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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

IP : 919a9938a123075 날짜 : 조회 : 6682 본문+댓글추천 : 0

오후 아직 해가 떨어질려면 두어시간 남짓 남았다 요행 부족하나마 틈이생겨 부지런히 자동차에 짐을싣고 늘가는저수지로 "산책"을간다 굳이 낚싯대를 펴볼요량은아니지만 아무도없는 물가에서 폐부깊숙히 담배연기도 들여마셔보고 한주일 동안 쌓인거친숨을 풀어낼샘으로 나선길 요며칠 이어진 한파로 지난번 쌓인눈이 응달진 구석에 스러져가고 이젠 빈집이 더많아진 한적한시골 역시 무너져가는 흙담길도 눈여겨본다 늘 눈에익었던 모습들 녹슬은 지붕 .군데군데 무너진 흙담 마당엔 오래전에 인적이 끊긴듯 말라죽은 잡초가 무성하다 강남에서 입시학원을하는 조우가 토요일날내려와 함께 밤낚시를하고 돌아가면서 길을 함께걷다 말했었다 행복한표정으로 시골냄센달라 .. 그의 시골냄세는 무엇이었을까 허전하다 문득 바라본 시골집뒤안으로 금방 내가 튀어나올것만같다 코밑에 누런 콧물을달고 .. 무너진 시골담을 감흥에 젖어보던 조우와는달리 늘 허전하다 가슴저밑이 섧다 주욱 지나며 이어지는 차창밖풍경이 모두 한결같고 그어느곳에도 그모습들과같은 내가있다 너무그리워서 너무 못한게많은 고향이어서 그래서 오히려 미워지고 싫어지는 질긴 인연 고개마저 돌리고싶지않다 흙담한구석 추위에 시들어버린 맨드라미 마른줄기처럼 내게 고향은 아프다 수면은 반짝거린다 얼어있다 어느곳한곳 낚시채비를 넣을자리마저 없다 보트를 꺼내 얼음판위에 올려놓고 미끄럼을타듯 밀고 중앙으로 나아간다 얼음에 구멍을 뚫고 낚싯대세대를 꺼내 채비를 넣었다 시린물속으로 각기 지렁이한마리씩을 꽤고 채비가 내려간다 적막감 .. 휴우 긴한숨과함께 기관지를 훓고 담배연기가 내려간다 누가알까 난 늘 고향이싫어 가슴이아프다 거의 십여년만에 만난녀석은 여전히 건재했다 스무살남짓에도 외제차를타고 나이프와 포크잡는법을 가르쳐주던녀석 형 이젠 골프장도 가고좀그래봐 하지만 녀석이 먼저안다 내속이 내태생이 촌놈임을 . 오늘도 빈살림망을 거두고 그러나 아마 내일도 여기에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