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 화보조행기 - 작품조행기와 습작조행기가 화보조행기로 통합되었습니다(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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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반에 일어나서 출발하려고 했는데 역시 오늘도 늦잠을 자버렸다.
전날의 비로 인해 수온이 많이 떨어져서 일찍 나섰더라도 조과의 차이는 없을거란 생각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일단 문경으로 가야겠다.
가서 현지 상황을 살펴보고 그 중 한 군데를 정하자.
아직도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하여간 이놈의 비는 정말 지긋지긋하다.
작년에도 그렇게나 비협조적이더니 올해도 이맇게나 배신을 때린단 말인가.
중부고속도로를 벗어나 괴산쪽에 이르니 비가 눈으로 변해버리면서 하얀세상이 눈에 들어온다.
조심해야지. 조심해야지.
미끄러운 데는 장사 없다. 그저 몸사리는 수 밖에.....
드디어 문경 도착, 여기냐 저기냐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회룡지를 향해 내달렸다.
지난번에 왔을 땐 관리소 우측부터 상류까지 꽁꽁 얼어 있었는데 이야 거짓말처럼 다 녹아버렸다.
상류로 진입하려는데 전날 내린 비 때문에 길이 질퍽하기 그지 없다.
으흠....
관리소 앞에 차를 세운 후 잠시 심호흡을 하고 상류를 향해 살살 움직였다.
아니나다를까 진흙을 타고 앞 바퀴가 스르르 미끄러진다.
으흐흐흐흐~~~~~
순간, 식겁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군.
살짝 핸들을 반대쪽으로 돌리고 엑셀을 밟으니 다시 반대쪽으로 스르르르...
다행히 아무 탈 없이 질퍽거리는 마의장벽을 뚫고 무사히 상류쪽에 안착할 수 있었다.
이쯤에서 '그럼 그렇지' 하고 무릎을 탁 칠 4분의 얼굴이 떠오른다.
크하하하.....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물**님, *수님, 떡*어님, *따라님 다들 좋다 말았을 것이다.
케케케....^^
바로 최상류 나만의 뽀인트로 이동하니 한 조사님이 떠억하니 자릴 잡고 앉으셨다.
"안녕하세요.!"
"입질 좀 보셨습니까?"
"아뇨, 조금 전에 도착했는데 아직 입질이 없심돠."
얼핏 보기에도 아직 물색이 맑아 입질 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여기서 대를 펼까 말까 한참 고민에 휩싸여 있는데 옆 조사님의 찌가 스르륵 내려간다.
휙 챘지만 빈 바늘만 덩그러니 나온다.
저런!
아까비~~~
아침부터 계속해서 이런 현상이 있었다고 한다. 깔짝대다가 슉 내려가는데 채면 안 나온다고.
에라 모르겠다.
여기서 해봐야 오늘 날 샜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차라리 회룡지 밑의 작은 못으로 가자.
다시 차를 돌려 그곳으로 갔다. 길 옆에 차를 세워두고 장비만 챙겨 포인트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짐도 많고 여차하면 또 옮겨야 한다는 생각에 길 건너편 도로 옆에 최대한 바짝
주차해 놓고 대를 편성하였다.
계속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따금씩 비가 그치고 간간히 햇살이 비치기도
한다.
길 건너편 갈대숲 근처에 자릴 잡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1.9, 2.2, 2.6, 3.2, 3.5, 3.6, 4.0 7대를 펼쳤다.
많이 편다고 장땡은 아니지만 그래도 7대 정도는 펴야 모양도 이쁘고 낚시하는 맛이 난다.
또한 누가 보면 대물꾼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ㅋㅋㅋ
수심은 대략 50~90cm 정도, 바닥에 수초인 지 이끼인 지 청태인 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것들이 쫘악 깔려 있다.
새로 장만한 수조(중형 수조인데 윗부분이 깨진 탓에 1/3 가격에 구입)에다 미리 봉돌을 깎아온 터라 대 편성하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아싸라비요~~~
하여간 대 편성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초짜라고 할 터이니 최대한 이 시간을 줄여야
대물꾼 소리 듣는데 지장이 없다.
약 45분에 걸쳐 대 편성을 마치고 커피 한 잔을 타서 마시노라니 기분 쥑인다.
얼씨구나~~~
오늘 이런 날씨에 입질을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추적추적 비가 내릴 때가 오히려 더 운치가 있어 좋다.
만일 찌라도 쭈욱쭉 올라온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텐데.....
이렇듯 황홀한 상상을 하며 곧 찌가 올라오리라 기대해보지만 7개의 찌는 꼼짝을 않는다.
아직 삼십분 밖에 안 지났는데....
조금만 더 있으면 뭔가 기별이 오겠지...
이제나저제나 하고 찌를 주시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형님인가 보니 새물찬스님이다.
잘 내려왔는 지, 지금 어디에 있는 지 물어보신다.
회룡지 갔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회룡지 밑 작은 못에 왔다고 말씀드리니 손맛 많이 보고
올라가라고 하신다. 어련할라꼬....
보아하니 전화도 없이 혼자 내려와서 단디 삐친 모양이다.
흐.......
그러게 있을 때 잘하라니깐....^^;
누구든지 한번 나한테 찍히면 시시각각 엄습해오는 싸늘한 냉기를 각오해야 한다.
고수에게 한 수 가르침을 받는거야 마다할 일 없지만서도 강권 내지는 강요를 해서는
아니된다. 부족하고 일천하지만 다 나름대로의 개똥철학과 개성과 취향이 있을진대
이래라저래라 하면 심장마비가 오기 때문이다.
다 연륜이 쌓이면 저절로 깨닫게 되리니......
앗!
4칸 대의 찌가 갑자기.....
벗뜨.... 이쯤에서 안 쉬어 가면 설촌님 섭섭해서 안 되지요.^^
쫌만 쉬고 가자고요.
이번에도 별 호응이 없을 경우 시나리오대로 2부는 실종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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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삐진모양이네요
편안하게 다녀가세요