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 화보조행기 - 작품조행기와 습작조행기가 화보조행기로 통합되었습니다(19.10.11)
· 동영상 조행기는 동영상 게시판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화보조행기] 용호수로와 안심지

樂時 IP : 0ddde11901ac589 날짜 : 2003-06-16 17:04 조회 : 4436 본문+댓글추천 : 0

6월 14일(음력 오월 보름날)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었지만
그래도 일주일 내내 기다리던 주말입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습니다.
주5일 근무제로 인하여 주말에도 휴일을 점차 즐기는
직장들이 많아지는데 내가 다니는 직장은 언제나
그렇게 되려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직장이 있고 주말에는 樂時를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함께하기로 했던 직장동료 ★는 집안사정 때문에 포기하고
♠와 둘이서 함께하기로 합니다.
주말 휴일이 없는 직장이라도 오래도록 근무하고 먹고 살려면
정시퇴근을 하여야 하지만 밤샘근무를 하고 ♠가 퇴근도 하지 않고
함께하기를 고대하여 기다리고 있기에 핑계 삼아 조금 일찍 출발합니다.

화원을 거쳐 현풍 나들목을 빠져나와 이방면에 도착합니다.
현풍 휴개소에서 부페(?)음식으로 맛있게 점심을 먹으려 했지만
시간이 조금 일러서 이방에 도착하여 그냥 대중음식점에서
된장찌개로 대신합니다.
점심을 먹으며 저녁 걱정이 됩니다.
주인아주머니에게 김밥도 하느냐고 물어보니
이방에는 김밥집이 없다면서 낚시 가느냐고 되물으며,
아주머니도 낚시경력이 10년이 넘는다며 반기십니다.
식사하는 동안 아주머니의 낚시사랑에 더욱 점심이 맛납니다.

고등어나 꽁치통조림의 국물로 떡밥을 반죽해서 떡밥 낚시로
손맛을 본다는 아주머니의 노하우도 알려주시고
유료터에 가면 여자라고 무료 아님 할인을 해주며 만만히 보지만
당당히 줄 돈 다주고 낚시하다보면 고기 다 잡는다고 주인이
싫어한다는 자랑이 대단합니다.
손 맛 볼 수 있는 터를 얘기하던중 점심손님들이 오시는 바람에
그만 자리를 일어섭니다.

이방에 도착해 새우며 지렁이 미끼와 먹을거리등
모든걸 준비 하려 했지만 이방에는 정식으로 낚시점을
운영하는 곳도 김밥집도 한군데 없습니다.
문구점이나 슈퍼에서 간단한 낚시 구색만 갖추어 놓았습니다.
두개에 천원씩하는 캐미컬라이트와 지렁이만 준비 합니다.
공교롭게도 낚시가방엔 버너는 있는데 코펠이 없습니다.
저녁준비는 할 수 없이 빵으로 대신 합니다.

용호늪에 도착 합니다.
이른 봄에 한번 와봤던 용호수로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군데 군데 뜨거운 햇볕아래 파라솔들이 보입니다.
용호마을입구 안쪽 미루나무아래 조사님들이 보입니다.
잠시 조황에 대해 얘기합니다.
아침에는 낚싯대 두 대를 볼 수 없을 정도였다며
잔챙이부터 준척으로 30여수 마릿수 재미를
본걸 살림망을 들어 증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아침에는 수심이 깊었고 재미도 있었지만
이미 배수를 하는 관계로 간신히 찌만 세울 정도고
입질이 끊겼지만 저녁을 기대하며 앉아있다 합니다.

대도 담궈보지 못하고 마음의 방황이 시작됩니다.
아무리 어자원이 많다 해도 아무리 늪이 넓다해도
물빼는 곳에서의 낚시는 어렵다고 의견일치 합니다.
그러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다시 차를 돌려
조금 아랫쪽에 있는 “대합양수장” 쪽으로 가봅니다.
양수장앞에 주차 되어있는 차들은 7~8대 정도보입니다.
하지만 이미낚시를 포기하고 철수하는 꾼들이 보입니다.
이유는 역시 배수 때문입니다.
하나같이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재미를 본 사람들 이기도합니다.

식당에서 아주머니에게 손 맛 터를 알아가지고 오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달창저수지” 근처 “안심지”를 생각해냅니다.
물 맑고 경치 좋은곳이지만 재미본 기억은 별로 없는 안심지입니다.
안심지를 가다가 달창지옆에 “가태지”를 찿아봤습니다.
물색이 너무나 맑아 바닥이 보일 정도입니다.
낚시한 흔적은 있지만 꾼은 한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동네 할머니말씀에 따르면 3년전에 물이 말랐다지만
너무나 이쁜 못입니다.

다시 차를 돌려 안심지에 도착합니다.
용호늪과는 물색부터 맑은 공기 불어오는 바람부터 틀립니다.
도착하자마자 지인과 그 일행을 만납니다.
그 지인은 안심지 사랑이 대단합니다.
한해에 월척만 오십마리 낚은 경험담을 늘어놓습니다.
거의 주말이면 이곳 안심지에서 그와 그 집사람을 만날 수 있기도 합니다.

