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나는 여자의 마음만 채취해서 소장하는 컬렉터였습니다.
그 커다란 성취감은,
풍기문란하는 노지사랑님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내 현란한 언변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던 여자들.
그리고 그 순간 싸늘하게 돌아서던 나쁜 남자.
여자의 마음을 훔치는 게 가장 쉬웠던 나는,
착한 척하는 난봉꾼이었습니다.
그런 난봉꾼에게 난공불락의 강적이 나타납니다.
머리도 안 감고 회장도 안 한 부시시 몰골로
감히 내 현란한 말솜씨 앞에서 하품을 하다니...
도대체 이 여자가 바보인가, 난봉꾼은 허탈해집니다.
여자들이 이구동성 인정했던 내 치명적 매력은
이 허술해 보이는 여자에겐 도무지 통하지 않습니다.
조급해진 난봉꾼은 고수의 품격을 놓아버립니다.
얼마 후 나는,
안기는 여자만 취한다는 자존심은 기꺼이 버리고,
덤비다가 발길질 당하는 비굴한 수컷으로 변질합니다.
내 기필코, 너를 가지고 만다 !
1년 후.
나는 결국 해냅니다.
33년이 흘렀습니다.
이 여자 안에는 세상 모든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해는 내게 늘 새롭습니다.
내 오랜 친구,
동행해 줘서 정말 고맙다.
아프지만 마라...
낚시하기 싫은데,
용봉탕을 위해 억지로 출조해야겠군하... ㅡ,.ㅡ"
이쁜 제수씨.
잘 간수하소서.
뻥은 좀 살살치시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