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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침대 이야기

IP : c170c52385378d6 날짜 : 조회 : 5968 본문+댓글추천 : 0

<아폴로>계획에 따라 멋진 우주선을 타고 훠이~ 날아간 미국의 한 우주인이 달에 감격의 첫발을 내딛어 힘 안들이고 성조기를 꽂을 때, 한국의 낚시꾼은 고물버스를 타고 지구의 한 저수지에 도착해 신과 양말을 벗더니 역시 감격의 첫발을 물속에 내딛고서 용쓰며 받침대를 꽂고 있었습니다. 우주인은 국위를 선양하고 있었고, 낚시꾼은 붕어를 잡으려하고 있었습니다.^^ 우주인은 신발을 벗지 않았지만, 받침대를 보다 길게 쓰기위해서 물속에 꽂아야하는 꾼은 등산화나, 운동화로 물속을 걸을 수는 없어서 번거롭지만 벗었습니다. 장화를 신을 수도 있었지만 당시의 검정 장화를 낚시하실 때 신어보셨던 선배로부터 그 불편함과 고리타분한 발 냄새(ㅋ)에 관해서 코를 막고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꾼이 그것도 낚시얘기라고 자뻑한 나머지 흥에 겨워지면 새카맣게 몰려와 발가락을 간질이던 작은 새우나 피라미에 관한 에피소드도 보너스로 들려주실 것입니다.^^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에서 브래드 피트의 낚시 줄이 역광 속에 황금빛으로 물들어 물결치듯 휘늘어지는 멋진 장면을 보셨는지요. 꼭 보십시오. 우리가 정적인 낚시를 하는 반면, 그들은 여울져 흐르는 물을 따라 이동하면서 또는 서서 대상어를 찾는 동적인 플라이(fly) 낚시를 즐겨합니다. 그들에겐 받침대 자체가 생소하겠지만 우리 꾼에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장비입니다. 선조들의 낚시모습을 그린 옛 화폭에서 받침대는 가느다란 한줄기 획으로라도 보입니다. 명성이 자자했던 승작, 용작을 비롯한 여러 업체에서 꽂기식 대나무 낚싯대뿐만 아니라 같은 방식의 받침대도 같이 만들었습니다. 양철(함석)을 잘라 원뿔형으로 성형해서 하단에 못 하나로 고정하는 구조로 땅에 쉽게 박히도록 했고 지금의 주걱에 해당하는 부분은 철사를 겹V형으로 구부려 대가 얹히도록 했는데 그 견고성이 오죽 했겠습니까. 그러나 튼실하지도 못하고 사용 후 잊고 두면 쉽게 녹이 스는 등의 문제가 오늘날의 그것들과 비교해서 한심한 것이지, 당시에는 모든 꾼이 재량껏 관리해가면서 도구로서 십분 활용했었습니다. 낚시인구도 서서히 늘어가고 꾼들이 향상된 도구를 원하는 1960년 중반 즈음에 그라스롯드의 탄생과 그것의 히트에 힘입어 받침대도 발전을 시작합니다. 알루미늄을 소재로 한 받침대가 등장했습니다. 소재의 특성상 미관이 좋고 습기에 대한 내구성에서 대나무보다는 낫지만 무르고 탄력이 없는바 한번 땅에 꽂다가 휘기라도 하면 접어지지도 않고 펴려고 해도 원상태로 돌아오는 법이 없는 애물이었습니다. 곧 이어 그라스 소재의 받침대가 등장해서 오늘날 그것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은성, 로얄보다 앞선 어왕(漁王)이란 첫 제품은 튼튼하기로 손꼽혔음에도 불구하고 그라스롯드 4칸대를 얹으면 그 무지막지한 무게로 인해 속절없이 휘어서 받침대 허리부분이 얹힌 낚싯대의 위로 붕긋 솟아올랐습니다. 주걱이 도입되기 전이라서 토끼 귀모양(V형)의 작은 금속막대가 대를 얹는 부분이었는데 신통하게도 접을 때는 위쪽을 향해 일자형으로 접어져서 그 몸통 안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도중에 낚싯대 얹다가 그 토끼 귀라도 잘못 건드리면 일자형으로 펴지기 때문에 대를 얹을 수가 없어 꾼은 신과 양말을 또 벗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받침대 끝의 토끼 귀를 쫑긋 세우고 다시 물속에 꽂아야하니까요. 그래도 당시의 꾼들은 그저 웃었을 뿐, 그 정도는 불편한지도 모르고 잘만 살았습니다. 요즈음은 낚시꾼도 우주인처럼 신발, 양말 벗지 않습니다. 그만큼 발전했습니다.ㅋ 훌륭한 받침대가 받침틀과 더불어 꾼을 너무 편하게 이미 해주었습니다. 그 편한 장비로 낚시를 하면서도 부질없는 욕심과 요구들은 끊임없습니다. 충분하게 있는데도 낚싯대와 같은 무늬(디자인)의 받침대를 추가로 갖고 싶은 꾼은 그분의 미적 감각이 남달리 뛰어나서 범인(凡人)들은 알 필요가 없다 치더라도, 수십 개의 대에 각각 받침대를 하나씩 짝지우려는 분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엇을 하려는지 영~ 아리송하기만 합니다. 이제 받침대도 수집한답니까? 받침대! 그것 아주 쉬운 도구입니다. 낚싯대가 가벼우니 정도껏 빳빳하기만 하면 됩니다. 탄성도 필요 없습니다. 한마디 증가에 70~80cm 차이가 나면 0.5칸의 개념을 무시하고 세분화된 대의 길이에 대비해 균형상 적절치 않습니다. 40~45cm 간격으로 누가 한번 만들어 보십시오. 무늬(디자인)는 꾼의 장비병을 막는 차원에서 무시하고 범용(汎用)으로 쓰게끔 단색으로,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펄-그린, 펄-레드, 펄-부루 이런 예쁜 색상으로 해 보십시오. 장비로부터 홀가분해지시는 분들이 내년에는 엄청나게 많이 늘었으면 합니다. 간편한 장비, 가벼운 차림으로 경쾌한 낚시를 즐기시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1등! IP : 6faae7599503772
요즘은 받침대를 대부분 틀에 꼿아쓰니 알루미늄부분을 짧게만들거나
아주 없애버리면 무게도 가벼워지고 좋겠는데 그런 기성품이 안나오네요
받침대 10무게도 만만치않은데 틀에 끼우는 부분만 알루미늄재질로 짧게 ..
이런제품 조구업체에서 만들어주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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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ef1700edb9bcc5f
예전에 삼촌께서 주신 받침대 중에 말씀하신 토끼 귀처럼 생긴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잘못하면 일자로 펴지기에 조심했던 기억이 아련하게 나네요~~ ^^

