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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하는 할아버지...

IP : 601c65999f90782 날짜 : 조회 : 5689 본문+댓글추천 : 0

오랫만의 기회입니다. 며칠간 퇴근이 늦었음에도 아내의 입에서 선뜻 주말 낚시를 허락해줍니다. 일기예보는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물가에 앉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들뜹니다. 목적지는 출근하자 마자 골라봅니다. 엊그제 보트 10척이 떴다는 연밭 저수지. 이름도 모른 체 그곳으로 가라는 선배의 말대로 그곳으로 정합니다 아침 일찍 지렁이를 사고 옥수수를 사고 간식거리를 사고 5분만에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초짜 눈에 보이는 넓은 저수지에 보트가 한 척 떠있고 주차하는 곳 앞에 자전거 한대가 주차되어 있습니다. 자전거의 주인이신 듯한 할아버지 한분이 자전거 옆에 방금 자리하셨는지 받침대를 꽂으십니다. 조용히 2.6 2.7칸 두 대만을 빼들고 할어버지 뒤에 가 인사를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꾸가 없으십니다. 다시 한번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여전히 뒤도 돌아보지 않으시고 낚시대를 빼드십니다. "할아버지 많이 낚으세요!" 속으로 생각합니다. '아마 방해받기 싫으신가보다. 아님, 이 동네 청년이 아니라 싫으신건가?' 선배가 알려준 포인트로 걸어갑니다. 생각보다 날씨는 좋네요. 두 대를 연줄기 사이로 넣어 놓고 달콤한 사탕 한 알을 물어봅니다. 나른해질 무렵 입질이 옵니다. "앗싸" 두칩니다. 한시간... 선배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거시기로 와라" 바람이 조금 붑니다. 저멀리 할아버지는 찌가 안맞는지 계속 투척하십니다. 낚시대를 접습니다. 논둑길로 걸어 나오다 할아버지 뒤로 조심스럽게 돌아옵니다. 차문을 여는데 할아버지가 소리를 지르십니다. "어으 어으" 무슨 말씀인지 알아듣기가 힘듭니다.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어으 어으" 손짓을 하는 모습이 당신 옆자리에 앉으라는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 이제 가봐야 돼서요. 다음에 뵐게요." 그래도 연신 손짓을 하십니다. 아마, 당신 옆자리가 고기가 제일 잘 나오니 한번 잡아보라는 말씀 같습니다. 할아버지 당신은 당신의 하고픈 말씀을 몸짓으로 저는 저대로 제 사정을 말로...... 그렇게 한 5분 대화를 나눴나봅니다. "할아버지, 제가 다음에 꼭 올게요. 그대 봬요. 안녕히 계세요. 고맙습니다." 그제서야 당신은 당신 낚시대로 눈을 돌리십니다. 차를 돌려 나오는데 손을 흔드십니다. 백미러 속 논두렁에 아지랑이가 피어 오릅니다.

1등! IP : 7bec01782dc85c1
강호한정님의 글에서 따뜻한 가슴을 느낍니다.

사람은 누구나 존경받을 권리가 있으며, 따라서 함부로 대할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겉만 번지르한 사람 보다는 마음 넓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사람이겠지요.

다름번에 그 할아버지 만나시게 되면 사탕 한 알이라도 나눠드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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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d66f8e108a34ead
소렌토님 글을 읽으니 사탕도 차에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낚시터에 가서 인사하면 인사도 안받아주고 머쓱한적이 많아 혼자만의 맘을 닫았는데....
강호한정님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네요.....
참!!!
소렌토님 사탕은 빈정대는 글아니오니 맘상하지마시길 바랍니다.....
아무쪼록 대물상면하시길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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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5a3c9f939432432
저수지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면 항상 인사를 합니다.
꾼들을 보면 쓰레기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는 어르신들도 있지만,
타향에 나가있는 자식 생각나셔서 얘기도 나누고 싶고 그러신가 봅니다.
쏘렌토님 말씀처럼 사탕이라도 준비를 해야겠네요.
좋은세상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겠지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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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7bec01782dc85c1
오렌지볼님! 맘 상할 이유가 전혀 없네요! ㅎ ㅎ

입질없고 심심할때, 이른아침 속이 허전할 때 사탕 한알이 위로가 되지요.

저는 주머니에 항상 사탕 몇알을 넣어 다니는데, 주로 혼자서 출조를 하는 경우가

많다가 보니 옆자리에 계신 모르는 분들과 말을 틀때 사탕이 아주 좋은 매개체가 되더라구요.

그리고 서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어서 정보도 교환하고, 혹시 모를 불청객(밤손님)도 서로

경계할 수도 있고해서 여러모로 좋습니다.

그나저나 사탕도 좋지만 공병붕어님 처럼 어르신들께 먼저 인사를 건네드리는 것이

가장 좋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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