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

어제 실은 낚시를 갔었더랬습니다. 모처럼 갑장인 친구가 동출을 제안하길래, 목을 쭉 빼고 고갤 들어 하늘을 보는 시늉을 코믹하게 하믄서 무조건 '콜!'을 외쳤더랬습니다. 좀 늦은 탓(오전 10시가 다 된 시각 도착)인지 명당은 선객들이 이미 자리를 하고 계셨습니다. 하류로 100여 m 내려가 폐그물인지 뭔지 좋은 각엔 어김없이 그것들이 자리한, 물반그물반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좋은 날에 오전 내내 그 일대 명당자리 포함 전부 새됐습니다. 근처에서 점심을 사먹고 이제 상류로 가보자 허믄서, 기어코 월척을 뽑아내리라 의지를 불태웠더랬습니다. 미리 준비한 장화를 신고 줄풀과 갈대줄기와 뿌리를 밟으며 연안에서 3m나 기들어가 위태롭게 자리를 하고, 3.8, 3.4, 3.0, 3.0, 3.2, 3.4, 3.6 요래요래 일곱 대나 깔아봤지만, 오전과 마찬가지로 새됐습니다. 3.8칸에 입질이 왔었고 좌측으로 50cm나 끌고가 찌톱을 다 드러내고 대롱대롱 했겠습니다만, 어떤 오징어 같은 인물님이 찾아왔길래, 그 냥반하고 서로 낚시얘기 주절거리느라 입질을 놓치고 말았더랬습니다. 친구가 솟아있는 찌를 보고, "어?! 찌가 하나 올라와있는데?" 하더군요. 우사인 너트처럼 달려가 챔질해봤습니다만, 분내 풍기고 날아가버린 여자사람 찾는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ㅜ 그곳은 보통 오전 8시~11시, 오후 3시~5시 입질이 들어오는 편인데, 어젠 실로 오랜만에 낮낚시에 루길이 하나를 못 낚고 꽝을 맞았습니다. 참고로, 오전에 입질이 없던 그 명당자리는 이미 날이 새는 그 시점에 33하나, 준척 하나를 낚았고, 그 일행도 35cm급을 하나 낚아뒀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이번 주는 사실 출조가 어렵겠고, 3월에나 기회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무님과 그림자님께 사과드립니다. 맨날맨날 낚시도 진짜진짜 몬하고 몬 생깄다 해서 죄송합니다. ㅜㅡ 대략 올 2월은 턱걸이 한 개로 마감될 듯하네요. 에혀.. -.,ㅡ; 그나저나 가산동 소지서비 성님과 안성 동거니 성님은 진짜 바쁘신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