낚시가방, 보조가방, 옷가방의 무게가 대단합니다.
점점무게를 느낄수록 쏟아지는 땀은 더해만 갑니다.
안쪽 산아래 골자리 입구에 자리를 정합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땀을 식혀주지만 그래도 한낮의
햇볕은 따갑기만 합니다.
함께 하지 못한 ★은 조황이 궁금해서 폰을 울립니다.
그저 시원한 바람과 맑은 공기속에서의 월에 대한 꿈만을
전해야 합니다.

열심히 떡밥을 갈아주며 붕어를 모아보지만 잔챙이
입질마저도 없이 그저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라디오에서는 이승엽선수가 서른번째 홈런을 날립니다.
약간의 추위를 느끼며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어갑니다.
해거름에 폭발적인 입질이 쏟아지는것도 이못의 특징입니다.
역시 해거름에 입질이 옵니다.
간만에 받아보는 찌올림에서 낚인 붕어는 다섯치의 붕애입니다.
더욱 열심히 떡밥을 달아 던지고 기대가 커집니다.
또 한번의 입질입니다.
이번엔 여섯치의 붕애입니다.
나란히 앉은 ♠도 더욱 열심히 떡밥을 달아 넣습니다.
찌 끝이 보일 듯 말듯하면서 5백원짜리 캐미를 꺽습니다.
캐미 불빗에서의 첫 입질이 옵니다.
낮에 올려주는 찌보다는 캐미불빗의 찌올림은 더욱
환상적이고 더욱 기대가 커집니다.
하지만 올라온 붕어는 여섯치반 정도의 붕애입니다.
작은 붕어이지만 그래도 맹탕못이고 계곡지에 수심이 있기에
꽤나 힘을 써줍니다.

낮에 넣어논 새우망에 몇 마리의 커다란 자생새우가 들어있습니다.
이제 떡밥에서 새우낚시로 돌입합니다.
번거롭던 떡밥낚시에서 새우낚시는 참으로 편합니다.
기다림의 연속이고 또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대물이 새우를 물어 줄 것만 같아서 금새라도
찌 올림이 있어 줄 것 같아서 그 기다림이 그렇게
지루하거나 무료하지 않습니다.

빵으로 늦은 저녁을 대신합니다.
남들은 삼겹살에 쐬주도 한 잔씩 한다는데 빵으로
끼니를 때우며 캐미 불 빗을 바라보는 내가 조금은 처량해 보입니다.
떠나는 마음에 앞서 확실하게 준비 못한 것이 후회되기도 합니다.

높은 산위에서 보름달은 떠오르고 그새 물도 조금씩 빠집니다.
하늘의 별 빗이랑 보름달은 흐린 날씨덕분에 그렇게 밝지는 않습니다.
대신에 반딧불이가 가끔씩 눈앞에서 반짝여줍니다.
낮에 불던 바람은 멈춰주고 넓은 못 위의 수면위에
캐미 불 빗은 그곳 그 자리에서 움직일 줄 모릅니다.
온갖 산새들은 변함없이 울어댑니다.
아니 노랫소리인줄도 모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밤이 깊어갑니다.
옆자리에 ♠은 아직 한번의 찌 올림도 없습니다.
그러하더라도 밤새 그 자리에서 단한번의 입질이라도
기다려야 하는데 그래서 준척이라도 만나봐야 하는데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왠지 꽝칠것 같다는 느낌이 앞섭니다.
그 느낌이 ♠에게도 느껴졌는지 다시 용호수로쪽으로
마음이 정해집니다.

이미 밤이슬에 젖은 낚싯대를 챙기고 더욱 무거워진
가방을 메고 산속길을 돌아 나옵니다.
입구앞쪽에는 그래도 몇몇의 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밤늦게 들어오는꾼 나가는 꾼들을보고 평소에 좋지않은 감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 모습이 내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가능한한 발소리도 적게 내고 불빗도 피해보려 했지만
그날 그 자리에 계셨던 조사님들에게 피해는 없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밤늦게 다시 찾은 용호수로에서 낚싯대를 드리웁니다.
두꺼운 옷으로 인하여 이마에 땀이 흐르면서
지렁이를 꿰어서 다섯 대씩 던져 넣습니다.
하지만 수심이 너무나 없습니다.
40-50㎝의 수심에 찌를 세우려면 찌날라리가 봉돌위에 옵니다.
하지만 배수한줄 알고 다시 찾은 곳입니다.
반 시간동안 찌를 지켜봅니다.
황소개구리들이 밤을 지키며 합창합니다.
이제 눈꺼풀이 무거워 집니다.
피로가 함께 몰려옵니다.
붕어얼굴보기를 포기하고 차안으로 들어가 의자를 뒤로 젖힙니다.
잠시 후 ♠도 차 안으로 들어옵니다.

