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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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안계속의 안개

樂時 IP : e8b7c586e02f66d 날짜 : 2003-06-02 14:13 조회 : 2826 본문+댓글추천 : 0

5월31일
5월의 마지막날이자 주말입니다.
월급쟁이로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주말은 아주 소중한 날이기도 합니다.
그저 물좋고 공기좋은 물가에 앉아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붕어얼굴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어 더욱 좋습니다.

주말 이전에  많은 비가 또 왔었는데
다행히 주말엔 날씨가 너무나 화창합니다.
늘 그러하듯이 막상 갈곳을 정할려면 갈곳이 없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가야할 곳이 많은것 같기도 한데
가야할 곳을 정하기가 매번 어렵습니다.
나만의 저수지가 몇군데 있어야 하는데
그리고 그곳을 열심히 파야만 월척을
만날 수 있다 했는데 아직은 그런 나만의
저수지가 없습니다.

함께한 직장동료 L 과 의성 안계권으로 정합니다.
중앙고속도에 차를 얹어 안계낚시점에 도착합니다.
사장님은 현장답사 나가시고 사모님이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새우낚시 할 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하니
폰으로 알아보겠다며 밖에계신 신랑(?)에게
알아봅니다.
추천받은곳은 삼정지 입니다.
현재 카니발 한대만 있는데 그곳이 물색도 좋고
해볼만 하다 합니다.
자세하게 약도까지 받아들고  우선 점심부터
해결합니다.

자주들리는 식당에서 갈비탕 한 그릇씩 합니다.
그집 식당아저씨 또한 안계권 낚시터는
꽉 잡고 계십니다.
지난번 소개해준 못에서는 함께간 동료 L이
재미를 못봤다고 하니 또다른 못을 소개 해줍니다.
안사쪽으로 가다보면 길가에 있는 못인데
낚시방에서도 쉬쉬하는 못이랍니다.

식당에서 그려준 약도대로 찿아간 곳은
많은 비로 인해 물색이 황톳물에 가깝습니다.
못은 이쁘고 금방이라도 대물이 나와줄 것만 같은
분위기였지만 물색때문에 포기하고 되돌아 옵니다.

다시 찿아간 곳은 안계 송곡지 입니다.
수초구멍에 15대의 낚싯대를  이쁘게 배열
해 놓은 채 장박중인 조사님이 차안에서 단잠을
자고 계시다가 인기척에 눈을  뜸니다.
물색도 좋고 금새라도 나와줄 것같은 붕어는
전혀 올라와 주지 않는다며 오늘 하루 더 해보고
않되면 다른 곳으로 옮긴다 합니다.

안계낚시에서 알려준 삼정지를 장박꾼에게
얘기하니 매스컴에 알려진 이후 주말에는
앉을 자리조차 없을거라는 말이
더욱 이곳 송곡지에 머무르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방이 뗏장 수초와 말풀이 잘 어우러진 이 못에서
함께한 동료 L 은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마땅히 정해논 못도 없고 그냥 이곳 송곡지에서의
樂時를 시작합니다.

L은 좌안 상류코너부분 나는 우안 중류에 자리 합니다.
첨으로 낚싯대를 열대 펴봅니다.
말풀로인해 밑거림이 심한편이지만 몇번의 시도끝에
제자리에 찌를 세울 수 있습니다.
삶은 겉보리도 뿌려보고 새우도 꿰어서 달아 놓습니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편안하게 파라솔 아래 자리를 하지만
햇볕이 너무나 따갑습니다.
월드컵 1주년기념으로 일본에서의 축구를 볼 수 없음에
라디오를 준비했습니다.
인천에서는 이승엽이 홈런 두방을 날렸다 는 소식과 함께
야구중계를 듣습니다.
너무 일찍 모든 채비를 끝내놓고 여유있는 시간입니다.

