문+댓글추천 : 0

출근하여 대충 결재서류 보고 급한것은 정리하고 아닌것은 미루고... 비가와서 그런지 미쓰한에게 커피 부탁해 먹으니 따듯한 커피의 향기가 이젠 낯 설지가 않습니다. 오전 일과중에 삼일전 약속한 거래처에 방문차 시동을걸고 익숙한 대로로 나오니 개학한 학교가 있어선지 길이 약간은 막힌듯 하다. 신호대기중 룸 미러에 머리를 빗으로 손질하려니 이발할때가 된것 같은 느낌이든다. 우리나라는 1895년(고종32년) 김홍집 내각에 의하여 "단발령"이 시행된 뒤 안종호라는 사람이 황실 최초로 이발사가 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약 사십한 이삼년 전... 전쟁통에 폐허가 되다시피한 서울 하고도 충무로가 저의 유년의 동네였습니다. 오래된 과거지만 지금 기억으론 필동인가에 이발소가 있었습니다. 여닫이가 아닌 미닫지 이발소 유리문으로 훤히 들여다 보이는 실내에 겨울철이면 연탄화덕에 커다란 솥에 물을 끓이고 조그만 솔에 비누거품을 잔뜩묻혀 연통에 쓱쓱 비비면 그온기에 목덜미가 따듯했던 기억... 당시 이발사 아저씬 "바리깡"으로 고민할 필요도 없이 누구나 거의 "빡빡 "아니면 "상고머리" 특출난 기술도 필요없이 남자아이들은 "까까머리" 또는 "상고머리"로 시원하게 밀고 다니곤 했습니다. 참 이상한것은 머리를 깍는 그 순간엔 어찌나 졸음이 쏟아지는지 원~ㅎㅎㅎ 꾸벅꾸벅 졸다보면 머리가 아래로 처지고 허면 내 머리통을 톡톡치고 졸음을 깨워 깍곤 했었죠. 의자에 앉으면 전면 상단에 소위 이발소 그림이 두어개가 나란히 걸려있었으며 그 그림은 러시아 시인 푸시킨의 "삶"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또는 초가집앞에 "물레방아" 그림. 마땅이 눈길을 둘수없는 전 그 그림들을 뚫어지게 처다보곤 했습니다. 아저씨가 능스능란하게 기둥에 메어논 가죽혁띠 같은것에 면도칼을 쓱쓱 문지르면 구미호가 사람을 잡아 먹기위해 칼을 갈고 있는 장면이 떠올라 저절로 자라목 마냥 움추리곤 했습니다. 본체보다 더 큰 사각건전지를 등에 업은 가죽 케이스 라디오에선 아저씨의 십팔번 "나그네 설음"이 지직지직 거리는 소음과 함께 흘러나오고.이따금씩 천정에서 서생원이 운동회를 하면 아저씬 빗자루로 천장을 "뚝" 치곤 했습니다. 어릴때 그 아련한 추억이 깃들어 있는 장소가 사라저 버린 아쉬움에 그 근처를 지나다 보면 내가 아직도 그이발소에서 머리를 깍고있는 착각속에 빠지곤 한답니다. 추억여행속에 녹아있는 아스라한 그 기억들을 하나하나 꺼내다 보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 있을것입니다. 이발소 그림속에 들어있는 고향과같은 푸근함.그것이 이유라면 이유일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유년의 이발소를 기억하십니까? 이발소입구에 빙글빙글 돌아가는 빨강,파랑.흰색의 표지판은 중세시절 당시 외과에서 이발을 겸했는데 빨강은 동맥. 파랑은 정맥. 흰색은 붕대라는 표시랍니다... 그때를 아십니까??.........감사합니다.^_______^*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젠 글도 못쓰겠네요. 눈이 침침함에.오타에. 이해하십시요. 다녀가셨으면 마구마구 흔적을 남기십시요...

1등! IP : dd22dfd9b14af4a
어릴적 이발소는 제일가기싫은곳이지요

무조건하고 빡빡밀고나면 머리에 버짐 소똥 가득한 어린시절

이제는 추억의뒤안길로사라져 옛날의기억으로남게하는 이발소

우째궝형님은 꼭 이런추억을 드듬게만드시는지요

세데가 비슷하지십네요 이젠 그 그리움의 시대는지나고

어느순간 다 됏다는생각이앞서니 한편 서글퍼지느때도 있답니다

항상지나간것은추억이고 닥아올것은 걱정이니

월님들 항상 지금의현실 최대한 충실하게 후회없게지내시길바람니다

모두들건강하고 좋은하루되시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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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de948b272bda7cb
권형님안녕하십니까? 세월은 얼마안됬지만 권형님글에 잠시 추억에 잠김니다
저도 어렸을적 이발소 가기가 무엇보다도 싫었습니다
왜 이발소에가서 으ㅏ자위 나무판대기에만 앉으면 졸음이 쏟아지는지
그리고 그당시는 머리는모두 빡빡대갈님으로 그란디 바리깡이 유독 저한테만 심술을부리는건지
머리카락을 씹는통에 눈물이 찔끔 특히 귀 옆머리카락 자를때 거의 죽음입니다
머리카락은 왜 이다지 빨리자라는지
벽에붙어있는 빗바랜액자 단골그림과 글 푸쉬킨의 삶 글구 서양여자의 수영복사진 ㅋㅋㅋ
권형님 다시한번 추억에 젖게끔해주셔서 감사드리면서 쿠마 흔적남기고 물러갑니다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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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e9d5fd1011def0a
반가버요 권형님

빡빡이머리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런 기억을 우째 더듬어 내시는지요 ㅎㅎ

덕분에 또 잠시 추억에 젖어봅니다.

