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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

IP : 6a241f488635071 날짜 : 조회 : 4193 본문+댓글추천 : 0

내집에 대한 집착은 아마 우리 국민들이 다른 어떤 나라국민들 보다 더 강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시골에서 자라서 초가로 지붕을 이은 삼장판이라는 돌처럼 딱딱한 바닥으로 되어서 한여름에도 등을 붙이면 오싹 한기가 들고 겨울이면 소죽을 끓이느라고 뜨끈 뜨끈하게 불을 지펴 방바닥이 엉덩이가 벌겋게 익을 정도의 사랑채와 작은방 큰방으로 이름 붙여진 초가 두채가 정답게 어깨동무를 한 두꺼운 토담으로 지어진 우리집이 있었다 겨울 밤이면 나무로 엮어 만든 집앞 사립문에 가끔 이름모를 동물이 새끼들을 데리고 쉬어가고 보름달이 나무가지에 걸린 키큰 감나무에는 부엉이가 울던..... 그리고 결혼을 한후 아이가 네살이 넘은 다음부터는 자주 옮기기는 하였지만 어디를 가나 주거문제는 군인아파트에 입주하는 혜택을 입었기에 젊은날 집없는 서글픔이나 서러움을 겪어보지 못해서 이기도 할터이지만 내집에 대한 큰 욕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설흔 아홉의 나이에 수원에 28평아파트를 프리미엄 붙여서 삼천만원에 쉽게 장만을 하고 일년육개월이 지난쯤에 1억대(그당시 17년 근무한 소령의 퇴직금이 6천만원정도였다)로 튀어서 돈 버는게 우스워 보였던 시절이 있었다. 수원의 그 아파트에 재미를 붙여서 90년인가 오산에 31평짜리를 삼천몇백만원에 분양을 받아 소위 요즈음 말하는 부동산 투기를 나도 은연중에 하였던것 같다 91년봄 내가 2억이상을 투자하여 스포츠용품블렌드를 할려고 한다니까 조그만 중소기업을 하며 돈을 제법 벌은 고향 친구왈 "어이 그돈가지고 조그만 제조회사하나 차려서 허름한 기계 몇대 벌려놓고 대출받아 땅사서 버는게 골머리 안 아프고 훨씬 쉬워"라고 나에게 충고할 정도로 은행돈으로 부동산을 사는게 가장 손쉬운 돈벌이라는 풍조가 이재에 조금 밝고 머리를 굴리는 친구들의 머리속에 팽배해 있었을 시절이었는지 모르지만 그런말은 내게는 뜬구름잡는 말이었다 수원의 그집은 사업자금 마련으로 발을 구르던 91년 여름 그해 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던 수원아파트 시세가 한달이 무섭게 곤두박질치기시작하여 6월에 팔천삼백만원에 팔라는 것을 팔천오백만원을 받겠다고 안팔고 버티다가 두달후 팔백여만원 손해를 보고 칠천오백만원에 집안주인의 발길 한번 들이지 못하는 홀대를 받고 전세살든 이에게 넘기고 말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도시사는 대부분의 젊은 아낙들의 가장 큰 소망이 내집장만하는 것이었을터이지만 설흔살의 젊은 나이에 스물여덟평 아파트를 사고도 기뻐하지 않고 새로 산 내 아파트에 발길 한번 들이지 않았던 내아내의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그 당시 상계동에 15년이상 군복무를 한 영관장교에게 아파트특별분양기회가 기다리고 있었고 나보다 1년후배들이 그곳에 위치한 28평에서 31평형아파트를 분양받기도 하였으니 참았다가 상계동에 아파트를 받았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푸념이 2년후 현실이 되었고 어차피 우리가 들어가 살지 못할 아파트라면 정도 애착도 가지 않는다는 말이 내게는 그럴싸하게 들리기도 했다. 