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하는 큰딸의 이삿짐을 가득 싣고 내려오는 길.
나는 어이해 스스로 지옥으로 들어가는가.
나의 방문을 적들에게 알리지 말라 !
내 당부를 천사 규민빠님은 또 어케 지켰을까.
 

조그만 수로 뚝방길에 주차하고,
규민빠님 뒤에서 낮은 포복으로 산적들에게 접근한다.
존na 뺀질하게 생긴 넘이 침을 튀기고 있고,
(으음... 저 넘이 띠바루피?)
쟤시켜알바 옆 목마와숙녀님이 보이고,
뜨헉 ! @@"
저 살벌한 넘은 또 누구야?
설마... 돼지 아빠 두바늘채비님인가?
(근데 왜 막내의 말을 저케 다들 공손하게 듣고 있지?)
 

시끄럽따, 띠바루피 !
얼척 최고수의 장엄한 사자후가 천둥처럼 산채를 울리고,
깜짝 놀란 붕어와 산적들이 족히 1미터는 허공으로 뜬다.
어헉 ! 자... 잡조사님이닷 ! @@"
3초 형님이 어쩐일이요?

숫사자의 용안을 알현하고 쫄아버린 루피님을 다독인다.
ㅡ 띠바루피야, 고마 일어나라. 안 자바묵는다.
두바늘채비님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ㅡ 돼지아빠님아. 소원이라케서 내 친히 왔다.
ㅡ 쟤시키와 목발은 진짜 올만이다 그쟈?
 

자자~ 긴장들 풀고,
다들 필기도구 가져 왔제?
내 특밸히 오늘 붕어학 강의 함 해준다 !

아까운 시간이 흐르는만큼 산적들의 본성도 선명해진다.
선배 대접은 잠깐이었고, 곧 다구리가 시작된다.
무슨 말만 하면
ㅡ 지방에서 오셔서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요~.
필기도구는 개/뿔. 붕어 필살기를 전수하면
ㅡ 됐고요. 저 오리시키들이나 잡아주소.

수다는 잠깐이면 족하고,
우리는 그래도 낚시꾼이니 낚시를 하자, 라고
산적들을 초소로 복귀시키고 잠깐 쪽잠을 잔다.
벗들을 만나는 지금, 나는 진정 행복하구나.

낚시 흥미 분실한 갱년기 규민빠 자리에 앉아 새벽장을 본다.
잠을 잊은 산적들이 캐미를 날리고 있다.
그래, 명색 낚시꾼은 이래야지.
요쪽 동네는 손 봐줄 필요 없겠네.

내가 또 뒤끝 없다고 소문자자하지만,
그래도 고자질 하나는 하고 싶다.
목마와숙녀님은 절대 실세가 아니다.
그는 이미 명예고문직으로 좌천돼서 고기나 굽고 있고,
(우리가 천사라던) 규민빠님이 장악한 살벌한 세상이다.
쟤시켜알바님은 규민빠님의 모사꾼이었고,
살벌 몽타쥬와 달리 진정 천사는 두바늘채비님이었고,
루피님은 초롱한 눈빛으로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규민빠님은 아직 모르고 있다.
내 장담하는데, 곧 띠바루피의 쿠테타가 일어날 것이고,
알바님은 얍삽하게 루피 쪽으로 붙을 것이고,
두바늘님은 웃기만 할 것이고,
목마님은 실각한 규민빠님을 위로할 것이다.



물벗들 함께한 시간, 나는 참 행복하였노라...

초대해 줘서 정말 고마우이...

장마 시작인가.

바람결에 비 냄새 섞여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