참 지질이도 이발소 가기 싫었는데 바리깡 잘못 밀어 생머리 수북이 뽑이면

눈물이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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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7b8d234d3f15582
전 이제 사학년 초반인데...
예전말로 국민학교 다닐때는 아버님이 바리깡으로 밀어주셨죠...
중학교에 들어와 오백원주고 처음 이발관에 갔을때 풍경이군요...
그때도 물론 거의 빡빡 밀었던것 같네요...
워넉에 가난했던지라...이발소 가기도 쉽지 않았죠..
선배님들 앞에서 옛날 얘기할려니 참 거시기 하네요....
그림같은 추억 떠올리게 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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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5aafe6fb070f73a
어릴때 아버님이 이발소를 하셨었드랬죠
미장원은 여자만 가는 곳인지 알았던 때였습니다^^
지금이야뭐 보통 젊은사람 학생들 대부분 미장원을 가더군요
아버지 연세가 드시고 몸이 불편하여 더이상 못하실때가 되고
장년이된 예전의 어느날인가 문득 아버지께 이발을 부탁드려보았지요
흔쾌히 그러마 하시더군요
머리를 깍는내내 굵은 땀을 비오듯이 쏟아내시더군요
뜨금뜨끔 뽑히기도 하고.....
다됫다고 하셔서 보니 삐뚤한 부분도 있습니다
가슴한자락이 먹먹합니다
그래도 어느 미장원에서 깍은머리보다 값지고 뿌듯합니다
...
이번주 아버지가 빻아놓으신 깻묵가지고 함께 도시락 싸서 낮낚시 갑니다
기다려집니다^^

권형님의 글에 아련한 기억들이 다시 떠올랐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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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1db69f864e1abba
참말로 정겨운 글이군요

인생 오래살지는 않앗지만 저역시 비누거품 연통에 비벼 목덜미에 전해오는 따듯함이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발소에서 나올때늬 시원함도 기억하구요..

아무래도 그때가 그리워지는것은 모든님들의 추억 아닐가 생각해봅니다

문득 유년시절의 추억속에 오늘도 푹 잠겻다 가네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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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2a3fa5acea53e8
저는 아버님 친구분께서

이발관을 하신 관계로 이발소 가는게 즐거웠습니다.

이유는 가면 용돈이 생긴다는것...ㅎㅎ

지금도 쪼그만 이발소 운영ㅎㅏ고 계십니다..

한번씩 찾아뵈면 지금도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이발관의 추억은 저에겐 즐거움 입니다...

권형님 잘 계시죠???

매번 좋은글 감사합니다..

오타 괜찮습니다..

좋은글 많이 올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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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9cb7c6ebe3559dd
아이쿠야!!

오전중에 많이도 다녀가셨네요...감사합니다.

이발하고 지금 자리에 앉습니다.공감하시는 님들이 많이도 계시는군요...고맙습니다.^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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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c1c3adb33b4b3a8
이발소에서 머리 깎고나서 머리 감을때 사용했던 빗같은 것이 생각납니다.

철인지 플라스틱인지 재질은 기억이 안나지만 아무튼 머리 감을때

조금은 아프기도 했지만 엄청 시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머리 말고있고, 드라이 하고 있는 동네 아낙들과 함께 미용실을 이용하지만

가끔은 그때의 시원하게 머리 감았던 생각이 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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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cdc6551a98eb8a7
사오십여년전 이발소풍경을 정말 맛갈스럽게 그려주셨네요.

잊어버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납니다.

함석연통에 비누솔 문지르는것 까마득하게 잊어버렸었는데....

머리엔 소버짐 얼굴에 마른버짐이 얼룩덜룩하던 시절 옷소매는

흘러내리는 코를딱아서 번질번질 하고 손은 구실치기등으로

새까맣게 터서 피가흐르던 어린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감사합니다.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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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4c3407b2f37fa6f
그 때 그 시절이 너무 리얼하게 그려 졌습니다.

이 곳에는 아직도 권형님의 추억의 이발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곳을 가지는 않습니다.

미장원에서 커트로 마무리합니다.

오랜 기다림이 싫어서

5분만에 커트로 끝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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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0a991c90a8f0f4e
한참을 싱긋이 미소 지어 봅니다,
성인용 의자에 빨래판을 깔고 ,뎅그라니 않아서 .....
옆에서 이발하는 백 구두 아저씨 머리에 피마자 기름 때문에, 아이고 곤역이지요.
그리고 순진한 저는 기계(바리깡) 가 정말 침을 흘려서 머리에 부스럼이 나는줄
알았읍니다,
늘 건강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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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f50898c578af5ff
아련한 기억속의 추억을 낚게 하십니다.

하시는 업은 제게 맞기시고 다른쪽(글쟁이)으로 전업하심이 좋을 듯 하십니다.
*직원분들 기안 올릴때 고민 많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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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00cd752be57846f
ㅋㅋ 물안개와 해장님 맞습니다 ㅎㅎ

그리고 가죽혁대에 면도칼 쓱쓱 문지르는 모습도 아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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