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총각 장가보네기 ..

고향 친구중 별명이 용팔이인 친구가 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서당을 다녀 공자왈 맹자왈 하는 친군데 소아마비를 앓아 몸이 좀 불편했었죠 체구는 작지만 구렛나루에 시커먼 것이 사내답기도 하고 식당에 함께가면 아줌마가 필리핀 사람이냐고 묻곤하는데 그때마다 엉터리 외국어를 해대 좌중을 웃기기도 하는 친구였습니다 살림 먼저 차리고 뒤늦게 식을 올리는 또다른 고향친구의 결혼식이었습니다 고향 친구들이 다 모이고 신부의 친구들도 여럿 왔더군요 대부분 결혼한 유부녀들이고 그중 딱 한명 신부 친구중 유일하게 한사람만 결혼을 안했는지 못했는지 암튼 처녀였습니다 식 끝나고 뒷풀이도 끝나고 2차 뒷풀인 결혼식 올린 친구 살림집이었습니다 신랑친구 유부남 대표와 신부친구 유부녀 대표가 작당하여 혼기놓친 두 처녀.총각을 이어보려 무진 애를 썻지만 워낙 험상에 아가씨가 질색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술잔이 오가고 거나해지자 신랑대표였던 제가 신부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저 은둔자 꽤 까불던 시절이라 지금처럼 수줍어 하진 않았습니다 ) 우리 솔직 합시다 저 친구 (아가씨) 어떻습니까 내 친구는 여자 좋아하고 순진하고 "쎄고" 우체국 직원이고 거짓말 좀 못합니다 좀 순진한데 .. 여자문제만 빼고 .. 유부녀 대표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생긴걸로 봐선 표현보단 더 심할것 같다는 표정 .. 네네 저친구 솔직히 좀 껄떡 대는 편인데 누가 상대를 안해주니 총각이나 다름 없습니다 괜챦다니까요 유부녀 대표 알았다는듯 웃더니 좋네요 쟤랑 똑같네요 순진하긴 한데 쟤도 좀 .. 거시기 합니다 그날밤 식 올린 친구들은 신혼 여행길에 오르고 남아서 부어라 마셔라 신나게 놀고난 유부남과 유부녀들 다 떠나가고 친구네 집에 남은건 너나 할것 없이 술을 권해 실신해버린 강쇠총각과 옹녀 처녀 둘만 .. 먹을거 넣어주고 밖에서 열쇠를 채워버린후 미련없이 각자 집으로 돌아가버린 친구들 .. 삼일후 신랑신부 신혼여행지에서 돌아오고 유부남 유부녀 대표가 공항나가 신랑신부 환영후 집으로 돌아오니 여전히 잠겨 있는문 문을 따주자 휑한 눈에 턱까지 내려온 다크써클로 필리피노에서 모잠비안이 돼 버린 친구 그 뒤에서 손만 만지작 거리며 얼굴을 들지 못하는 처녀는 상기된 얼굴에 베시시 웃습니다 어떡할래 ? 너 저 남자 여자 손도 안만져 본 순진한 사람이란데 너 얼굴보니 벌써 ??? 유부녀 대표가 한구석으로 친구를 몰고가 닥달하는동안 유부남 대표도 친구를 데리고가 묻습니다 야 어떡했냐 ? 어떡하긴 삼일 밤낮 최선을 다하면 되겠지 했는데 이건뭐 .. 여자 무섭드라 나 죽다 살았다 고맙다 친구야 잠시후 유부남녀 대표와 식올린 부부 그리고 삼일동안 거하게 성을 쌓은 강쇠와 옹녀 여섯중 넷이 증인이 되고 둘은 당사자가 되어 각각 총각 처녀를 범한죄로 그 결과에 책임지기로 약조를 맺었답니다 그리고 그후 둘은 결혼해 잘먹고 잘 살았대나 뭐래나 .. 두사람이 결혼식 올리고 첫재 둘째 애낳고 사는동안 가끔 친구녀석에게 전화가 왔었습니다 야 친구야 나 밤이 무섭다 무지하게 무섭다 친구야 나좀 구해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