어떤 결심을 할때 아내의 말을 귓등으로 흘리고 내 생각대로 결행을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나면 늘 아내는 나보다 한발 더 세상을 내다보고 있구나 하고 현실이 냉정한 평가를 내려준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꿰뚫고 있어서 앞날을 예견하는 것이 아니고 욕심을 내지않는 무심한 마음이 결국 머리 굴리는 내 헛된 욕심이 낳은 판단보다 훌륭한 것이었구나하고 깨닫는 다는 것이다 우리 부부에게 처음으로 장만하였던 내집은 그런 정도로 큰 의미를 주지 못하였다 그후 내집을 새로 사서 우리가족이 실제로 보금자리를 튼것은 전역을 하고 부산으로 내려와 이런 저런 궁리를 다 짜내는 중 최종 낙점을 받은 집이 해운대 현대아파트34평 해운대 푸른 앞바다가 베란다 창을 열면 시야를 꽉 채우는 언덕위에 자리한 집이었다 당시 해운대신도시아파트가 분양중에 있었는데 31평짜리가 미분양이 많아 8천만원대에 각가지 덤을 얹어서 분양하려고 몸부림을 치던때 퇴직금 1억을 몽땅 털어서 장만하였으니 당시로선 상당히 괜찮은 아파트였다 그 아파트로하여 받았던 고충은 오랜 군생활을 통하여 약속은 지켜지는것이라는 신념과 남에게 거짓말과 약속깨는 것을 해보지도 않았고 당하지도 않고 살았던 내게 세상은 이런 것이구나하는 삶의 냉혹함을 일깨우는 첨병역활을 하였던 것이 그 아파트였다. 92년도인가 오산에 분양받았던 31평 아파트도 사업이 여의치않아 중도금을 이천여만원까지 불입하다가 4백만원이 넘게 손해를 보고 포기를 하였고 해운대 현대아파트도 경매를 통해 지금시세의 삼분의 일 가격에 남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해운대 언덕위의 그 아파트를 경매로 넘긴 그날 우리부부는 경매장소에 있어야할 사연이 생겨 경매진행상황을 지켜보았는데 경매로 넘어가는 집주인 내외가 우리부부인것을 안 주위 사람들이 당신들은 경매로 나온 집을 사는 부부의 얼굴처럼 평안하다는 말을 들었던 것은 내집에 대해 그렇게 집착을 보일만한 어려움이나 집장만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보지 않은 세상 어려움을 모르는 하루강아지여서일 것이고 바르게 살면 채워줄것이란 신앙심이 바탕하여서일 것이다. 만약 지금이라면 우리 부부는 어떠한 댓가를 지불하더래도 경매로 날아간 그집을 지키려 노력하였을 것이다 집은 또 장만하면 되는것이라는 자신 그리고 인생은 노력하면 언제든지 다시 옛날의 영화를 회복할 수있다는 삶에 대한 용기가 시들지 않은 때였으니까 그러나 너도 나도 다 잘산다고 중산층대열에 줄을 서고 사업을 일으키면 불일듯 하던 호경기에는 모르지만 기업운영에 백전노장들도 추풍낙엽이 되는 IMF라는 미증유의 재앙을 겪고 이제는 차라리 나라살림이 F학점을 받았던 그때보다 더 힘들다고 모두가 혀를 빼 무는 열악한 환경 수년을 겪으면서 20년 넘게 군생활을 하고 군복을 벗은 사회 물정 모르고 곧이 곳대로인 어리숙한 40후반객이 난파를 당하고 닻을 올려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여 내가 큰 미련없이 던지고 나온 그런아파트를 마련한다는 성공적인 항해는 동화책속의 이야기나 되어감을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욱 절감하게 된다. 게시판에 가급적이면 기분좋은 일 한바탕 웃고 가벼이 넘길 쿨한 이야기들을 올렸으면 하고 바라는 이들이 많고 나역시 그렇지만 삶은 늘 기분좋은 일들이 연속되는게 아니고 기분좋은 일들 보다는 어렵고 힘든이들의 고단하고 아픈 사연들이 훨씬 더많은 것이 현실이니 내글은 젊은날의 평안을 지키지 못한 한 황혼객이 잘 사는 이들은 지금의 환경에 감사하며 더 낳은 삶을 위해 노력하였으면 하는 바람과 젊음은 늘 나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며 지금 내 주변에 쉽게 다가오는 부와 평안한 환경도 언제 어떠한 상황으로 바뀔지 모르는 것이므로 지금의 환경을 지키려는 의지와 그에 따른 노력을 하여야 할것이라는 당부를 하는 것이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분에 넘친 소비와 감가상각이 큰 내구재를 좋아하여 그곳에 내수입의 대부분을 던지다보면 가난한 아빠가 되고 부의 재칭출이 가능한 곳에 재테크를하면 부자아빠가 된다는 어쩌면 평범한 말에 귀를 기울이고 행하는 것이 노후에 평안을 누리며 안락한 보금자리를 건사하는 첩경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1등! IP : c1c3adb33b4b3a8
봄봄님의 글을 읽다가 보면 저도 모르게 푹 빠져드는 느낌이 듭니다.