눈을 뜨고 아침을 맞이한 시간은 다섯시입니다.
내 낚싯대의 찌는 조금도 움직임없이 그 자리에서 밤을 새웠습니다.
옆의 ♠낚싯대하나는 찌가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직 잠에서 일어나지 않았기에 대신 챔질을 합니다.
7치정도의 붕어입니다.
아마도 배수가 되지 않았으면 이런 놈들이 정신없이 얼굴을
보여줬을런지도 모릅니다.
잠에서깬 ♠가 내 낚싯댑니까 하면서 눈을 비비며 붕어와 상면 합니다.
옆의 작은대에도 입질이왔다며 들어보지만 움직이질 않습니다.
결국 수심을 만만히 보고 물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내가 낚싯대 두 대를 들고 있고 ♠가 수초낫을 들고
바지를 벗고 빤스바람으로 물가까이 들어갑니다.
수초 작업 끝에 달려나온 놈은 뼘치정도 되는 빠가사리입니다.
일본 사람들이 제일로 싫어하는 물고기가 빠가사리라는 말이 언뜻 떠오릅니다.
낚시로 잡은 괴상한 물고기가 올라오자 "빠가 빠가"(일본말로-바보)라
하니 즉석에서 잡는 즉시 재수없는 물고기라 내동댕이 친답니다.

달처럼 떠오른 안개속의 아침 해를 맞이하면서 낚시를 포기합니다.
이슬에 젖은 낚싯대를 수건으로 닦으며 철수 준비를 하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오십니다.
“망태기는 왜 보이지 않습니까?”
“다 방생 했습니다......”
“아주머니 낚싯대 잘 던지시던데요?”
“예 지난 수요일엔 큰 놈으로 몇 수 했는데 오늘은 않됩니다.”
“뭐 매일 잘 될 수 있나요.........”

주위에 널린 쓰레기들이 그냥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게 합니다.
풀섶에 감춰논 물병, 소주병, 검은 봉지들이 주워도 주워도 나옵니다.
봉지에 까지 넣어논 쓰레기들 되가져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틈이난 뒷자리에 동승합니다.

밤중에 자리를 옮기는 수고와 빵으로 때운 저녁식사 무엇보다도
손맛다운 손맛을 보지 못한 아쉬움에 피로가 더합니다.
하지만 늘 마음속에는 월에 대한 꿈이있고 반짝이는 별빗이 있고
맑은 공기가 있음에 또 시간이 있으면 달려가고픈 마음입니다.
추천 0

1등! 타짜 03-06-16 17:32 IP : 60ddd5f9dd00543
찐짜 열심히 썻네요
읽느라고 저도 욕밨심다
암튼 수고많이 하셨네요 ^^
추천 0

2등! 부들45 03-06-16 17:41 IP : 60ddd5f9dd00543
수고 하셨습니다
매 갈때마다 재미 볼수 있나요?
그저 세월 낚아야죠!
추천 0

3등! 4짜 03-06-17 00:56 IP : 60ddd5f9dd00543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이방쪽에 낚시터를 다 훑었군요.
덕분에 제가 갈려고 했던 곳 요즘 조황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추천 0

허주영 03-06-17 09:15 IP : 60ddd5f9dd00543
차분한 글솜씨 잘 감상하였습니다...
항상 안출하세요....
추천 0

언제나꽝 03-06-17 10:18 IP : 60ddd5f9dd00543
흐미...수고하셨어요^^
항상 뒷북 치시느라 수고가 많습니다^^*
계속 끝까지 도전 하셔서 꼭 월 하십시오.
언제 한번 또 숯불 피워야지요^^
추천 0

머슴 03-06-17 17:56 IP : 60ddd5f9dd00543
힘들어요..... 읽기가......
투비.... 이거 쓰세요^^ 팔도 안아프십니까~~ ^^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내도 조만간에 조행기 올릴 낍니다!!!
두고들 보이소^^
추천 0

물사랑 03-06-17 19:50 IP : 60ddd5f9dd00543
낙시님 수고 하셨습니다.
물색 탁한 용호수로에서부터 명경지수 소류지까지
두루 다녀 오셨네요.

긴 조행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항상 안전하게 즐낚 하십시오~
추천 0

풍월수초 03-06-17 20:33 IP : 60ddd5f9dd00543
드디어 좋은 이름을 정했습니다...
항상 L로 불리거나 ♠로 불렸는데... ㅋㅋㅋ...
이제 풍월수초란 이름으로 들어올렵니다...

그리고 樂時님 이제 우리도 뒷북 그만 치고
다른님들처럼 월 한 수 했으면 좋겠네요... *^^*
추천 0

환경 03-06-18 07:54 IP : 60ddd5f9dd00543
낙수님. 풍월수초님.~!! 엄청 수고 하셨습니다.
장문의 조행기 대단합니다.
경상남북도를 넘나들며 유가면을 해집어가며 ...
낚시대를 드리우는 그 자체로 흐뭇 하겠죠.
인내로 기다리면 월이 만나겠죠.

추천 0

다워리 03-06-18 12:06 IP : 60ddd5f9dd00543
늘 재밋는 조행기 잘 보았읍니다..
월척 하시길...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