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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는 맨날 대가리만 묵노"

IP : 690c835d05eed72 날짜 : 조회 : 1559 본문+댓글추천 : 0

제 부모님 세대의 모든 어머님들이 그러하셨듯이 저의 어머님 역시 식사 시간이면 밥솥 제일 아래의 누른 밥만 드셨습니다. 어릴 적 저는 그것이 못내 싫었습니다. 하여 누른 밥이 제일 맛있고 영양가 있다며 어머님의 밥 그릇을 제 밥그릇과 바꾸곤 했습니다. 올해 여든을 훌쩍 넘기신 연로하신 어머님 매주 찾아 뵙지만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늘 죄스러운 마음입니다. 노환으로 바깥 나들이 제대로 못하시고 늘 누워만 계십니다. 답답하다 하십니다. "어머님 바람 쐬러 갈까요' 물으면 "차 있는 데까지 힘들어 못 걷는다." 하십니다. "업어 드릴께요" 하면 "싫다." 하십니다. 아마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 걱정하시는 것이겠죠. 큰 집에 가기 전 어머님께 드시고 싶은 것 말씀해 보라 하면 "그냥 온나." 하십니다. 재차 조르듯 물으면 값싼 것만 찾으십니다. 아부지께서도 그리 하셨고 어머님도 그리 하십니다. 풍족지 못한 자식의 형편을 생각해서겠죠. 아부지 떠나시고 외로움과 함께 몸이 약해지시니 자꾸만 어린애 같이 투정을 하십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님의 마음을 기쁘게 혹은 만족하게 못 해 드림에 전 또 제가 미워집니다. 입맛이 까다롭고 소화가 잘 안되신다 하시며 식사도 조금 밖에 드시질 않습니다. 그나마 조기 반찬이 있으면 맛나게 드시는 편입니다. 조기를 구어 올리면 저는 어두육미라고 주로 머리 쪽을 먹습니다. 그럴때마다 어머님은 "야이야, 니는 맨날 대가리만 묵노." 하십니다. 제가 먹지 않으면 머리가 버려지는 이유도 있지만 사실 조기머리가 의외로 맛있습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나거든요. 어머님은 어릴 적 누른 밥을 제가 바꾸어 먹던 일을 떠올리시나 봅니다. 서너 시 되면 일이 있다면서 인사를 드리고 일어섭니다. 짬 낚시 가기 위해서입니다. 하루는 어머님 위해서 곁에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제가 좋아하는 것 때문에 불효를 저지릅니다. 매번 갈등 속에서 자기 합리화를 시켜 버립니다. 낚시가 제 삶의 여유를 주고 새로운 활력을 주는 것은 고맙지만 불효를 저지르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밉기도 합니다. 물론 저 하기 나름이겠지만요. 날이 갈수록 기력이 자꾸 떨어지시는 듯 같습니다. 더 이상 밝히기 부끄러운 제 처사를 반성해 봅니다. 어머님 떠나시면 분명 후회할 일임을 알면서 그리 행하지 못 한 저를 반성해 봅니다.

1등! IP : 690c835d05eed72
글을 써 놓고 올려야할 지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自省의 글이오니 같은 심정을 토로하시거나
제 불효를 질책하시는 말씀은 기꺼이 경청하겠아오나
그 이외의 말씀은 행여 하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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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e072f379cf6e137
눈물이 날것 같아서 퇴근후에 다시 보도록하겠습니다....
추천 0

3등! IP : ed52bc4dfce9bb7
눈물납니다ᆢ월송님처럼 퇴근후에 조용히 볼 걸ᆢ

떠나시면 분명 후회할 일임을 알면서 그리 행하지 못하는ᆢ

아부지와함께 님 처럼만 제가 했다면 눈물도 안나겠습니다만ᆢ

손님 올 시간이라 이만 나가렵니다ㅡ

눈물나서가 아닙니다ᆢ

아부지와함께님 미워요ᆢ
추천 0

IP : 4f2575c985e30cf
부모님만 생각하면
가슴이 메여집니다

부모님한테 전 항상 불효자식입니다
큰아들인데

부모곁에 있어야하는데...

지금도 아버님 어머님 ㅇ건강하시지만
와국에 살다보니
마음이 더 아픕니다

전화드릴때마다
상욱아 낚시만 보면 네생각난다
언제오니...

남동생한테도 미안하구요
큰아들 대신해서 하고있으니..

그래도 동생공부는 내가 시킨것과같으니깐요

암튼
아버지와함께님

인상 참좋와보입니다
최곱니다

저 보다 연배가 비슷한지여
....

암튼

세워도님 카톡으로
사진보내주어 봤읍니다

아버지와함께님

화이팅 한번 합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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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e238ce1794827b4
아부지와함께님 효자시란 말씀밖엔....어머님 아프지 마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우린 오늘을 열심히 살면 효도죠.......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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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f2e89b7a0500695
가을에 갑갑하시다 해서 휠체어 밀어드릴때

아범아 힘들지,,,,,,,

아뇨~ 바람이 차서 걱정입니다

내년 봄에는 더 많이 모시고 나갈께요,,,,,,,,

봄을 못기다리시고 가셨읍니다

부모님은 기다려 주지 않으십니다

저처럼 후회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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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377736e0a346b9b
가을 찬바람이 불어오니

웬지 센티멘탈 해지네요.

감수성 풍부하신 아부지와 함께님두 가을 많이 타실거 같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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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d646971eb2f2fea
예 그렇습니다. 낚시갈 시간은 있고 어머니뵈러갈 시간은 없고.

저도 참 참한 불효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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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1b7fe5661284c71
갑자기 왜 장사익씨의 꽃구경 이 듣고 싶어 질까요?

늙어가면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이 더해지는걸 보면

이제서 저도 철이 들어가나 봅니다

우리 아버님께서 저한테 하신말씀중

"넌 철들면 망령 날거다"하고 하셨는데

저 망령날까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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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90c835d05eed72
한 분 한 분께 답글 달지 못함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제 마음에 담아 두겠습니다.

저를 꾸짖지 않으면 더 큰 후회가 될 것 같아 글을 올렸습니다.
계시는 동안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다짐 또한 해 봅니다.

조금 전 안부 전화 드리니
"내 걱정 하지마라, 난 괜찮다." 하십니다.

제 귓가에 꽃구경이 들립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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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c4feb690f7dc22
늘 내 주기만 하는 어머니
우린 숙명적으로 그 부모가 내주신것 그대로
내리사랑만 합니다
우리 대에선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관계개선이죠
우리 역시 줘야하고 또 숙명처럼 그렇게 하겠지만
우리가 물러설때에는 자식들이 부모로 하여 아프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는것
자식들이 부모로부터 독립했던 것처럼 부모역시 자녀로부터 독립하는것
그것이 우리 세대가 할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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