말씀대로 세월이 흐르면서 낚시 용품도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동감이 갑니다만... 저 같은 경우에는 이미 받침대 없이 낚시를 편하게 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 fstv 방송 신제품 소개하는 코너(아이디어를 잡아라)에서 알게 된 무받침대를 접하고 나서...

더이상 귀찮게 받침대를 사용하지 않기에 철없는붕어님의 글에 공감이 가지 않네요~~ ^^

말씀대로 장비로부터 해방이란... 받침대 자체가 없는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 짧은 소견 이었습니다.

링크하나 걸어 드립니다. http://www.f-onepoint.com/wizhome/menu_6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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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899f3aac425481e
제가 갖고있는 낚시대,받침대들은 짬뽕~ ,
낚시대 값이나 별반 차이 없으니 구색 맞추려니 아깝더라구여.
근디 요즘 자꾸 받침대 광고에 눈이 쏠리는건 어쩔수없나 봅니다.

꾼의 소망이자 자기만족 아닐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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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c6f4b27d6985c98
철없는 붕어님과 같은생각
은둔자님과 같은생각
두분께 각각 한표 던집니다.
무거운짐 꺼이꺼이 울러매고 미련하게 나서지 말자
가볍게 나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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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ad0236956b2c0c2
철없는 붕어님의 연륜이 느껴집니다,,,

사실 대물대 찾는분 들의 글을 읽으면서 아무리 큰 대물을 걸엇어도 절대로 부러지지 않는 대물대는

제 생각에는 그라스대 밖에는 없을것 같습니다,,,

하룻밤에 몇번 던지지도 않기에 무게가 좀 나가도 좋은,,,

그러나 나이먹은 저의 생각일뿐 이겠지요 젊은 신세대들은 뽀대가(?) 나야 멋진 꾼으로 대접을 하니까요,,,

낚시를 누가 도(道) 라고 했는지는 몰라도 저는 멋 이라고 생각합니다,,,

물가에 있는듯 없는듯 조용하게 낚시를 하는 그 멋진,,,,

간혹 챔질을 너무나 품위 없게 하는 꾼님들을 볼때마다 눈쌀이 찌푸러집니다,,,(획~하고 앞으로 잡아 채는 입질,,).

철없는 붕어님 말씀 처럼 브이자 받침대에 조심하지 않으면 다시 접혀지므로 매사에 세심하고 조심을 해야 했던 낚시,,, .

추억에 젖게 해주신 철없는 붕어님 덕분에 17살때 처음으로 삿던 대나무대를 꺼내어 기름칠이라도 함 하렵니다,,,

모두 모두 좋은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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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c170c52385378d6
의미있는 댓글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물이 변함없이 흐르는 것 같아도 그 지점에는 항상 새로운 물이 흘러 변함이 있었듯이,
낚시에 대한 생각도 부지불식간에 끊임없이 변해서 <풍류조사>님, <루웬?>님 <은둔자>님 말씀처럼
자기만의 낚시사랑과 진정한 "멋"에 귀결되지 않나 싶습니다.

낚시의 진정한 멋을 아시는 멋진 회원님들이 건재하셔서 오늘 하루가 더 보람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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