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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전지 소류지에서
벽송 IP : 947a3e7ee1f03cd 날짜 : 2003-07-17 13:12 조회 : 5816 본문+댓글추천 : 0
후일을 도모하고자 4월 24일 이후로 두 번씩이나 전지 소류지를 찾았으나, 갈 때마다 앉을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곤 했는데 오늘은 삼 세 번 만에 자리가 비어있어 하루 밤낚시를 했습니다.
도우미 삼아 제자인 H군과 오후에 도착하니, 석 달 전 보다 부들은 엄청 자라서 영역을 넓히고 있었고, 덩달아 낚시꾼이 버린 쓰레기도 상당했습니다.
종류도 다양하더군요. 음료수 캔, 소주병, 부러진 낚싯대, 지렁이통, 콩 담은 통, 망가진 우산, 심지어 물 속에 반 쯤 잠겨 있는 비닐 자리 등등등....
H군과 주변 청소부터 하고 대를 폈는데, 땅바닥에 앉아서 앞치기로 수초 구멍 사이에 찌를 세우려니 이마에 송글송글 땀도 흐릅니다. 하기야 지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그간 지속적으로 내린 비 뒤의 맑은 하늘은 마음까지도 한결 맑게 합니다.
같이 낚시하자고 월척님께 전화했더니, 볼일을 마치고 밤 9시반경에 현장으로 오셨더군요. 기리지로 갈 예정까지 쾌히 변경해서 말입니다.
음력 17일이라 하현으로 가는 보름달을 휘영청 밝았고. 자정이 넘도록 대포소리 같은 굉음이 천둥소리처럼 요란해서 오늘은 붕어 구경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큼직한 콩을 단 다섯 개의 낚싯대는 새벽이 가깝도록 미동도 하지 않았으나, 여명이 밝아 올 4시경에 느릿하고 시원한 찌올림이 기대했던 3칸대에서 있었습니다.
대물 한 수 하는가 싶어 호흡을 멈추고 잽싸게 챔질하니 23센티 쯤 되어 보이는 붕어가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이 저수지 붕어는 체고가 상당하더군요.
다음 기회에는 이 못 월척붕어의 빵이 얼마나 될까 확인해 보고 싶어집니다.
그러자면 또 후일을 도모해 봐야겠지요.
또 다른 화보들을 월척님이 올리실 것입니다.
그 불편한 몸으로 쓰레기 까지 주우시고.........
그리고 등받이 없이 긴밤을 지세울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