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누락된 급식명단이 천상에 전해질까 걱정되어 똥 바람 부는 날
천사로 서의 본분을 다하지 아니하였단 오해의 씨앗을 없애고자
나 몰래 이사간 놈들의 집을, 내 몸의 모든 감각 세포를 동원하여 찾아내고서 급식소를 열고
정성스레 밥을 지어 조심스레 현관문을 두드리니, 왠 덩치가 나를 의심스레 쳐다본다.
괘씸하지만 숟가락 들이미니 이 자슥이 냅다 물고 달리는데, 이게 뭔 일인가!
숟가락이 댕강!
열 받아서 숟가락에 줄을 달아, 어여! 쳐 묵으라 하였더니, 이 쉐~이는 더한 놈이라~
두 눈을 하늘이 째지라 올려 뜨며, 아예 줄을 끊고 삽십육계.
내가 천사인지라 모든 감정 누르고 또다시 밥을 주니 ,
이 쉐~이는 순순히 먹더니만 냅다 던지고 줄행랑을 쳐버리네~
천신만고 끝에 한 녀석 붙잡아서 밥을 먹이니, 첫 끗발이 멍멍이 끗발이라 !
내 참말로 천사생활 십 수년에 이런 꼴이 왠말인지,,,
들리는 소문에는 이전의 집에서는 손님들이 난리라니 그나마 위안을 삼아본다.
그래도 어찌하겠는가?
꽃 구경하며, 밤을 지새우더라도 천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지,
세 마리 고래를 놓친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구나~
아! ~ 징계 먹는데,,,,
고생하셨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