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세대
□12월 ■ 눈오는 날
♧이름 없는 세대, 60~70대여!
어린 시절 동무들과 학교 가는 길모퉁이엔 개울물이 흐르고, 강가에서는 미꾸라지와 송사리 떼가
검정 고무신으로 퍼 올려 주기를 유혹하고, 지방 뺀 우유를 얻어먹으려 줄을 서고, 고아원 패거리들이 왜 싸움을 잘하는 이유를 몰랐던 그때 그 시절을 살아온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생일 때나 되어야 도시락에 계란하나 묻어서 몰래 숨어서 먹고, 소풍가던 날에는 책보 속에 사과2개, 계란 3개, 사탕 1봉지.. 그 중 반 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을 위해 꼭 남겨 와야 하는 걸 이미 알았던 그 시절..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일제 식민지 시절을 아파하던 아버님, 등에 업고 6.25 피난길을 떠났던 어머님, 너희처럼 행복한 세대가 없다고 저녁 밥상머리에서 빼놓지 않고 애기할 때마다 일찍 태어나 그 시절을 같이 격지 못한 우리의 부끄러움과 행복 사이에서 말없이 고구마에 김치를 얹어 먹으며..
누런 공책에 바둑아 이리와. 영희야 이리 오너라 나하고 놀자, 를 몽당연필에 침 묻혀 쓰다가 단칸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들던 때에도 우리는 역시 이름 없는 세대였다.
배우기 시작한 때부터 외운 국민교육헌장, 대통령은 당연히 박정희 혼자인 줄 알았고, 무슨 이유든 나랏일에 반대하는 사람은 빨갱이라고 배웠으며, 학교 골마루에서 고무공 하나로 30여명이 뛰어놀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검은 교복에 빡빡머리, 중학교, 고등학교, 6년간을 지옥문보다 무서운 교문에서 매일 규율부원에게 얻어맞는 친구들을 보며 나의 다행스런 하루를 스스로 대견해 했고, 성적이 떨어지면 손바닥을
담임선생님께 맡기고 걸상을 들고 벌 서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였으며.. 이름 없는 국화풀빵집, 제과점에서 여학생과 놀다, 학생지도 선생님께 잡혀 정학을 당하거나, 연애박사란 글을 등에 달고,,
교무실, 화장실 벌 청소를 할 때면 지나가던 선생님들에게 머리를 한대씩 쥐어 박혀도, 시간이 지나면 그게 다 무용담이 되던 그때도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4.19 세대의 변절이니 유정회 통일주체 국민회의 대의원들이 자동거수기니, 애국자이니, 말들이 분분하고 , 뇌물사건 때마다 빠지지 않고 간첩들이 잡히던 시절.. 말 한마디 잘못해서 어디론가 잡혀갔다 와 고문으로 장애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술집에 모여 숨을 죽이면서 들었으며,, 잘 쓴 책 한권 때문에 폐인이 되어버린 어느 친구의 아픔을 소리 죽여 이야기 하며,, 스스로 부끄러워했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빛깔 좋은 유신군대에서, 대학을 다니다 왔다는 이유만으로 복날 개 패듯 얻어 맞고, 탈영을 꿈꾸다가도 부모님 얼굴 떠올리면 참았고, 참다못해 차라리 월남 전쟁터를 지원하고, 장애인이 되고, 죽고, 고엽제에 시달려도, 조국 재건에 발판이 되었다고 자부하던 때, 그 시절에도 우린 이름 없는 세대였다.
쥐꼬리만한 월급쟁이 시절 동료들과 쓴 소주 한 잔 곁드리며, 아픔 달래던 노총각 시절 80년 그 어두운 그림자는 드리워지고, 데모대열 속에 끼어 이리저리 내몰리면 어쩔 수 없이 두 편으로 나뉘어 최루탄 피해왔던 시절 그 때에도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일제세대, 6.25 세대, 4.19 세대, 5.18세대, 모래시계 세대.. 등등 자기주장이 강하던 신세대 등 모두들 이름을 가졌던 시대에도 가끔씩 미국에서 건너온 베이비 붐 세대 혹은 6.29 넥타이 부대라 잠시 불렸던 시대에도 우리는 자신의 정확한 이름을 가지지 못했던 불임의 세대였다.
선배 세대들이 꼭 말아 쥔 보따리.. 구걸하듯 풀어서 겨우 일을 배우고, 꾸지람 한마디에 다른 회사로 갈까 말까 망설이고, 후배들에게 잘 보이려구 억지로 신세대 노래 골라 부르는 쉰 세대들..
아직은 젊다는 이유로 후배 세대들을 대변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임금 인상, 처우 개선 등 맡아서 주장하는 세대.. 단지 과장, 차장, 부장, 이사 등.. 조직의 간부란 이유로 조직을 위해, 후배를 위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세대들..
