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어느 지역 가릴 것 없이 거의 몰황에 가까운 조황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미 과거 배수철의 경험으로 비추어봐 예견된 조황임에도 불구하고 미련스러우리 만치 물 빠진 저수지를 찾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낚시가 통계나 확률로 나타낼 수 없는 무수히 많은 변수와 내가 알지 못하는 미스터리가 너무 많이 산재해 있어 어쩌면 오늘은 내게 행운이 따라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서 출발하고, 내가 알고 있는 얕은 지식 즉 "비가오기전날 된다" "달이 없어 된다" "배수철 깊은 수심에서 된다" "수초가 많아서 배수영향 없다" 등등 갖가지 추측을 동원하고 "운칠기삼이라 했다 운만 따르면 된다"라고 자위하며 저수지에 도착하게 되고 내가 생각하는 명당자리를 꿰차고 앉으면 급기야 과거의 경험은 어느새 기억 속에서 살아진다. 물론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는데는 얼마의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꽃꽂이 서서 움직이지 않는 찌를 서너 시간만 바라보고 잊자면 역시나 과거의 경험이 현실이 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어제 또 내게 행운이 따라주길 바라며 주을지로 목적지를 정하고 무작정 출발했다. 출발할때의 설렘과 기대는 여느 날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자인 낚시와사람에 들러 미끼와 케미를 사면서 주을지로 간다고 하니 사장이 속골지를 권한다. 이사람 장사장 신뢰할 만한 사람이다. 주저 없이 속골지로 방향을 선회했다. 저수지 상류는 부들만 덩그러이 서있고 물은 한참이나 빠져있다. 장사장이 일러준 제방으로 눈길을 돌리니 제방 좌측 끝부분과 맞다은 지점의 최하류 곳부리로 보이는 곳에 이미 두사람이 대를 편성한 상태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대 편성한 폼세가 예사롭지 않다 두분이 편성한 대수는 15대. 나와 K담당은 제방 좌측편, 그러니까 곳부리에 앉은 꾼들과는 45°대각선 지역의 제방에 앉았다. 내가 앉은자리에서 좌측 45°대각선으로 보면 곳부리에 앉은 사람과의 거리는 불과 30여미터에 불가한 가까운 거리다. 나는 6대를 펴고 K담당은 5대를 깔고 콩을 달았다.

날이 저물루렵 제방 좌측 모퉁이에 무려 26개의 케미가 꽃혔다. 저녁 10시경 곳부리에서 첫 입질이 왔다. 근접거리라 찌가 올라오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찌가 고속으로 쭉쭉쭉 삼단으로 올라오고 3번째 올라올 때 챔질... 이어지는 물소리는 잔챙이 소리다 잘돼 봐야 7치 정도다. 그리고 얼마후 곳부리에서 헛챔질이 두어번 있었고, 나 또한 갑작스런 찌올림에 헛챔질을 하고 만다. 분명한 잔챙이 입질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묵묵히 기다리고 있을 즈음11시경 나에게도 입질이 왔다. 그런데 그 입질은 곳부리에서 하던 입질과 꼭 같은 3단입질.. 낚아올린 녀석은 7치. 실망스럽긴 했지만 한편으론 이제부터 나올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얼마후 곳부리에서 챔질과 함께 이어지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어림잡아 8~9치 정도되는 물소리다. 내심 "그래 이제부터다"라고 마음을 가다듬고 찌를 주시했다. 자정이 넘어서자 꼼짝하지 않는 찌를 멀거니 쳐다보고 있던 k담당이 대를 접자고 한다.

30분만 더 연장하기로 하고 주변 쓰레기를 담고나서 다시 찌를 주시했다. 연장하기로한 30분이 다 흘러갈 즈음 1.9칸 대에서 덩치입질로 보이는 슬로우 입질이 들어왔다. 처음 느릿하게 두마디가 올라왔다. 당길려고하는 찰라 다시 스무스 하게 제자리로 원상복귀 그리고 3초정도 후에 또 1마디가 오르고 다시 제자리. 가슴은 뛰고 속이 탄다. 제자리로 돌아갔던 찌가 멈춘 듯 하더니 다시 올라온다. 1마디가 오른 후 잠시 주춤하는 사이 더 기다릴 수가 없어 사정없이 챔질했다. 챔질과 동시에 허공으로 솟구치는 빈바늘.... 그 허망함이란 격어본 꾼이라면 알 것이다. 조금 더 기다렸어야 했다. 도대체 뭣 때문에 기다리지 못했을까! 큰손님이 오셨는데 문전박대도 이런 문전박대가 없다. 손님이 얼마나 서운했을까! 진수성찬을 마련해 놓고 마중까지 나가서 문전박대라니.. ... 너무 오랫동안 그리워하고 기다렸나 보다. 그 긴 기다림이 조바심을 불러오고 말았나 보다.

이 저수지 들어설 때 그리고 대를 편성하면서 예감이 좋았다. 3일전 월척이 나 왔다는 얘기를 들어서가 아니라. 왠지 나도 모르게 끌리는 그런 저수지다. 자정 무렵 그 예감이 적중할 기회가 있었는데 나의 성급함이 모처럼의 행운을 날려버렸다.

철수하면서 곳부리에 앉은 두분 조사께 물어봤더니 덩치들이 최근에도 출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피크시간이 새벽 2시부터 아침까지라고 합니다. 그분들 중 한 분이 저를 알아 봤는데, 터무니없는 소리는 아닐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낚시와 사람 대표의 얘기도 있었고요.. 아침까지 날밤을 샌다면 좋은 조과 예상되고 수질 또한 아주 양호한 저수지입니다. 미끼는 새우, 콩 다 듣습니다. 그리고 쓰레기 쌓아두지 마시고 가져갑시다. 특히 불에 타지 않는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 가야합니다...

--- 낚시터 환경개선 월척이 함께 합니다 ---

* 일시 : 2002. 7. 3(수) 20:00~24:30
* 장소 : 경산 자인 속골지
* 날씨 : 맑음
* 동행 : 1명(K담당)
* 앉은자리 : 제방
* 대편성 : 6대[1.5, 1.9(2), 2.3(2), 2.6], K담당(5대)
* 수심 : 1.8M(2.3칸대 기준)
* 채비 : 봉돌(10푼 무거운 찌맞춤), 바늘(지누4), 목줄(케브라3합), 원줄(4)
* 미끼 : 콩(대두)
* 조과 : 본인 1마리(20cm), K담당 조과없음
* 면적 : 4,000평정도
* 특기사항 : 배수로 인하여 상류 부들이 완전히 드러나 있으며 만수대비 1.5m이상 물이 빠진상태이며 상류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맹탕이나 믿걸림(수초줄기)이 다소 있으니 무거운 찌맞춤으로 바닥에 안착시킬 필요 있음
* 포인트 : 현재와 같이 물이 많이 빠진 경우 상류보단 하류 및 제방이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