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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보기의 추억

IP : c078e0fc2c026de 날짜 : 조회 : 11526 본문+댓글추천 : 0

어린 시절, 내가 무언가를 요구하며 떼를 쓰는 미욱한 행동을 할 때 어른들이 나를 겁주어 가당치도 않은 요구를 일거에 단념시키려 흔히 썼던 말들을 몇 개 기억해본다. 조부모들은 '순사' 가 잡아간다는 협박으로 미욱한 손주의 생떼를 잠재웠고 부모님들은 호랑이, 도깨비, 귀신 등을 언급하여 철부지 꼬맹이의 칭얼거림 속에 숨겨진 의도를 단숨에 제압해버렸다. 실체도 없는 이런 유형의 단어들이 어린것에게 유발하는 두려움은 궁극적 공포로까지 이어지는 대단한 것이어서 구멍가게 사탕 한 개를 두고 부모님과 벌이던 밀당은 망태 할아버지 얘기가 나올 때 쯤이면 승부가 초장에 끝이 나버렸다. 또 하나, 어린 것에게 무형의 공포와 경고 또는 경계를 유발의 의도로 쓰이던 실체 없는 단어로 '어비' 가 있었다. 충청도 내포 지역에서 '에비'라고도 발음되는 '어비'는 위의 모든 단어들을 함축하는 의미로서 지금도 누군가에게 장난삼아 무언가를 경고할 때, 겁줄 때, 놀릴 때 우리가 흔히쓰는 말이기도하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나의 심리적 '어비' 가 빨갱이로 바뀌어 버린다. 이는 학교에서 끊임없이 반복 주입되던 반공교육 때문인데 지금은 실소를 하지만 당시에는 나름 심각한 어비여서 간혹 빨갱이들에게 잡아먹히는 악몽을 꾸기도 했다. 각설하고 이제는 나이라는 녹이 켜켜이 쌓여가다보니 '어비' 가 또 바뀌어 가는 듯 하다. 유년 시절의 '어비' 는 실체 없는 심리적 공포였지만 이제 나이를 먹으니 그 어비는 구체적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 거다. 끝날 줄 모를 듯 혈기방장 끓어오르던 청춘도 이제는 인생의 오후라는 시간을 맞이하게 되면서, 언젠가부터 지인들로부터 오는 문자들은 재물과 행운을 기원한다는 내용보다는 건강을 잘 챙기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어느덧 나는 살처럼 흐르는 세월을 한탄하며 청춘을 부러워하는 초로의 꼰대가 되어버린거다. 이제 인생은 마지막 라운드만을 남겨둔 채 종점을 향해 치닫는 형국이니 시간과 나이는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또하나의 어비가 되었으니 이 아니 서글프랴. 어제 오후, 동네 개울가 산책 중에 스쳐 지나는 여인의 인상이 낯설지 않다. 많이 늙었지만 분명 어릴적 동네 누나다. 어찌나 반갑던지 길가 벤치에 앉아 옛 얘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중학교 시절 뒤란에서 목욕하던 누나를 가끔 훔쳐보았는데 매끄러운 피부와 건강한 나신의 굴곡은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던 기억도 되살아났다. 쪼그리고 앉아 물을 끼얹으며 뒷물하듯 음부를 닦는 모습은 당시 아찔한 충격으로 오랫동안 각인되어버렸다. 지금 고백하건대 나에게도 끓어오르는 생득적 욕구를 주체못하던 시기가 당연히 존재 했으니 해결을 위한 섹슈얼리티가 필요할 때면 나는 응당 그녀의 목욕 장면을 상상했다. 그녀의 풍만했던 나신과 쪼그리고 앉아 음부를 닦을 때 거뭇한 계곡과 대비되어 선명히 보이던 핑크빛 음부를 상상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은 필요하지 않았다. 남편을 몇 년 전 사고로 잃고 나서 이 동네로 이사를 왔다고한다. 같은 동네에 지척으로 살면서 지금에야 만났다는 둥 애들은 다 커서 미국에 산다는 둥 얘기를 하다가 지금도 그가 그립다며 눈물을 찔끔거리는 장면에서 나는 술이나 한잔하자며 수작을 걸어보았다. 자리를 옮겨 시작된 수다는 계속 이어졌고 술이 얼큰해지니 어느새 그녀의 주름이 펴지기 시작하더니 그녀는 아름다웠던 십 대의 팽팽했던 시절 얼굴로 돌아가 있었다. 그녀가 나의 어린 시절 찌질했던 모습을 회상하며 박장대소 깔깔거릴 때마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의 의미로 같이 웃어주었지만, 속으로는 그녀의 음부는 아직도 분홍색일까 하는 속물스럽고 나잇값 못하는 유치한 상상을 했다. 아! 술이 원수다. 어린 시절의 얘기를 반복하며 나를 놀리는 것에 재미를 붙인 듯 그녀는 계속 깔깔거렸고 화장실을 들락거렸고 잠깐 정적이 생긴 틈을 타 나는 뜬금 없이 그녀에게 키스해도 좋겠냐 물었고 그녀는 지긋이 눈을 감았다. 둘이 잠깐 시간을 보낼만한 장소가 동네 어디쯤 있는지는 둘이 잘 알고 있었다. 예전처럼 훔쳐볼 필요는 없었기에 샤워는 같이했다. 등도 밀어주며 키스도 하고 그녀가 오럴을 해주었지만 내 머릿속엔 그녀의 음부는 아직도 분홍색일까하는 쓸데없는 궁금증만 가득 차 있었다. 계속...

2등! IP : 48d3b7d27b61d8f
어비!!!
참 무서운 무형의 존재였지요

끝이 끈적해지며 2탄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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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83431d00feaf674
시골살이를 해본적이 없어서 상상이 힘들지만 도회지로 유추해보면 그 상상이 충분히 그려집니다..
어릴적 도회지의 나무대문은 옹이가 가끔 있어서 어슴프레 저녁이면 가끔 동네 아짐과 어린 딸들이 수돗가서 샤워를 하던 실루엣을 그 작은 옹이로 동네 친구들과 감상하곤 했지요..
그걸 훔쳐보던 그때 한창 호르몬 폭탄이 쏟아지던 중딩때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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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75c958bdc31247e
'에비' ~~~~~~
그쵸.... 그 한마디면 통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죠......

글이 19금으로 흐르다 2부에서 갑자기 순정소설로 바뀔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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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e605dc630bd9ccc
수초사랑님ㅡ
이기 꿈이 아니라면
큰일(?)나유ㅡ
마지막에는
"이웬수야 좀일나라"
라는 마눌목소리에 화들짝 일나야되는거쥬ㅡㅎㅎ
그래도2부가 기달려집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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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fa78d7b95748a73
이비 에비 제가알기로는 임진왜란때 왜적이 조선인을죽이고 증명이라도하는건지 전리품인지 시체들 코와귀를 베어갔다는데서 유래했다고 하는건 둘째치고 2부가 궁금해서 견디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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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e205d47c9c8fe2a
정년초부터 19금 ㅎㅎㅎ 회춘 하는기분이네 기왕이면 동생이면 더 좋아설것 2부언제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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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89a564b7e0c7fa0
여러 사람 보는데서 공공연히 이런 수위 높은 글을 올리시는건 좀... 감사합니다.
허리 업~ 허리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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