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졌다

LNG선 엔진 블록 파이프 검사를 합니다.
선적 막바지라서 여러 공정이 엉킵니다.
리크 검사 전인데도 벌써 보온작업이 완료되어 있습니다.
보온 담당자를 불러서,
파이프 플랜지 부분을 뜯어달라고 얘기하는데,
바빠서 투입 인력이 한 명도 없다고 징징댑니다.
ㅡ 그래? 우리도 그래. 그럼 검사 캔슬 나면 배상해라?



여기저기 전화하던 젊은 담당자.
고개를 푹 숙이고 고민하더니 갑자기 안주머니를 뒤적입니다.
ㅡ 뭐하노?
ㅡ 저... 저기...
ㅡ 치아라 ! 이기 사람을 뭘로 보고...
봉투를 들고 있는 담당자를 두고 돌아섭니다.



휴게실에 동생넘이 찾아옵니다.
ㅡ 보온은 깠나?
ㅡ 방탕소년단이 다 깠습니더.
ㅡ 와 우리가 했노?
ㅡ 목마르모 우물 판다고, 걍 우리가 했습니더.
ㅡ 니... 글마한테 봉투 받았제?
ㅡ 헉 ! @@"
ㅡ 니... 주글래?
ㅡ 행님, 잘못했습니더. 걍 방탕소년단 회식이나 시킵시더.
ㅡ 안 된다 ! 나는 그리 못한다 !
ㅡ 그라모, 얼마 들었는지 열어나 보입시더.



ㅡ 해... 행님...
ㅡ 와?
ㅡ 이... 이기... 글마 엄청난 놈입니더 !
ㅡ 와? 엄청 많이 들었나?



ㅡ 도... 돈이 아닙니더.
ㅡ ?
ㅡ 처... 청첩장입니더 !
ㅡ 대... 대다난 놈이다...
ㅡ 보온 뜯었던 거 다시 붙일까요?
ㅡ 됐다. 우리가 졌다. ㅡ,.ㅡ"


 

요즘 젊은 넘들 무섭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