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바닥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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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어떤 얼음낚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물가에서 함께 하던 장비를 정비후에 내년을 기다리시는 분도 계실테고 얼음이 단단히 얼기만을 눈빠지게 기다리시는 분까지도...
그렇군요
얼음낚시의 시즌이 돌아온것 입니다
4계절중에 가장 짧지만 반면에 가장 개성이 뚜렸한 얼음낚시를 매년 즐길때 마다 오래전에 경험했던 추억들이 뭉실뭉실 피어 오르기에 가슴이 먹먹해 지기도 합니다
엄동설한에 그 추운 빙판 위에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추억들이 있었더군요
아버지라는 스승님이 계셨기에 모든게 가능 했었죠
78년도 1월 주말에 인천의 한 낚시회 버스는 강릉 경포호를 향해 출발합니다
통금이 있던 시절이라 토요일 오후쯤에 출발해서 강릉에 있는 여관에서 하루저녁 숙박후에 일요일에 경포호로 들어가는 일정 이었던거 같군요
바닷가에 위치한 자연석호인 경포호는 전체적으로 앝은 수심대에 연밭이 많이 형성 되어있는 오래된 명소였죠
문제는 얼음이 잘 잡히지도 않거니와 인접한 동해바다에서 따스한 바람 이라도 부는 날에는 많은 분들이 붕어와 더불어 큰 메기(?)도 잡으시는 그런 상황 이었던거죠
마릿수,씨알이 월등했던 경포호!
하지만 경험이 미천한 어린 꼬마 조사에게는 호락호락 하지 않았던 거였죠 ㅠ.ㅠ
철수시간이 거의 임박해 갈때쯤 이었을까요?
"아이고 우리 꼬마 조사님!
아직 손맛을 못보셨네요"
흐르는 콧물을 닦아내며 고개들어 쳐다보니 나이 지긋하신 현지 어르신 인듯한 분께서 말을 건네시더군요
거의 울듯이 힘없는 목소리로"네"하고 대답을 했었죠
저의 곁에 어르신께서 가방,대바구니를 내려 놓으시더니 "이 할애비가 요 미끼 달아 줄테니 꼭 대어 한수 하세요"
그렇게 어르신께서는 저의 낚시대에 특효미끼를 달아 주시고 환한 웃음만을 남겨 주시고는 철수 하셨죠
불과5분이나 지났을까요?
찌가 꼬물꼬물 거리는 겁니다
그러더니 결국에는 살얼음을 뚧고 찌톱이 정점에 달할때 챔질을 했었죠
콧물이 입속으로 들어 가는지도 모르겠고 여하튼간에 초릿대는 울면서 점점 얼음구멍 속으로 들어 가기만 하는 겁니다
긴박한 목소리로 "아버지!"를 외쳐대자 낚시회 버스 앞에서 얼큰하게 한잔 걸치고 계시던 아버지와회원분들의 동공이 커짐과 동시에 제 포인트 쪽으로 동시에 뛰어 오시더군요(대략 열댓분 정도)
이윽고 붕어가 얼음 위로 올려지고 어린 나이인 눈으로 보아도 펄떡 거리는 놈은 당당한 33센치!
회원분들의 환호성이 이어지고 뿌듯해 하시는 아버지의 표정을 볼때쯤 이였을까요?
대략 다섯평 정도의 얼음판이 소리도 없이 그대로 주저 앉어 버리는 대형사고가 발생 한겁니다(수심이 50센치라...그나마 다행이었네요)
단체로 물에 빠진 생쥐떼인지,대형메기를 잡은건지,붕어는 사라지고...
지금도 참 신기한게 술의 기운은 참 오묘 합니다
아버지,회원분들 뭐가 그리도 좋으신지 젖은 옷의 냉기도 못 느끼시는건지 히죽히죽 웃으시더니 인천까지 오는 장장 5시간 동안 버스안에서 어마어마한 폭음을 즐기시더군요(그 당시의 낚시회 풍경이 그랬습니다...ㅋ)
올봄 아버지께서도 하늘나라로 돌아 가셨지만...
얼음구멍속에 드리워진 찌만 쳐다보면 그때가 너무나도 그립군요
여러님들의 얼음낚시 에피소드,추억거리!
기다려 봅니다
행복하십시요.
추신:어르신께서 주고 가신 그 특효미끼는 바로 갯지렁이 입니다
경포호에서는 유독 씨알 선별력이 좋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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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부럽습니다!!
글맛도 푸근하고 편안하여
당시 풍경이 눈앞에 있는 듯 합니다
감사드리며.. 틈나시는 대로 이런 글 많이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