어느덧 시간은 그렇게 흘러 서서히 어둠이 밀려 옵니다.
다시 던져논 낚싯대의 새우를 점검하며 케미라이트를
꺽어 제자리에 수초구멍에 어렵게 던져 넣습니다.
그새에 몇팀의 꾼들이 옵니다.
적절한 시간에 밤낚시를 하려는 도사(?)들인듯 싶습니다.
미리 모든 준비를 끝낸 나는
축구중계하는곳을 열심히 찾아 채널을 바꿔보지만
어디에도 축구중계는 하지 않습니다.
라디오가 차이나제라서그런가?.....

어둠이 밀려오고 개구리들의 합창소린 더욱 커져만
가는데도 찌는 움직일 줄 모릅니다. 
함께하지 못한 동료 O 는 조황이 궁금해서 열심히
폰을 울려보지만 시원한 대답을 해주지 못하는
내 맘은 더욱 안타깝습니다.

2.0칸대의 찌에 어신이 왔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찌가 상하로 움직입니다.
오른손은 낚싯대에 가 있고 마음은 월척이라는
기대에 뭔지 모를 그순간이 참으로 길기만 합니다.
서서히 올라오는 찌를 순간적으로 챔질하였지만
가볍습니다.
허전합니다.
새우를 물고 올라온 붕어는 다섯치정도의 붕애입니다.
그래도 때깔은 황금색입니다.
새우에 붕애가 올라와 아쉬운 마음또한 큼니다.
새우가 너무 작은건 아닐까?
아님 낚시바늘이 작은 걸까?
이런저런 의문으로 시간은 지나칩니다.
그리고
그렇게 대여섯치의 붕애가 심심찮게 마음을 설래게 하고
아쉽게 하고를 반복 하고 또 반복합니다.
인천에서의 2차전야구는 아쉽게 한점차로 졌고
도쿄에서의 축구는 한점으로 승리했다는 소식입니다.   

몇번의 붕애들이 마음을 흔들어 놓고 기다리는
붕어는 올라오지 않습니다.
좌우에 조사님들도 조용하긴 마찬가집니다.
어느새 밤은 12시가 넘어 버렸습니다.
끝까지 승부를 걸어야지 하면서도 눈꺼풀이 무거워져 옵니다.
차안에서 잠시라도 눈을 붙혀야지 하는 약한 마음이
결국 차에서 잠을 자게 합니다.

눈을 뜨니 온통 새벽안개로 앞을 가렸습니다.
서서히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볼 수 없었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제자리에 돌아 옵니다.
다른 사람조행기에는 한심 잘자고 일어나면
월척도 걸려 있다던데 내 낚싯대는 그자리 그곳에
그대로 있고 찌 또한 그 자리에서 조금씩 이동
또는 올라와 있습니다.
물 한모금으로 정신을 차리고 다시 미끼점검을 합니다.
열대 중 여섯대의 낚싯대에 새우가 없어 졌습니다.
아마도 잔챙이들이 야금야금 다 훔쳐갔나 봅니다.

다시 살아있는  새우를 꿰어서 어렵게 제자리에
던져 넣습니다.
그리고 삼십여분이 흘러 3.3칸대의 찌에 어신이 옵니다.
아주 서서히 올라오는 찌를 보면서 챔질하는 순간
묵직함이 느껴집니다.
손맛 또한 좋습니다.
하지만 첨버덩 거리면서올라온 붕어는
여덟치정도의 준척입니다.
월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은 참으로 좋습니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에서 느낄 수 있는
찌맛 손맛 그리고 눈맛이 있기에 편안한 잠자리를
집에다 두고 이렇게 밤을 보내고 새벽을 맞이
하는지 모릅니다.
준척 한 마리가 새벽을 더욱 활기차게 희망을
불어 넣어줬습니다.
채 즐거운 마음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2.7칸의
찌에 어신이 옵니다.
아무래도 느낌은 월이라는 커다란 꿈이 더욱
가슴을 설레이게 합니다.
하지만 역시 올라온 붕어는 일곱치정도의 준척입니다.
한순간에 월척의 꿈은 사라지고 올라온 붕어가
원망 스럽습니다.
그래도 아직 아침이되려면 충분한 시간이 남이 있습니다.
열심히 찌를 주시하면서 입질오기만을 기다립니다.
     