"통장잔고 10원"

이 통장을 붙들고 집사람과 밤새도록 울먹이며 술을 마셨던 적이 있었습니다.(술은 물론 외상이었지요)

정말 이 악물고 모진세월을 자초하며 다시 집도 장만하고 길거리의 걸인에게 적선도 할수있게 되었지만

그 세월 지나오면서 정말 뼈져리게 느낀 것은,

'돈은 꼭 있어야 하고, 노력과 땀의 댓가없는 돈은 결코 내돈이 아니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봄봄님의 말씀처럼 편안한 노후가 되기위해서는 '부자아빠'가 되어야 하는데, 사실 애들 밑에 돈들어가는 것

생각해보면 노후자금에 대한 계산이 잘 나오지가 않게됩니다.

그래도 저같은 월급쟁이는 국민연금, 회사연금, 퇴직금 등 이것저것 노후를 대비한 연금이 좀 들어가는 편이지만

개인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개인이 따로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낭패를 보기 쉽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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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627293864dbe0e8
'내 인생의 봄날'을 한 번도 누려보지 못했기에
더 잃을 것이 없을 법한데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게 두렵고 마음이 움츠려지는 요즈음..
꾸밈없이 담담히 들려주시는 삶의 고빗길들에 대한 이야기가
저에겐 많은 힘이 됩니다.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한을 하기엔 아직 새파란 나이이기에
다시 한 번 주먹 불끈 쥐고 뛰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차분한 연말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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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3544bb347e4c4a3
봄봄님 안녕하세요

누구나힘든시간이 있었겠지요

긴사연속에 넘어가는 아파트 지켜보는그심정 잘알것같읍니다

너무힘드시게 지나온세월이 필림처럼 스쳐갈때 눈물이핑도네요

시간이지나 이제 붐붐님 설자리을 찾아 지금의행복이 진정한행복이아니겠읍니까

어려운시간은 항상지나가게 마련입니다

요즈음은 좋으시죠 어려운 한해 다넘기시고 밝아오는 새해에는

누구보다도 펄펄나는 해맑은 새해가 봄봄님을 맏이하게 될것입니다

새해에는 건강과 행복이가득한 가정이되시길 두손모아빌겠읍니다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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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a241f488635071
SORENTO00님 반갑습니다
어려운 세월중에도 직장이 있으면 언젠가는 다시 일어나겠지만
나이는 사십후반 변변한 기술없고 풍채도 그리 당당하지 않으면
직장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이지요
별 어려움없이 삶은 산 이들은 어려움을 모릅니다
어려운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 돌볼줄도 알지요
내배가 부르면 다른이의 배고픈 사정 생각나지 않는게 세상이치니까요
돈,중요합니다
특히 나이들면 돈이 곧 인품이겠지요

아우님 허망히 지날 봄이라면 그 봄은 차라리 안맞고
지나치는게 사는데는 조금 덜 어려울거란 생각해봅니다
가고 난 봄은 그 봄이 다시 올 기약이 없을 때 추운 겨울 지나기가
여간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었던 기억이 뼈져렸으니까요

야월백수님 안녕하세요
행복은 마음속에 있다고 늘 이야기들은 하지만
그런 마음을 속에 품기까지는 상당한 인내와 자기와의 싸움이
있고 난 다음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야월백수님도 이제 하루 조금 더 남은 올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로맞는 해는 좋은 일 넘치는 신나는 한해가 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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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cfaa2999a2b72f5
가리늦게(뒤늦게) 피 좀 벌어볼끼라꼬

아파트 분양 받았다가 요즘 피 엄청 보고 있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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