팀장이란 이상한 이름이 생겨서 윗사람인지, 아랫사람인지 알지도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 노조원 신분이 아니어서 젊은 노조원들이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드러누운 정문을 피해 쪽문으로 회사를 떠나는 세대들..
IMF에 제일 먼저 수몰된 힘없는 세대.. 오래 전부터 품어온 불길한 예감처럼 맥없이 무너지는 세대,, 벌써 몇몇 친구들은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에 덜컹 내려앉는 가슴을 쓰러 내리며 눈물
훔치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우리만의 이름 하나쯤 만들어 부르고 싶다.
권력자들처럼 힘 있고 멋지게 살 수는 없지만, 그래도 평범하게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다 어느 날 늘어난 흰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을 삶을 뒤 돌아보니,
늙으신 부모님은 이미 세상을 떠나시고, 아이들은 성장했지만 제갈 길들 바쁘고 다른 길은 잘 보이지 않고, 벌어 놓은 것은 노후를 지내기도 빠듯하고, 일손 놓기에는 너무 이르고, 도전하기에는 이미 늦은 사람들..
회사에서 이야기하면 알아서 말 잘 듣고, 암시만 주면 짐을 꾸리는 세대.. 주산의 마지막 세대,, 컴맹의 제 1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처와 부모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그런 일들을 이제 와서는 미안해하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퇴출 세대라 부른다.
어느사이 육십을 이미 건너, 인생 칠십 대라는 새로운 다리가 놓이길 기다리는 이 시대의 위태로운 다리 위해서 바둑돌의 사석이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다가 소주 한 잔 마시고 집에 오는 늦은 밤 골목길 포장마차에서 팔지 못해 애태우는 어느 부부의 붕어빵을 한 봉지 사들고 와서 식구들 앞에 내 놓았다가 아무도 먹지 않을 때, 밤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우물거리며
먹는 우리들..
모든 사람들이 세대 이름을 가지고 있듯, 우리도 우리를 이야기 할 때 여지껏
이름 없이 살아온 세대가 아닌 이제야 당당히 우리만의 이름을 가지게 된 "기막힌 세대.." 바로 이 땅의 6~7십대들이 아닌가.
고속성장의 막차에 올라탔다가 이름 모르는 간이역에 버려진 세대, 이제 우리가 우리를 퇴출이라고 부르는 진정 우리는 이렇게 불림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관으로 들어가 자연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이 땅의 6~7십대들이여! 스스로 일어날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맙시다. 아직은 사랑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잖아요.
*옮겨온 글*
가슴에 파고드는 글이어서 옮겨왔습니다
※ 가슴 아린 기억도 이젠 세월 앞에 덧없이 묻혀 사라져갔지만,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들이 그냥 사무쳐옵니다. 소설 속에서도 긴 문장에는 쉼표를 찍어주듯이,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가끔은 쉼표가 필요합니다. 휴식 같은 달콤함을 느끼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훤님글~ 날씨가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매서워졌습니다. 감기 조심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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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울땅님!
*님(?)은.. 누구시길래,
두달이를 이렇게 울리시는지... ㅠ
뭔가를 느끼게 해주시네요.
그분들의 노력과 수고가 이나라의 기초가 되었음을 부인은 할수가 없겠지요
그때만해도 국민들의 단합으로 한곳으로 나아가는 공동목표도 있었지만(일부를 제외하곤), 지금은 분열과 반목으로 얼룩진 세상이 되었습니다
우쨌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우린 그분들이 이뤄낸 정신을 마구 험하게 다루고 낭비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맞지 않으면 아픔을 모른다
미국속담입니다
우리 선배님들이 격은 고통
조금 이해 할려합니다
대한민국이
건강해지는 그날 까지
끝없이 사랑할겁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고생 참 많이하신 세대이군요
덕분에 울나라가 이정도 반열에 올라섰군요
건강 잘 챙기십시오 노후에 행복하십시오
우리형님들 삼촌들께 다시한번 머리숙여
이땅에 조국의 근대화 선봉에 서서
피땀으로 일구신 지금의 세상인데 이제는 뒷켠에 앉아
말없이 고개떨구는 선배님들!!!
이젠 행복을 누리십시요
지구상에서 가장 눈부신 국가의 성장원동력이 되신 고귀하신
선배님 여러분!!!
님이 없었다면 어찌 우리가 이렇게 호강하며 살겠습니까
저희 또한 뒷수레의 한축으로 열심히 밀고 있습니다
수삼년만 밀고나면 우리도 한구석의 주인으로 밀려나겠지요
뒤 돌아보면 참으로 허무합니다
인생!!!
즐기시면서 행복하게 사십시요
아~~~
목이 메입니다 미래를 보는것 같아서요
흑... 흑...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