물안개가 얼마나 자욱한지 이십여m밖의 사물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아니 물안개뿐이 아니고 새벽안개인가 봅니다.
파라솔에서 물방울이 떨어질 정도이고 이미 파라솔 안에
낚시가방도 다 젖은 상태입니다.
찌는 더이상 움직일 줄 모릅니다.
깔짝대는 잔챙이들의 입질이 시작되고
그렇게 아침을 맞이합니다.
안개는 겆칠 줄 모르고
시계는 이미 여덟시가 다 되어 갑니다.

거지 꼴로 나타난 동료 L도 밤새 입질 한번
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털어 놓으며
보여주는 살림망속의 붕어는 여섯치정도의
잔챙이 두마리가 다 입니다.
열 두개의 케미불빛을 밤새도록 지켜본 L의
열정에 비해 너무나 보잘것 없는 조황입니다.

안개자욱한 안계를 벗어나니 햇빗이 보입니다.
아마도 안계지역만 안개가 유독 많았나 봅니다.
차안에서 L이 하는 말 입질이 없으니
다른 못 생각이 절로 나더라고 합니다.
어차피 선택한 못이고 최선을 다한시간들이 었지만
L이나 나나 느끼는 마음들은 다 같은가 봅니다.

어차피 월척을 만나기란 어렵고도 험난한 길이 아닐까요?
마음속엔 언제나 월척의 꿈이 있고 또다른 내일이
있는한 그 꿈은 이루어지리라 믿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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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박중사 03-06-02 16:55 IP : 60ddd5f9dd00543
樂時님 그리고 L님 밤새 수고 하셨슴니다.
저도 대물낚시를 자주 가지는 않습니다만
85%가 꽝이라는 마음을 다지고 출조 하는편 입니다.
특별히 어복이 많지 않은분은 거의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좋은 붕어 만날날이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다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워리가 마중 나올날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건강하시고 항상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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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다워리 03-06-02 17:16 IP : 60ddd5f9dd00543
수고 하셨읍니다. 새벽 물안개 좋지요.
저도 그시간에 안동댐에서 안개속에서 감상만 했읍니다.
물안개 필적에 못에선 낚시가 잘 되었는데...하면서 말입니다.
못에서도 수확이 별로였군요.
잔잔한 수필같은 조행기 늘 잘 읽고 있읍니다.
언젠가 물가서 한번 만나겠죠..
건강 하시고 즐낚 하십시요.
추천 0

3등! 물사랑 03-06-02 19:54 IP : 60ddd5f9dd00543
낚시님 수고 하셨습니다.
새벽 물안개 자욱한 저수지의 모습을
이렇게 선명하게 그려주시는 분은 또 첨입니다.
항상 안전하게 즐낚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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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한회원 03-06-02 20:30 IP : 60ddd5f9dd00543
흐미.....
조행기 읽니라 헥헥...^^
재미나게 잘 읽었심니더...
항상 안전조행 하이소......
추천 0

머슴 03-06-03 09:59 IP : 60ddd5f9dd00543
물안개 피어나는 낚시터~~~ ^^
생각만 해도 즐거워 집니다..........
워리못낚은 아쉬움........
항상 떠나올 대의 아쉬움 때문에 다시또 낚시터로... 낚시터로.......
즐거운 조행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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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꽝 03-06-03 10:04 IP : 60ddd5f9dd00543
와 지는 안델꼬 갑미꺼?^^
올해는 열심히 다녀서 꼭 월 하이소.
담엔 저랑 가입시더 그래야 꽝치지^^*
항상 몸건강 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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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어뱅이 03-06-03 11:02 IP : 60ddd5f9dd00543
안개 속의 안계!
수고가 많았습니다.
모처럼 큰 맘 먹고 밤낚시를 하는데
찌가 말뚝이면 별의 별 생각이 다 나지요.
마누라 잘 못 고른 노총각 기분?

대물낚시는 30%의 확률을 기지고 가는 거지요.
또 갑시다.
언젠가는 대물이 덜커덕 하겠지요.
즐낚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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