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업체관계자 서모과장 ..
젊어서부터 건달치레를 하며 살았지만 이재에는 밝은 편이어서
수중에 돈없이 살아본적 없는 사람이었다
그의직함 과장이란것도 알고보면 정식직원도 아닌
애매한 것이어서 큰회사에 붙어 잡다한 일들을 처리해주며 공식 비공식으로
불러주는 직함이 아닌 호칭같은것이었다
일용업체를 원청에 연결해주고 나면
영세한 하도급 업체사장으로부터도급비의 일부를 수수료로 챙기고
다음일을 핑게로 룸싸롱향응에 자기집 집공사까지 시켰지만
그바닥에선 꽤 알아주는이라 바닥부터 훓어살아온 그만의 능력이라면 능력이었다
50줄에 들어선 서과장의 볼록 튀어나온 배를 보고 사람들은
배부른 돼지라고도 불렀지만 최씨의 눈엔 보통을 넘는 그의 눈매를 알아챈것만으로
그의 앞길에 튼튼한 동아줄을 잡은 셈이나 마찬가지였으니 ....
개발될 간척지에 땅이 오만평인데
아버지가 장남이라 좀 기다렸다 주실모양이라는둥
염전 보상비만 30억이라는둥 서과장을 상대로 택도없는 허우대를 과시했지만
눈치빠른 서과장의 눈매도 최씨의 넉살을 궤뚷어보지는 못했다
눈에띠면 이혼하라는 장인에게 교통사고 합의비라며 주머니를 털어내
천만원을 융통하고는 서과장이 자주가는 룸싸롱 마담에게 특별히 부탁하여
새로들어온 아가씨를 붙혀주고 떡이 되도록 먹여버렸으니
하룻밤 술값 천만원에 서과장도 최씨의 황당한 얘기들을 그대로 믿지 않을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서과장은 최씨에게 지난번 사장처럼 곤란하게 만들지 마라는 다짐을 받고
단이틀만에 일꾼하나없는 빈벌판 콘테이너에 도색업체 사장이 되버린것이다
첫 단추는 꿰었지만 해결할일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주머니에 돈한푼 없는 최씨
당장 처남의 카드를 뺏어들고 대처에나가 이백만원짜리 양복을 몸에 걸치고
오십만원짜리 가짜 금딱지 시계도 손목에 턱 걸쳤다
백수생활에도 자존심으로 생각하고 팔지않았던 금목걸이를 팔아
구두와 명함도 찍었다
그리고 서울에서 부동산을 해 큰돈을 번 처고모에게 전화를 거는 최씨 ..
그의 처고모라는사람은
시골에서 건설업을하다 파산해 야밤도주를 했지만 고생끝에 끝내 큰성공을 이룬
여장부였다
처세에도 능해 받기힘든 고위층의 명함까지 줄줄이 그의 명함철에 끼워둔
그야말로 대큰 여자였다
그런 그녀가 허세많은 조카사위를 좋게 볼리없었지만
최씨의 허무 맹랑한 사업구상에 선뜻 인력을사고 원자재를 살 돈을 융통해줬으니
처고모에게도 조카사위의 이면을 남다르게 보는 눈이 있었지않나싶다
결국 처고모의 도움으로 이뤄낸 첫 도급용역을 성공적으로 끝낸최씨
사채이자을 갚아내고 인부들의 임금을 지급하고
서과장과 도급업체의 신용을 얻었다
최씨주머니에 들어오거나 그의 가난한 아내에게 돌아갈 돈 한푼 없었지만
그는 임금과 다음공사에 필요한 돈을 남기고는 서과장과 본사임원에게
상품권 천만원씩 두묶음을 나눠주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그 이천만원은 그가 빌린 사채이자를 더 갚아내거나 조금이라도 원금을 갚아내야할
목숨같은 돈이었지만 최씨에겐 나름의 생각이 있었으니 ...
그쯤 최씨주변의 처가와 본가사람들은
그런 최씨의 변화를 곱게 봐줄리가 없었다
가진거라곤 입만벌리면 허풍에 두쪽 씨밖에 읇는놈이 ...
그러나 여전히 최씨는 능글 능글 웃는 얼굴 뿐이었다
영세한 업체들
사정을 알고보니 도급료받아 임금과 운영자금을 치루고나면
브로커와 본사간부들 뒷돈 채워 넣어주는데 큰돈을 들여 다시 일을 따내야하고
그도 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마는 바닥의 생리 ..
기본마저 없는 그가 맨손으로 뭔가를 이뤄 내려면 사람을 얻어 제편으로 만들어내야하고
다른 하도급 업체사장과는 다른 면을 보여줘야 한다는걸 그는 간파했던 것이다
밑돌빼 위에 받치는 아슬아슬한 탑쌓기가 계속 되었고
금방 끊어질듯 가는실을 묶어가느라 하루가 짧지 않았지만
허풍쟁이 최씨의 명함의 사장 최아무게는 일년여를 무사히 유지하고 있었다
흑자를 보기엔 언감 생심이었지만 늙은 여우같은 서과장도
본사의 용역을 주관하는 모임원도 이미 완전히 포섭된 최과장의 사람이었다
그들에게 최씨는 다른 하도급업체의 사장들처럼 죽는소리하며
빌빌대지도 않고 도급량이 적어도 때로 이익보다 넘치는 큰돈을 웃으며
쓰는 땅부자 아버지를 가진 일을 취미로하는 사람정도였다
그런 그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나갈쯤
그에게 도한번의 기회가 왔으니 ...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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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컨트롤바가 말을 잘 안듣네요
대강 고쳐 보십시요
인생역전의 징조가...
권형님은
방송국 희극작가로,
봄봄님은
수필가로,
봉오연구소 소장님은
소설가로,
은둔자님은
다큐작가로
낚숫대 내려놓으시고 등단하심이......^_^
붓끝이 예사롭지 않더니만 일 치시네요.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